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메이크어스 딩고 사례로 본 교훈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위험해지는 이유
- 발란, 메이크어스 딩고 사례로 본 교훈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자본은 양날의 검이다. 잘못된 전략과 운영은 오히려 "투자 잠식"을 불러와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최근 발란과 메이크어스 딩고(Job Dingo)가 투자 유치 후 사업 축소를 겪은 사례는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1. 성장 틀 없이 외연 확장에 몰두하는 것
투자금이 들어오면 많은 스타트업이 서둘러 규모를 키우려 한다. 하지만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점 확장, 해외 진출, 신사업 추진 등에 뛰어들면 자원이 산발적으로 분배된다.
- 발란은 2021년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후 전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확장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고객 유입 전략과 수익 모델이 부재한 상태에서의 확장은 막대한 운영 적자로 이어졌다. 결국 2023년 부도 처리되며 "투자금 잠식"의 대표 사례가 됐다.
2. 팀 역량 부족: 자본은 역량을 대체하지 못한다
자금이 풍부해도 실행 역량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은 요원하다. 특히 급격한 확장 과정에서 기존 팀의 전문성 한계가 드러나며 문제가 발생한다.
- 메이크어스 딩고는 MCN 채널로 유명세를 타다가 커머스 확장과 엔터테이먼트 확장에 실패하고 사업을 축소하였다.
3. 인건비 상승: 자본은 고용을 부추긴다
투자금을 인력 확보에 과도하게 쏟는 것은 위험하다. 초기 단계에서 "스타트업 다운 민첩성"을 잃고, 조직이 무거워지면 의사결정이 느려진다.
- 발란은 매장 확장과 함께 수백 명의 직원을 채용했으나, 매출 성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인건비가 월 2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나며 현금 흐름이 악화됐다. 메이크어스 딩고도 투자 후 개발, 마케팅 인력을 급증시켰지만, 이는 단기간에 비용 부담만 가중시켰다.
4. 대표의 경험 부족: 전략적 판단 실패
스타트업 대표의 리더십과 경험은 위기 관리와 전략 수립의 핵심이다. 특히 투자 유치 후 내려지는 의사결정은 회사의 생사를 좌우한다.
- 발란의 경우, 판데믹이 끝난 이후 MZ의 명품 소비의 패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메이크어스 딩고의 경우 MCN 커머스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양한 실험을 하다가 돈되는 일을 하지 못했다.
맺는 말, 투자금은 "연료"이지 "해결사"가 아니다
발란과 메이크어스 딩고의 사례는 투자 유치가 성공이 아닌 "새로운 리스크의 시작"임을 보여준다. 자본을 활용한 성장에는 철저한 전략(성장 틀 확립), 팀 역량 강화, 효율적 자원 배분, 리더의 현실 감각이 필수적이다. 투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수록, 스타트업은 오히려 "자본에 취해 방향을 잃지 않도록"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이제 스타트업 생태계는 단순한 "자본 유치 경쟁"이 아닌, "자본 효율성"을 평가하는 시대로 진입했다. 투자자의 돈이 회사를 키우는지, 아니면 잠식하는지, 그 경계선에 서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이 교훈은 경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