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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새 출발 'NJZ'

뉴진스의 새 출발 'NJZ'와 K팝 산업의 계약 해지 딜레마

by Dennis Kim

뉴진스의 새 출발 'NJZ'와 K팝 산업의 계약 해지 딜레마


1. 'NJZ'로의 재탄생: 아티스트의 자구책과 팬덤의 지지

2025년 2월 7일, 뉴진스는 공식 SNS를 통해 새 그룹명 NJZ(엔제이지)를 발표하며 독자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들은 "깜짝 놀랄 여정을 기대해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홍콩에서 열리는 글로벌 페스티벌 '컴플렉스콘'에 헤드라이너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지난해 11월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 선언 이후 '뉴진스'라는 이름 사용이 제한되자,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활동명을 공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아티스트와 기획사 간 신뢰 파탄의 결과물이다. 뉴진스 측은 어도어가 멤버 보호와 예술적 자율성을 보장하지 못했으며, 하니 관련 논란 등에서 소속사의 미흡한 대응이 반복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K팝 산업에서 드물게 아티스트가 직접 소속사를 상대한 사례로, 향후 법적 판결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 계약 해지 이후의 도전: 위약금과 광고 시장의 냉담

계약 해지의 가장 큰 장애물은 막대한 위약금과 광고 시장의 불확실성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뉴진스의 잔여 계약 기간(약 5년)을 감안할 때 위약금은 최대 6,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어도어는 이미 계약 유효성을 주장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이는 NJZ의 독자적 광고 계약을 사실상 차단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NJZ의 행보는 리스크로 작용한다. 신한금융그룹, 롯데웰푸드 등 주요 광고주들은 "계약 사항 변동 없음"을 강조하지만,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재계약을 꺼릴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아티스트의 안정성과 소속사 지원 체계를 중시하는 만큼, NJZ의 파트너십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3. 합의의 가능성 vs. 감정의 장벽: 하이브 레이블 복귀는 가능할까?

이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합의를 통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 복귀다. 뉴진스는 기자회견에서 "민희진 전 대표와의 협업을 희망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하이브 내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어도어와 하이브는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거부하며 경영권 분쟁을 고착화시켰다.


현재 양측의 입장은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어도어는 "뉴진스의 일방적 해지 선언이 업계 투자 유인을 훼손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멤버들은 "예술적 정체성 수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갈등 구조 속에서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4. NJZ의 미래: 법적 공방을 넘어서는 음악적 도전

NJZ는 어도어와의 법적 다툼과 별개로 음악적 역량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들은 2025년 3월 홍콩 무대를 시작으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팬덤 '버니즈'의 강력한 지지 아래 독립 레이블 설립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소속사 지원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프로듀싱, 마케팅, 유통 등 전방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한편, 이번 사태는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아티스트 권리 보호와 기획사의 책임 강화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어야 하며, 장기 계약의 불균형적 조항 개선이 시급하다. 뉴진스의 행보가 선례가 되어 향후 아티스트들의 자율성 확보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결론: 신뢰 회복이 선행되지 않은 재출발의 한계

NJZ의 새 출발은 아티스트의 권리 수호라는 의미에서 긍정적이지만, 신뢰 회복 없이는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따른다. 양측이 감정적 대립을 넘어 소통과 타협의 길을 찾아야 하며, 업계 전체가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균형 잡힌 관계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뉴진스의 여정은 단순한 그룹명 변경이 아닌, K팝 생태계의 변혁을 촉발할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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