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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Apr 29. 2017

스티브 잡스가 88년 IBM과 OS 동맹을 맺었다면?

'비커밍스티브잡스'를 읽고

스티브 잡스를 다룬 책 비커밍스티브잡스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 관련 책 꽤나 읽었는데도 (까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진짜 이 책에만 실린건지는 모르지만)처음듣는 사실들을 꽤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잡스가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난 뒤 창업한  컴퓨팅 스타트 업 넥스트와 IBM 간 거의 성사될 뻔한 빅딜도 그중 하나다.


넥스트는 향후 애플에 인수되고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에 복귀해 천재성을 발휘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지만 당시만 해도 앞날이 좀 캄캄해 보이는 회사였다.



개발 역량은 있었지만 그걸 비즈니스화 시키는 측면에서 당시의 스티브 잡스는 프로보다는 아마추어에 가까웠다. 그러던 넥스트와 잡스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찾아왔으니 바로 빅블루 IBM과의 제휴건이었다.


88년 잡스는 제품 공개 행사를 하면서, 클라이막스로 IBM이 넥스트 운영체제인 넥스트스텝에 대한 라이선스를 받아 자사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제품군에 사용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 회사에서 스티브 잡스의 혁신적인 운영체제를 채택한다는 사실은 넥스트의 성공 가능성을 보증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넥스트와 IBM은 협력 내용은 IBM이 넥스트 운영체제를 그래픽 인터페이스로 사용할 권리를 제공받는 대가로 6000만달러를 지불한다는 것이었다. IBM 입장에서는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넥스트에게는 사업 운영의 중요한 자본이 될 수 있는 돈이었다. 넥스트는 수년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지지 부진했다."


IBM의 제휴는 넥스트와 잡스에게는 물론 컴퓨팅 산업 전체적으로도 중량급 변수로 비춰졌다.


"IBM은 OS/2라는 향후의 PC를 위한 운영체제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하기로 이미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IBM이 넥스트와 계약을 맺기로 했다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만을 유일한 핵심 파트너로 여기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 하했다. 넥스트의 운영체제가 워크스테이션뿐만 아니라 애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경쟁사의 개인용 컴퓨터에도 탑재될 가능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잡스의 완벽한 부활이 가능해질 터였다."


그러나 거의 성사된듯 하던 IBM과 넥스트의 제휴는 결국 무산 코스를 밟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 포춘 기자를 거친 저자 브렌트 슐렌터는 당시의 잡스는 고집불통이었던데다 협상에서 상대방 입장을 고려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보니 IBM과의 제휴는 결국 없던 일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하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당시 넥스트와 IBM의 제휴가 성사되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제국은  지금과 같은 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윈텔 좋은 일만 시켜줬던 IBM은 PC사업을 레노보에 매각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키워낼 수 있었을까?


비커밍스티브잡스는 스티브 잡스를 오랫동안 취재해왔던 저자 슐렌터가 잡스에 대한 세간의 일부 오해를 풀어주고 싶다는 명분을 들고 쓴 책이다.


애플에서 쫒겨날때 당시의 잡스에 대한 이미지가 지금도 잡스를 상징하는 고정관념처럼 통하는데,  잡스는 애플, 넥스트, 픽사 경영을 거쳐 애플에 복귀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멤버들로 구성된 팀워크를 활용하는 리더십을 강화해왔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아직도 스티브 잡스 책에서 재미있을만한 구석이 있을까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흥미롭게 읽었다.깨알같은 디테일에  저널리스트로서 저자가 잡스, 그리고 빌게이츠 등 한시대를 풍미했던 IT업계 거물들에 대해 평하는 내용들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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