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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 매거진 Sep 01. 2023

코리빙 하우스 사는 IT 기업 CEO

이동욱 자버(Jober) 대표 인터뷰

이동욱 대표는 인력풀을 관리하는 전자 문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급하는 회사를 경영한다. ‘자버(Jober)’라는 회사로 고객 풀, 즉 회원이나 지인 등 사람을 관리하는 업무가 많다. 인맥 관리가 중요한 셈이다.


그래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됐고, 혼자 살지만 삶이 외롭다고 느낀 적이 없다. 업무 외적으로도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오히려 만남을 제한하기도 한다.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사는 이 대표에게 코리빙 하우스는 천군만마 같다. 미팅, 회의, 친목 도모 등을 위한 모든 공간과 아이템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듣는 코리빙 하우스에서 즐기는 생생한 싱글 라이프 스토리를 전한다.


이동욱. 스타트업 자버 대표, 코리빙 하우스 생활 2년 6개월 차, 전 삼성전자 UX 디자이너




코리빙 하우스에서 2년 6개월째 살고 있다. 이유가 궁금하다

살아보니 정말 편하다. 일례로 주방 기구가 따로 없어도 되는 게 좋았다. 하다못해 라면을 끓여 먹으려 해도 앞접시나 젓가락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코리빙 하우스에는 모든 게 비치되어 있다. 살림살이 없이 사는 것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부터 장기 거주를 희망했나?

아니다. 원래 2~3개월만 살아보려고 했는데, 만족스러워 계속 연장한 끝에 2년 넘게 살고 있다. 2020년 처음 들어왔는데, 팬데믹이 한창일 때다. 당시 재택근무를 많이 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코리빙 하우스에서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일과 개인 삶을 영위하기에 이만큼 효율적인 공간이 또 있을까 싶었다. 방에서 잠 자고, 로비 라운지나 미팅 룸으로 내려가서 일하니 재택근무가 힘들지 않았다.


당시 회사 직원 면접이나 미팅도 코리빙 하우스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일하다 지치면 와인도 한잔하고.(웃음)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가성비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혼자 사는 데만 쓰면 비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회사 일까지 병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절한 비용이라고 본다.


사는 곳을 소개해 달라

위치는 서울 강남역과 역삼역 사이 주택가고, 층고 높은 중정과 넓은 로비 라운지가 매력적인 곳이다. 로비 라운지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비치되어 있어 일을 하거나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등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다. 지인을 초대해 배달 음식을 잔뜩 시켜 소소하게 파티를 열기도 한다.


로비 한편에는 공용 주방 3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저마다 통유리로 구획을 나눠놓아 안팎에서 사람들이 보이도록 되어 있다. 공간이 넓고 깔끔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나는 요리를 좋아하지 않아 주방은 라면 정도 끓여 먹을 때만 이용한다. 물론 손님이 오면 주방에 있는 커피 머신을 이용하기도 한다.


2층은 미팅 룸, 회의실이 있어 굉장히 조용하다. 내 방은 8층인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다. 엘리베이터에는 지문 인식 버튼이 있어 지문이 등록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방으로 가기 전에 자주 들르는 곳이 있다. 6층 테라스다. 인조 잔디를 깔아놓은 공간으로 바람을 쐬기 좋다. 이곳 코리빙 하우스를 선택하는 데 테라스가 결정적 역할을 했을 만큼 탁 트인 시야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날씨 좋은 날에는 지인을 불러 고기를 구워 먹으며 놀기도 한다. 주변이 주택가라서 크게 떠들지만 않는다면 힐링하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방은 어떤 모습인가?

통유리 창문이 있어 채광이 좋다. 복층이라 1층은 업무 공간, 2층은 침실로 이용한다. 로비 라운지나 회의실에서 일하지만 방에서일할 때도 많다. 일종의 홈 오피스 개념이다. 워낙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지라 아무런 소품도 가구도 없다. 그저 깔끔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극히 개인 취향이다.


말 그대로 홈 오피스라고 하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

동의한다. 내게 집은 딱 그런 용도다. 일과 삶이 연결된 곳 말이다. 이곳 코리빙 하우스를 선택할 때 누구나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주차 공간이 넉넉하고 방문자 등록도 심플하다. 내 경우 업무상 미팅이 잦은데 게스트를 초대할 때 편리한 주차 시스템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주차 외에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을 꼽는다면?

1~8층까지 천장이 뚫려 있는 거대한 중정. 국내에 이런 건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사실 땅값 비싼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객실로 꽉꽉 채워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공간을 낭비하고 있다니, 누가 봐도 효율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디자인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이런 개방감은 머무는 이에게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코리빙 하우스 하면 역시 커뮤니티 아닐까? 이곳에 개성 있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없다. 있어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코리빙 하우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래서 외롭거나 지루할 틈이 없다. 이미 워낙 많은 사람을 만나니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곳에 머무는 이들은 IT 개발자나 인플루언서, 스타트업 CEO 등 다양하다. 그들 또한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웃음) 서로 친해지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


혼자 산 지는 얼마나 됐나?

