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대장이' 이다.
농장에 밥먹으러 오는 길냥이중 한마리인데,
하는 행동이 꼭 '대장'같아서 남편과 내가 자연스레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우리가 농장에 도착하면 어디에선가 나타나서
경운기 아래에 자리를 잡고 가만히 식빵을 굽는다.
비어있는 사료통이 채워지고
물통이 채워져도 대장이는 퍼뜩 먹지 않고
가만히 있다.
그리고 어느샌가 사료통으로 몇몇의 낯익은
냥이들이 와서 사료를 먹는다.
그러는 동안 대장이는 마치 가족들이 식사하는 동안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보초를 서듯
농장 바깥쪽으로 몸을 돌려앉아 지켜본다.
그런 모습이 안쓰러워 고양이용 참치캔을 하나 따서
근처에 놓아두어 보았지만 대장이는 절대
먼저 먹지 않았다.
다른 냥이들이 먹고난 뒤 빈캔을 핥고 있는 것을 보고
한캔을 더 따서 주자 그제서야 먹기 시작했다.
대단한 놈이다.
대장이는 분명히 우리의 존재를 알고
우리가 사료를 챙겨준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있지만,
절대 곁을 내어주지 않는다.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좁혀보려 다가가면
스윽 처다보고는 유유히 자리를 뜬다.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은
단호하다.
마치 '고맙습니다.더 가까이 오진 마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서둘러 도망가지 않은 여유로움,
단호한 눈빛.
우리는 항상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모든 관계에서 거리유지는
생존에 필수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니,
대단한 놈이다.
거리좁히기를 포기한 우리는
대장이의 휴식에 방해가 되지 않기위해
오히려 조심히 움직인다.
대장이 근처를 지날때는 모르는 척,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우리의 움직임에 아이가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일어나면 괜히 미안해지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장이가 항상 매정한건 아니다.
일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
훑어보면 항상 눈에 띄는 곳에서
냥이들 특유의 나른나른한 표정과 자세로
쉬고있다.
대장이는 그렇게, 우리와 혹은 우리중 누군가와
마주친 눈빛은 피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편안해요.
그러니 안심하세요.'
라고 말하는 듯 바라본다.
우리 곁에서 조금은 맘편히 쉬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아, 남편과 나는 그 모습을
대장이 만의 '보은의 방식'으로 느낀다.
확실한 의사표현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대장이는
대단한 놈이다.
그리고,탐난다.
스트릿냥 대장아,
너는 나의
추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