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light May 06. 2021

한때 오픈소스에 맞선 MS 사장, 왜오픈데이터를 외치나

마이크로소프트 최고법률책임자(CLO)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 사장을 2000년대 초 인터뷰 했던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독점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리눅스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던 시절이었다.


브래드 스미스 사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리눅스도 대표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를 약화시켜 혁신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시간이 지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언제부터인가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대단히 오픈소스 친화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사티아 나델라가 지휘봉을 잡고 회사 비즈니스의 중심을 윈도에서 클라우드로 바꾸면서 일어난 변화다. 달라지지 않은 건 브래드 스미스가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티아 나델라,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가 나갈 방향에서 중량감 있는 위치에 있다.


그가 쓴 기술의 시대를 보면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오픈소스에 대해 적대적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은 틀린 것이었다고 인정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초창기에 개발자들은 자신의 소스코드를 영업 기밀로 보호했고 대부분의 IT기업을 포함 기타 기관들은 코드를 자체 개발했다. 그러나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사용에 혁명을 몰고 왔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차츰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에 따라 자신의 코드를 공개했다. 타인들이 거기에 살을 붙이고 그것을 사용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말이다. 그 결과 개발자들 사이의 폭넓은 협업이 가능해졌고 이것은 소프트웨어 혁신을 가속화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혁신이 시작되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변화의 수용에 느렸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저항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오픈소스 코드가 있는 제품들을 내놓는 기업들에게 특허권을 주장하기도 했고 나는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특히 2014년 사티아가 CEO가 된 이후 우리는 이 저항이 실수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2016년 우리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스타트업인 재머린을 인수했다. 재머린의 CEO인 냇 프리드먼은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하여 외부자의 입장에서 우리 지도부에게 중요한 시각을 제공해 주었다.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회사 중 하나가 됐다.

  2018년이 시작될 즈음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은 140만개가 넘는 오픈소스 요소를 사용하고 있었고 역으로 다시 수많은 오픈소스와 관련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체 기본 기술 다수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었다. 우리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특히 공개 소스 커뮤니티들의 본거지와 같은 깃허브에 가장 많은 오픈소스를 제공하는 기여자가 됐다. 그해 5월 우리는 75억달러를 써서 깃허브를 인수하기로 했다.
  우리는 냇이 계속 사업을 운영하게 하기로 결정했다. 계약을 추진하는 동안 우리가 내린 결론은 오픈소스 그룹과 힘을 합쳐 우리가 10년 전에 했던 것과 정반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특허를 내려 놓고 리눅스를 포함해 기타 주요 오픈소스 요소를 만든 개발자들을 보호하기로 했다. 나는 사티아와 빌 게이츠를 비롯한 기타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이 문제를 설명하면서 지금은 "루비콘 강을 건너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동안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었고 이제는 우리 모두가 결론 내렸듯이 방향을 바꿔 오픈소스에 매진할 때였다.


브래드 스미스 사장이 책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얘기를 꺼낸 건 오픈 데이터 운동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오픈데이터 혁명에 대해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AI가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특정 국가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혁신을 확신했듯 오픈데이터도 AI를 민주화시켜 혁신을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픈 데이터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같은 대세로 만드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나름의 대안도 제시하는데 다음에 별도의 글로 정리해볼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빌 게이츠에 비친 수소 경제의 폭발력과 현실적인 한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