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 / 연동형 /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총정리
오는 4월 10일 열리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비례 대표 배분 방식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치렀다. 여당은 20대 총선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야당은 21대 총선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주장했다. 결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확정됐다. 지난 21대 총선과 다른 점은 비례 1석을 줄였으며, 비례대표 의석 전체에 준연동제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22대 총선: 비례 대표 46석 전체에 준연동형 적용
병립형과 연동형 차이는비례 의석과 지역구 선거 결과의 연동 여부
병립형과 연동형은 비례 의석 배분의 지역구 선거 결과와의 연동 여부로 구분된다. 병립형은 지역구 선거와 비례 선거의 결과가 서로에게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별개의 선거로 작동한다. 그래서 병립형이라 부른다. 병립은 따로, 나란히 진행된다는 의미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지역구 별 최다 득표를 한 후보가 당선이 되고, 비례 선거에서는 할당하기로 한 전체 비례 의석에서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된다. 지역구에 강점이 있는 거대 정당들이 비례 의석까지 휩쓸기 쉬워, 비례대표제 도입의 본래 취지인 승자독식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연동형의 소수정당 과대 대표 문제를
비례 대표 배분 비율 조정으로
해결하려는 게 준연동형
한편, 연동형은 비례 의석 수를 지역구 의석과 연동해 배분한다. 지역구 의석 비율이 정당 득표율보다 적은 경우, 모자란 의석을 비례로 채워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정당이 지역구 5석, 정당득표율 10%를 획득했다고 가정해 보자. 총 의석 수 300석 중 지역구 5석이 차지하는 비율은 1.6%이다. 정당득표율 10% 보다 8.4% 적다. 연동형은 이 8.4%에 해당하는 의석 수인 25석을 비례 의석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준연동형은 연동형이 가진 소수 정당의 과대표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 그 절반만 비례 의석으로 채운다. 따라서 준연동형에서는 13석을 갖고 가게 된다. A당에 대한 동일한 가정을 병립형에도 적용하면, 46석의 비례 의석의 10%인 5석을 비례로 가져가게 된다. (모든 산식에는 소수 첫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는 규칙이 적용된다.)
거대정당은 병립형이 유리
소수정당은 연동형이 유리
비례대표제 취지 무색하게 하는
거대정당의 위성정당 난립 전략
지역구 선거에서는 선전하지 못한 A당에게 가장 유리한 선거 방식은 연동형(지역 5석, 비례 25석)이며 가장 불리한 선거 방식은 병립형(지역 5석, 비례 5석) 임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지역구 선거에 유리한 거대 정당에게는 병립형이 가장 유리하며 연동형이 가장 불리하다. 거대 정당과 소수 정당이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는 방식이 바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였던 것이다. 문제는 준연동형 안에서는 거대 정당과 부모-자식 관계 격인 위성정당이 비례 의석을 노리고 나타났다 총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흡수 합당하는 꼼수가 성행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