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앞둔 적막한 사무실에서 느닷없이 그린라이트가 뿜어져 나오고, 눈 덮인 광활한 산자락에서 따스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합니다. 수십 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풀 한 포기 민들레 꽃 한 송이들마저 소중했습니다. 갈 때 가더라도 모히또 한잔은 괜찮겠죠. 이른바 '노빠꾸' 8차선 무단횡단의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태평양 한가운데 헬기에서 뛰어내리는가 하면, 폭발 직전의 활화산으로 거침없이 돌진합니다. 돈키호테의 부활인가요. 무식하면 용감하다지만, 잃을 것이 없었는지 아니면 후회 없는 인생을 결심했는지는 모르지만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해본 것도 없고, 가본 곳도 없는,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던 방구석 '1얼'의 주인공이지만 상상이 현실이 됐습니다. 자신의 꿈은 접어둔 채 16년째 '라이프' 잡지사에서 포토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월터. 잡지사의 폐간을 앞둔 남루한 상황에서 전설의 사진작가가 보내온 표지 사진에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가지 않은 길, 가고 싶었던 길, 하지만 용기가 없었던 선택 장애의 길에서 이제 눈을 뜹니다. 한걸음 한걸음 자신을 옭아매던 방구석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광야로, 드넓은 광장으로 모험을 떠나죠. 온실 속 화초를 벗어난 남자의 이야기, 생각과 행동과 발상을 뒤집은 청춘의 이야기, 평범한 일상에서 잊지 못할 인생을 찾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입니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한다...철밥통에서 계약직으로
며칠 전 94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자랑하는 '직업의 모든 것'에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한다는 신념처럼, 인터뷰 과정부터 사연이 많았죠. 경기도 인재개발원 강사 등록, 노량연화 출간에 이어 유튜브 도장 깨기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실제로 '노량연화' 책을 출간한 이후 5~6곳의 유튜버들에게 직접 메일을 보냈습니다. 28살 MBN 정치부 기자에서 38살 9급 공무원에 추가합격하며 '인생 2막'을 설계한 내용의 사연들입니다. 사표라 쓰고 출사표로 읽었지만, 취업시장의 종착역인 노량진에서 찬란한 화양연화를 보낸 사실부터 빗물의 짠맛과 소주의 단맛도 잘 아는 것까지 그렇습니다. 우리 같은 인파이터들은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하나하나씩 풀리고 있습니다. '직업의 모든 것' 유튜브에 출연을 시작으로 지금은 과분한 여성분과 만남 중이고,철밥통 9급 공무원에서 계약직 일반 임기제 6급으로 둥지를 틀게 됐습니다. 생각과 행동과 발상을 고쳐먹으니 숫자 9가 6으로 뒤집혔습니다. 온실에서 광야로 걸어 나온 기분은 반반이었습니다. 양념반, 후라이드반. 매콤 달콤한 양념처럼 기대되고, 기름기 바짝 뺀 후라이드처럼 dry 했습니다. 설렘반 두려움 반이죠. 덮여있던 화개살과 노량연화가 꽃이 피게 되는 걸까요. 결과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남아있습니다.
'직모' 유니버스에 삼국지 세계관...유튜브 100만 목표
유튜브에도 민심이 있는데, 그 민심의 바람을 한 번 바꿔보고 싶습니다. 다음에 조촐하게 술 한잔 하기로 했는데, '직모' 유니버스에서 삼국지 세계관을 접목시켜 제가 제갈량이 되겠습니다. 인덕이 많은 '직모'는 후덕한 유비로, 2022년 고객감동 우수브랜드에 대상을 거머쥔 유튜버 '한방언니'는 절세미녀 초선을, 서대문구 일진에서 사회복지사이자 철학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제갈건 님은 세치의 혀를 칼처럼 쓰고 있다는 의미에서 조자룡을, 곳곳에 적토마를 납품하고 계시는 '중고차 파괴자' 유튜버는 뚱뚱한 여포 '뚱포'의 페르소나를 안겨드리겠습니다. 퍼스널브랜딩부터 페스소나 그리고 유니버스까지, 가슴이 웅장해지는 세계관입니다.
'일상 먹거리' 브런치에서 구독자 1,800명과트위터에서 850명, 손에 잡히는 '뉴스 스탠드' 헤드라잇에서 구독자 496명을 기록하며 계획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지식in문학' 유튜브도 시작했습니다. '직모' 유니버스와 브런치와 헤드라잇 네트워킹을 더해 유튜브 100만을 목표로 사회환원도 구상 중입니다. 심리학 <슈와르츠 논단>에서 '인생은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을 스스로 인정할 때만 진짜 불행이 된다'고 하죠. 불행과 시련에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