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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Jun 29. 2023

테일러 스위프트도 놀란 K-팝 성공 공식


엔터테인먼트 3사의 주가가 연초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한류 마케팅의 치밀한 전략 3가지.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뮤직)


“뜻하지 않게 돌 맞은 가수가 테일러 스위프트라니.” “아니, BTS 지민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 KPOP 그룹 제작사의 한 임원과의 대화 내용이다. 어찌 된 일일까. 미국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트프와 지민이 일면식도 없다는데. 내막은 이렇다.
1936년 시작된 빌보드 차트는 LP, CD, MP3, 음원 등 음악을 듣고 소장하는 수단의 변화에 따라 가중치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유효하다. 빌보드 차트는 명성은 여전하고, KPOP 그룹의 주요 공략 카테고리도 ‘빌보드(앨범) 200’과 ‘핫100’이다.
지난 1월 빌보드는 갑자기 차트 집계 방식을 바꿨다(빌보드는 공식적으로 집계 방식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음원 중복 구매를 집계에서 제외하려고 일주일에 4회까지 인정하던 1인당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1회만 인정하기로 바꿨다.


지민 솔로 앨범, 핫 100 1위에서 45위로. 테일러 스위프트는?

빌보드의 차트 집계 방식 수정 즈음 BTS(방탄소년단) 지민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가 빌보드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건은 그 다음에 불거졌다. 다음주 순위가 45위로 급락했다. 빌보드 역사상 1위 곡의 최대 낙폭이다. 팬들은 2주차 판매량이 12만건가량 된다며 빌보드가 또 집계 방식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빌보드가 사전 고지 없이 ‘1인당 평생 단 1회’의 구매만 집계하는 것으로 규칙을 바꿨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빌보드는 일반 대중이 많이 사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나 라디오 방송에서 KPOP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팬들의 음원과 CD 구매 행위에 대해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팝시장의 대표적인 팬덤 가수는 현재 시점에는 테일러 스위프트다. 지난 2022년 11월 테일러 스위프트가 정규 10집 '미드나잇츠’ 수록곡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10위를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빌보드 64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특이한 건 ‘미드나잇츠’ 앨범은 CD와 LP 등 모두 4가지 버전으로 발매됐다. 앨범 커버를 모두 모으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형태다. 랜덤으로 포토카드를 넣은 앨범에서 자신이 원하는 그룹 멤버의 사진을 구하고자 여러장 구입하는, KPOP 팬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앨범 형태다. 결국 빌보드 차트 집계의 변경은 KPOP 그룹과 비슷한 팬덤을 확보한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 결과 테일러 스위프트도  1위~10위를 석권할만큼 팬덤의 화력 지원을 받기가 더는 어려워졌다.


KPOP는 세계 음악 시장에서 아직 주류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언급한 것처럼 아직 대중음악이 아닌 팬덤음악의 범주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영향력은 넘버1이라 할만하다. 앨범의 판매 방식, 스트리밍의 공략 방식, 그리고 팬덤을 넘어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마케팅 방식 등은 전세계 각국의 음악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사진=어트랙트)


걸 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변화된 성공 방정식의 대표적 사례

변화된 음악 환경에서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걸그룹 피프티피프티가 대표적이다. 피프티피프티는 중소기획사의 신인 걸그룹이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음에도 기존 KPOP의 팬덤을 우회한 음악 애호가를 공략했다. 또 전문 마케팅 조직은 음원 사이트외에 틱톡 등을 공략한 결과 빌보드에 이름을 살짝 올렸지만 영국 UK 빌보드에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그 결과 피프티피프티의 대표곡 ‘Cupid’는 글로벌 음원 플랫폼스포티파이에서 KPOP과 일반 팝 카테고리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어트랙트 홍보 담당 최승호 임원은 “KPOP 노래 작곡에 익숙한 작곡가를 모아 이지 리스닝 팝이라는 장르, 그리고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영어 버전 출시 등 철저한 준비가 있었고,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활약한 마케팅 인원을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한 것도 글로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고 자평했다.



스트레이 키즈(사진=JYP엔터테인먼트)



빌보드 등 글로벌 시장을 노린 KPOP 그룹의 전략은 정교해졌다. 지난 6월12일 빌보드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기록한 스트레이키즈는 이번 앨범을 내면서 수량이 워낙 많고 촉박해 배가 아닌 항공기로 수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호 JYP 이사는 “6월 배포를 위해 이미 CD 제작을 마치고 4월부터 물류 대행사와 일정 협의를 마치고 순차적으로 실었다”고 말했다. JYP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2년 만에 나오는 정규로 규모감을 보여주기 위해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각종 파트너사와 디지털 및 빌보드 옥외광고, 버스 정류장 및 포스터 광고, 길바닥 프린트 광고 등을 집행했다고 한다.



BTS가 소속된 하이브의 2023년 1분기 보고서의 한 부분.
코로나19의 엔데믹 즈음인 2022년 공연 카테고리의 매출액이 2012년에 비해 10% 남짓 증가한 게 돋보인다.



KPOP의 성공 방정식은 하이브, 에스엠, 와이지, JYP 등 KPOP 제작사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흔들거리는 와중에도 배터리, 바이오 등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담은 증권사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도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인수합병을 통해 BTS외에 세븐틴, 뉴진스, 르세라핌 등 다양한 KPOP 그룹의 라인업을 확보한 덕분에 모두 합쳐 무려 9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덕분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 전망은 예정된 공연의 규모 등으로 미리 짐작할 수 있는 게 팁이다. 예를 들어 3~5만명 규모의 돔을 도는 돔 투어라든지, 5만에서 7만명을 넘어서는 스타디움 투어를 앞둔 기업이 있다면, 티켓 판매 등을 미리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ㅣ 덴 매거진 2023년 7월호

글 고규대(이데일리 디지털미디어센터장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  에디터 정지환(stop@mcircle.biz)

사진 어트랙트(피프티 피프티), 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 JYP엔터테인먼트(스트레이 키즈)



https://www.thed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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