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둘러 가는 길

by 볼우물

하늘을 찌를 듯 빽빽한 아파트

소리없이 앞다투는 요란한 자동차들

누군가의 아침이 되어줄 편의점 하나

그리고 길을 잃은 채 서성이는 한 사람


하늘에 닿을 듯 빼곡한 나무들

소리없이 떠다니는 하이얀 구름들

몸의 절반만 한 가방을 멘 아이들

이런 풍경을 둘러보며 한발자국 내딛는 아이


다들 자기만의 길이 있나보다

눈동자 가득 미래가 담겨있다

개척하고 개척해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길을 헤매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나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세상

분주하고 요란한 세상

그 속에서도 천천히

그래, 그럼 뭐 어때

오늘도 난 어김없이 빙 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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