5년 정도 됐다. 그중 절반을 코리빙 하우스에서 살았다. 그 전에는 평범한 원룸에 살았다. 오피스텔에도 살았고. 수시로 집을 옮겼는데, 집 선택의 기준은 단 하나였다. 무조건 회사 근처여야 한다는 것.


혼자 살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창업과 함께 싱글 라이프를 시작했다. 내 회사를 경영하려면 아무래도 시공간을 자유롭게 써야 할 것 같아 벌인 일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회사도 멀지 않아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다 창업하면서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냈고, 집은 상암동의 원룸으로 정했다.


왜 원룸을 나와 코리빙 하우스로 들어갔나?

처음에는 코리빙 하우스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왠지 ‘독립’ 하면 원룸, 오피스텔 정도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인이 이곳을 추천해 주었고, 방이 꽉 차 있는 통에 조금 대기하다 운 좋게 입주할 수 있었다.


원룸과 오피스텔, 코리빙 하우스의 차이는?

코리빙 하우스의 방은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다 작은 편이다. 하지만 공유 공간을 누릴 수 있으니 오히려 일하기에는 좋다. 오피스텔에 살면 집에서 뭔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를 만난다거나 일을 하거나 개인적인 공부를 할 때 밖으로 나와 근처 카페라도 찾아야 한다. 집에 있다 보면 심신이 처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방이 넓다고 해도 원룸은 원룸일 뿐 집안일과 회사일, 다른 모든 것이 뒤섞여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카페를 찾아가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시간이 흐를수록 똑같은 상황에 직면한다. 1인 가구라면 공감할 텐데, 주말에 카페에 나가 있으면 ‘세탁기 돌려야 하는데’, ‘00 해야 하는데’ 등 미뤄둔 집안일이 계속 떠오른다. 그런 상황이 불편했다.


반면 코리빙 하우스에 오니 일과 삶이 철저히 분리됐다. 방에서 일을 하기도 하지만 집안일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니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그다지 없다. 말하지 않아도 코리빙 하우스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침대 시트를 새것으로 갈아주기도 한다. 문득 카페에 가고 싶을 때는 로비로 내려오면 그만이다. 음식물 처리나 요리도 공용 주방에서 하면 되기 때문에 방 안 공기를 환기할 필요도 없다.


마포구에 사무실이 있는데 굳이 강남에 있는 코리빙 하우스를 택한 이유는?

강남에서 강북으로 출근하는 루트다. 대부분 사람과 출근 방향이 반대여서 오히려 교통체증이 덜하다. 사실 이건 일부러 노린 것이 아닌데 얻어 걸린 장점이다.(웃음) 그런 것이 아니어도 출퇴근 시간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니 차 안에서 전화할 때도 많고, 혼자 사색을 즐기기도 한다. 싱글 라이프 초반에 직주근접을 원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직장과 집의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이 괜찮더라. 사업을 하다 보니 외부인과 미팅할 일이 많은데 장소를 정하기에도 유리하다. 마포구 근처에서 사람을 만날 때는 회사로 가고, 강남 쪽에 약속이 있으면 코리빙 하우스에서 만난다. 회사가 두 곳인 것 같다.


코리빙 하우스를 지인에게도 추천하나?

물론이다. 아무리 넓고 좋은 집에 살아도 혼자 지내다 보면 고립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싱글 라이프를 영위하려면 ‘독립된 공간’과 ‘연결된 공간’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연결된다는 건 타인과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너무 동떨어져 지내면 고립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코리빙 하우스는 이상적이다. 독립적인 공간은 확보되면서 타인과도 끊임없이 연결된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큰 힘을 발휘한다. 한 인간이 고립되지 않게 도와주는 일종의 안전 방지턱과 같다. 그래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자 한다면 코리빙 하우스에 머물러 보라고 말한다. 


싱글 라이프를 코리빙 하우스에서 누리길 원하는 이들에게 선배로서 조언할 점이 있다면?

사람은 각양각색이다. 개성이 다르고 습관, 성향 모든 게 다르다. 공용 공간을 사용할 때 나와 같지 않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게 불쾌하거나 때로는 짜증날 수 있지만 그건 공유 공간에 머무는 한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내 경우 그런 걸 차치하고 얻는 장점이 더 많기에 코리빙 하우스에 머무른다.


또 방을 고를 때는 수납공간이 잘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팁이다. 방 크기가 작기 때문에 의외로 짐을 둘 공간이 부족하다. 그럴 때 수납공간이 많다면 꽤 큰 이점이 된다.




ㅣ 덴 매거진 2023년 9월호

 에디터 이영민(min02@mcircle.biz) 

 사진 한도희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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