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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고문이 인간의 뇌와 마음에 미치는 악영향

희망 고문하지 마라. 니가 하찮게 생각하는 이라도

by Dennis Kim

희망 고문이 인간의 뇌와 마음에 미치는 악영향

- 기대가 배신이 될 때, 우리는 무엇을 잃는가?


1. 희망 고문이란?


"이번에 바쁘니 다음에 우리 꼭 여행가자."

“조금만 더 기다리면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다음번에는 분명 기회가 올 거야.”


이러한 말들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독이 된다.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현실성이 부족한 희망을 계속 주입함으로써 사람을 기대하게 만들고, 결국 실망과 좌절을 반복하게 하는 것을 희망 고문(False Hope Syndrome)이라고 한다. 특히 연인들 사이에 빈말로 하거나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후일로 미루는 일은 희망 고문이라고할 수 있다.


하지만 왜 우리는 희망 고문에 취약할까?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뇌와 심리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2. 뇌과학적 관점: 도파민 중독의 덫


희망 고문의 가장 큰 문제는 도파민(Dopamine) 때문이다.

도파민은 보상과 기대를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우리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뿐만 아니라 성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을 때도 분비된다. 뇌는 “곧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신호를 받을 때마다 도파민을 분비하며 일시적인 쾌감을 준다.


하지만 기대가 계속 어긋나면 어떻게 될까?


도파민 보상 회로의 붕괴


희망을 품었을 때 도파민이 분비되지만, 기대가 반복적으로 무너질 경우 보상 회로가 과부하되면서 뇌는 점점 둔감해진다. 이는 도박 중독자들에게서도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다음번에는 이길 거야”라는 희망이 계속되면서 도파민이 과잉 분비되지만, 결국 패배를 반복하면 보상 체계가 손상되어 더 큰 희망을 갈구하게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희망이 무너질 때마다 코르티솔(Cortisol)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실망과 좌절은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의 주요 원인이 된다.


즉, 희망 고문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은 일시적인 기쁨과 반복되는 좌절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며 점점 감정적으로 지쳐간다.



3. 심리학적 관점: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희망이 반복적으로 배신할 때, 인간은 점점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상태에 빠진다.


이 개념은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의 실험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그는 개들에게 피할 수 없는 전기 충격을 주었고, 나중에는 충격을 피할 방법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개들은 도망치려 하지 않았다. 반복적인 실패와 좌절이 동기를 박탈해버린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계속된 희망 고문을 겪으며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시킬 수 없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결국 시도조차 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이는 무력감을 심화시키고, 개인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4. 희망 고문의 사회적 문제: 기업과 정치에서의 악용


희망 고문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에서도 의도적으로 악용된다.


직장에서의 희망 고문

•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연봉 올려줄게.”

• “이번만 야근하면 다음번엔 좀 쉬게 해줄게.”


이런 말들은 직원들에게 노력하면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지만, 보상이 계속 미뤄지면 결국 탈진(Burnout) 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혹시 이번에는 다를지도 몰라”라는 생각에 계속 희망을 품고 버티게 된다.


정치에서의 희망 고문


정치권에서도 유권자들을 속이는 도구로 희망 고문이 자주 활용된다.

“경제가 곧 나아질 것입니다.”

“이 정책만 통과되면 국민들이 행복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들이 반복될 때, 시민들은 점점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된다.



5. 희망은 언제나 좋은 것일까?

그렇다면 희망을 가지지 말아야 할까? 물론 아니다. 문제는 근거 없는 희망, 또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희망을 계속 품는 것이다.


건강한 희망 vs. 희망 고문의 차이


건강한 희망은 근거 실현 가능성이 높아야하고 행동과 구제적인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 감정 역시 현실적 기대와 긍정적 마인드가 수반되어야 된다.


반대로 희망 고문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고 막연한 기다림과 낙관론을 가지다가 반복되는 실망과 좌절이 주된 패턴이다.



희망이 아니라, 현실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

• “기회가 올 거야” vs “내가 직접 기회를 만들 방법은 없을까?”

• “곧 좋은 일이 생길 거야” vs “내가 직접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6. 결론: 희망보다 중요한 것


희망은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잘못된 희망은 독이 된다.

• 뇌과학적으로는 도파민 보상 회로를 망가뜨리고,

• 심리학적으로는 학습된 무기력을 유발하며,

• 사회적으로는 기업과 정치에서 악용될 수 있다.


희망을 품기 전에, 그것이 진짜 희망인지 희망 고문인지 점검하라.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현실적인 계획과 실행력이다.


“희망은 전략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모든 일에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예지하여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진짜 성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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