IT 인프라 시장에서 중량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계 판세를 보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여전히 선두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이 AWS를 추격하는 구도다.
이들 3개 업체는 클라우드 빅3로 분류되지만 AWS 자리가 단기간에 위협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AWS와 애저-GCP간 차이가 아직은 크다.
아마존이 AWS를 공식 출시한 것은 2006년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자서전 격인 <제프베조스,발명과 방황>을 보면 AWS가 나온 배경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대게 데이터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센터에 서버를 채우고 나면 그 서버들의 운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모든 것이 적절히 작동되도록 유지하는 등의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런 작업은 기업이 하는 일에 어떤 가치도 덧붙여 주지 못합니다. 차별화 능력을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는 거액의 입장료인 셈이죠.
처음엔 아마존도 그와 꼭 같은 일을 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직접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데이터센터를 작동시키는 네트워킹 엔지니어들과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얼마나 낭비되는지 목격했습니다. 부가가치를 전혀 창출하지 않은 과제를 두고 수없이 회의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의견을 냈죠. 일련의 강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면 이 두 그룹이 세부 사항 회의 대신 로드맵 회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한 것은 서비스 중심의 아키텍처였습니다. 강화 API를 만들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문서로 잘 기록해 두고 이런 API에서 우리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죠.
흥미로운 점은 제프 베조스가 AWS의 성공에 대해 기적과 같은 상황이 기여했다고 얘기하는 부분이다. 경쟁 상대 없이 7년을 나 홀로 독주하는 레이스를 펼쳤다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자마자 세상의 모든 기업이 이런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별다른 홍보나 광고가 없었는데도 수천 명의 개발자들이 이 API들로 몰려들었거든요.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후 전례 없는 기적이 펼쳐졌습니다. 무려 7년간, 우리와 뜻이 같은 경쟁 업체를 단 한 곳도 만나지 않았던 겁니다. 제가 아는 한 이는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큰 행운이고 정말이지 믿기 힘든 일입니다.
그에 따르면 통상 어느 업체가 새로운 걸 들고 나오면 2년 정도 후에는 경쟁 상대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AWS는 예외였다.
1995년 우리가 아마존닷컴을 시작하고 나서 2년 후인 1997년에 반스앤노블은 밴스앤노블닷컴을 시작하고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발명하면 보통 2년쯤 뒤엔 경쟁자가 나타납니다. 우리가 킨들을 세상에 선보이자 2년 후 구글이 구글 홈을 론칭했습니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면 운이 좋을 경우 2년 정도 선도 업체로서 유리한 위치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7년이나 그런 입지를 차지하진 못합니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제가 믿기 힘든 일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베조스는 아마존은 이커머스 업체라는 기존 IT업계의 고정 관념도 이같은 장면이 연출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모습이다.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는 기존의 대기업들은 아마존을 믿을만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앞선 기능들로 무장한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만한 전력이 있다거나 불굴의 추진력으로 성과를 만들어낼 팀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죠. 앤디 재시가 이끄는 AWS 팀은 제품 측면에서 대단히 빠른 혁신을 이루고 있으며 모든 것을 너무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