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주식시장

당신은 진짜 규칙을 알고 있는가?

Mar 15. 2025

오징어게임 주식시장: 당신은 진짜 규칙을 알고 있는가

- 레버리지 ETF·테슬라 쏠림투자…韓 서학개미의 '죽음의 게임'

"한국 투자자들은 폭탄 돌리기 게임에서 폭탄을 안고 춤추는 플레이어 같습니다."

글로벌 퀀트 펀드 아카디안(AQR)의 오웬 라몬트 부사장이 한국 서학개미를 꼬집은 말이다. 그의 진단은 냉정하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고배율 레버리지 ETF와 테슬라 주식이라는 칼날 위를 걷고 있다."

1. 오징어게임 증시판: "참가자 456명 중 생존자 1명"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참가자들이 게임 규칙도 모른 채 생존을 걸었듯, 한국 서학개미들은 3배 레버리지 ETF라는 복잡한 파생상품을 마치 슈퍼마켓 할인쿠폰처럼 사들인다. 문제는 이 상품이 하루 단위로 수익률을 추적하기 때문에 장기 보유 시 원금이 증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이다.

2024년 한국증권예탁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이 보유한 미국 레버리지 ETF는 전 세계 개인 투자자 보유량의 23%를 차지한다. 특히 테슬라 주식에 집중된 투자는 더욱 위험하다. 테슬라의 2024년 변동성(주가 등락폭)이 나스닥 지수의 3배에 달하는데, 이는 "태풍이 부는 바다에서 배낚시를 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2. 역사가 증명하는 '폭망 직전 매수' 본능

라몬트 부사장이 지적한 한국 투자자의 "기이한 투자 패턴"은 통계로 입증된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폭락 직전: 한국 개인 순매수량 전 세계 1위

2020년 유가 마이너스 전환 시점: 원유 ETF 순매수 상위 5개국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3일 전: 미국 지역은행 주식 매수 급증

이런 패턴은 투자 심리학의 "손실 회피 편향"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반등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매몰되지만, 실제로는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결과를 초래한다. 2024년 현재 한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163조 원이지만, 개인 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연간 4.7%(KB증권 추정)다.

3. "테슬라,SMR, 양자컴퓨팅, 코인"…위험한 쏠림 현상

한국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는 극단적 편중 현상을 보인다.

양자컴퓨팅 기업 QCI: 한국인 지분 31%

소형원자로(SMR) 개발사 NuScale: 한국인 지분 19%

테슬라: 한국인 보유 비중 글로벌 개인 투자자 대비 2.8배

이는 마치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행위다. 특히 테슬라는 머스크의 트윗 한 줄에 주가가 10% 이상 출렁인다. 2024년 7월 머스크의 "AI 프로젝트 지연" 발표 당일,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금액은 1.2조 원에 달했으나 이미 주가는 18% 폭락한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