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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 Moment: 깨달음의 순간

강화학습, 알파고가 말한 선의 의미

by Dennis Kim

바둑에서 "깨달음의 순간(Aha Moment)"을 꼽으라면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탄생한 37번째 돌과 81번째 돌이 가장 상징적인 장면일 것이다.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를 학습했지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독창적인 수를 두었다. 37번째 돌은 기묘한 수였다. 해설자들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의문을 표했다. 정석에도 없는 수, 기존의 인간적인 바둑 사고 방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였다.


그리고 81번째 수.

이세돌이 80수로 강하게 응수타진하자, 알파고는 마치 동쪽 문을 두드렸는데 서쪽 문을 보강하듯이 의외의 장소에 수를 두었다. 바둑 해설자들은 다시 한 번 경악했다. 전통적인 사고방식으로 본다면 대응해야 할 위치가 있었지만, 알파고는 그 틀을 깨버렸다.


알파고는 집 계산에서 상대가 공격을 들어오는 그곳은 방어만 하면 이세돌 국수의 돌이 자기 집이 된다는 것을 알았고, 비어 있는 공간을 보강하면 더 두텁게 승패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신수를 알려준 것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바둑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인간은 그동안 최선의 수를 연구하며 한계를 설정해 왔지만, 알파고는 그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이후 바둑은 텐센트가 개발한 중국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절예(AI)가 착수를 리뷰하는 과정'으로 변화했고, 바둑에 대한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깨달음의 순간은 단순히 바둑에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그래밍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디버깅을 할 때, 수백만 줄의 코드 속에서 핵심 오류를 찾아내는 순간이 있었다. 처음에는 엉뚱한 곳에서 문제를 찾으려 하지만, 결국 예상치 못한 곳에서 결정적인 버그를 발견하게 된다. 이 순간, 우리의 사고방식이 전환된다.


우리는 언제나 논리적으로 사고하지만, 때때로 그 논리를 뛰어넘는 돌파구를 경험한다.


바둑에서, 코딩에서, 심지어 인생에서도 우리는 ‘Aha Moment’를 맞이한다. 그 순간, 우리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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