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많은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자율주행차 상용화할까

인공지능(AI)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데이터가 AI 경쟁력을 좌우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일까? 데이터는 일단 많으면 좋은 것일까? 아니면 일정 규모를 넘어서는 중요성이 좀 떨어지게 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중국 다수 AI 전문가들은 데이터가 AI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데이터가 가장 많고, 잘 활용할 수 잇는 중국이 미국보다 AI 경쟁력에 앞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차이나 조직을 이끌었던 AI 전문가 리카이푸는 자신의 책 'AI 슈퍼파워'를 통해 중국의 역전 드라마를 예상했다. AI 분야가 이제 발견의 시대에서 실행의 시대로 넘어왔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AI는 위대한 깨달음이 아니라 이미 나와 있는 위대한 깨달음을 실전에서 활용하는 것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발견의 시대에선 위대한 과학자들을 보유한 미국이 분위기를 주도했을지 몰라도 활용이 중요한 실행의 시대에는 중국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행의 시대가 되면서 AI 경쟁력에서 데이터가 갖는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라는 것이 리카이푸의 주장이다.

뉴욕타임스 기자 케이드 메츠가 쓴 AI 메이커스를 보면 바이두 COO인 치 루도 데이터 퍼스트를 강조한다. 그는 중국이 데이터 때문에 자율주행차와 암치료제를 먼저 상용화할 것이라는 대담한 논리까지 펼친다.

중국 정부는 기업과 훨씬 가까운 존재였다. 바이두의 최고운영책임자로서 치 루는 자율주행차를 도입해 도시재생을 원하는 중국의 지자체 5곳과 협력 중이었다. 정기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치 루는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자율주행차가 미국보다 중국에서 먼저 상용화될 거라고 확신해요. 정부는 이 사업을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도약할 기회로 보고 있거든요"라며 "우선 중국은 투자를 아끼지 않아요. 또 다른 이유로 정부 시책을 마련할 때 기업과 활발히 협력하기도 하고요."라고 덧붙였다.

치 루가 주목한 중국의 또 다른 강점은 데이터였다. 그는 시대마다 주요 생산 수단이 달랐다는 말을 꺼내곤 했다. 농경 시대에는 땅이 중요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확보하는지는 중요치 않았죠. 똑똑하지 않아도 상관 없었어요. 더 많은 땅을 확보하지 못하면 더 많은 생산도 불가능했죠." 산업 시대에는 노동력과 장비가 중요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에는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없다면 음성 인식 장치를 개발할 수 없어요. 아무리 많은 사람을 확보해도 다 소용 없어요. 영리한 개발자 100만명을 확보한다고 해도 언어를 이해해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개발할 수 없죠. 바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인 이미지 인식 시스템 개발도 불가능하고요."

그러면서 치루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인구는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개인 정보에 대한 입장도 다른 국가와 달라서 데이터를 취합하기도 쉽다. "중국인은 개인 정보에 덜 민감한 편이에요. 세계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사정이 매우 다르죠. 정책이 다르거든요.

비록 지금 당장은 중국의 대기업과 대학들이 기술적으로는 미국의 경쟁자들보다 뒤처져 있지만 치루는 그러한 기술 격차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힌턴이나 얀 르쾽 같은 서양 학자들의 영향 덕분에 미국의 대기업들이 그들의 귀중한 아이디어와 방법론의 대부분을 자유롭게 공개하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그들은 심지어 소프트웨어까지도 공유하고 있다. 중국인을 비롯해 전 세계인인이 그들의 아이디어와 방법론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치 루는 동서양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데이터라고 말했다. 치 루의 이 모든 것은 중국이 자율주행차 생산 뿐만 아니라 암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도 세계 최초가 될 것임을 의미했다. 치 루는 "저는 조금도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