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없고 순간의 감정은 사라지게 돼 있다. 7일 전, 무엇이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결국 모든 건 흘러가는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름도 앞으로 나아간다. 바다도, 기차도, 달력에 적힌 숫자도 앞으로 나아간다. 한땐 끝나지 않을 거라 믿었던 터널 뒤에도 맑은 하늘이 있다. 인생이 그런 걸까. 결국은 다 지나가는 것일까.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 일은 순간순간에 나를 아프게 한다. 그러나 나를 아프게 했던 것들에게도 결국은 다 돌아간다.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르게 돌아갈 것이라는 ‘사필귀정‘이 이런 걸까. 내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지구는 돌고 있다. 결국, 영원한 건 없다. 영원할 거라 믿었던 인간관계도 결국엔 시절인연인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돌고 도는 건 세상의 이치이기에. 세상을 살며 깨달은 것 중에 제일 가치 있는 것은 나쁜 감정은 잊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다 잊힐 것들이다. 힘들 땐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깨닫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 오늘 힘들다고 과연 내일도 힘들까. 감정은 일분일초로 달라지는 것인데 내일이 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게 아닐까. 내일이 되면 기온과 습도, 바다의 움직임마저 미묘하게 달라질 것이고 새로운 뉴스가 보도될 것이고 지구가 자전함에 따라 달의 위치도 변화할 것인데, 내일의 나를 판단하는 것이 제일 어리석은 일처럼 느껴진다. AI는 기존의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지만 인간은 AI가 아니지 않나. 뭐 하러 내 멋대로 미래를 판단해 왔던 건지..
어차피 흘러갈 것들인데 그냥 살아가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흘러가려는 물을 가로막고 담아 두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흘려보내는 게 더 쉬운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