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선진국,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
마지막 선진국, 대한민국 - 기적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
세계 경제 보고서에서 대한민국을 '마지막으로 선진국이 된 나라'로 종종 언급하는 것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한 국가가 개발도상국(개도국)의 지위에서 선진국 대열로 성공적으로 이동한 거의 유일한 현대적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2021년 대한민국을 설립 이래 최초로 개도국 그룹(그룹 A)에서 선진국 그룹(그룹 B)으로 지위를 변경한 사건은 국제 사회의 공식적인 인정이며, 한국의 지위 변경은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마지막 선진국이 된 이유 - '중진국 함정'을 돌파하다
대한민국이 '마지막 선진국'으로 불리는 핵심적인 이유는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을 극복한 드문 성공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중진국 함정은 저소득 국가가 경제 성장을 통해 중진국 수준에 도달하지만, 더 이상 선진국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많은 개도국이 값싼 노동력과 외부 자본 투입을 통해 일정 수준의 경제 성장을 이루지만, 이후 기술 혁신, 산업 구조 고도화, 사회 제도 성숙 등의 문제에 직면하며 다음 단계로 진입하지 못합니다.
중진국 함정 돌파의 동력 - 한국은 다음 세 가지를 통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났습니다.
집중적인 인적 자원 투자 및 교육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시작하여 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 축적에 집중한 것이 기술 경쟁력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 고도화: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 그리고 IT 및 첨단 산업으로 신속하고 전략적인 산업 구조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습니다.
위기에 대한 강력한 극복 의지: IMF 외환 위기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 기업, 국민이 단합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성공 방정식은 21세기에 접어들어 세계화의 속도가 둔화되고,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며,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 시대의 다른 중진국들이 한국과 동일한 경로를 밟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중진국 함정을 벗어난 시대의 마지막 모델로 평가받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션 - 문화 강국,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도약
경제적 지위는 달성했지만, 대한민국은 이제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선진국 모델을 정립해야 하는 중대한 미션에 직면해 있습니다.
1. 포용적 성장과 삶의 질 제고
경제적 지표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 척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국가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과제입니다.
사회 안전망 확충, 공정한 기회 제공, 주거 및 교육 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잠재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2. 선진 시민 의식과 공동체 정신 함양
하드웨어(경제력, 인프라)는 선진국이지만, 소프트웨어(시민 의식, 제도 성숙도)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자유와 더불어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개인의 편리보다 공동체의 질서와 공익을 우선하는 성숙한 시민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공인(公人)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모두 염치와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윤리적인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3.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 사회 기여 확대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어야 합니다. 평화 유지 활동, 기후 변화 대응, 개발 원조(ODA) 확대 등을 통해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여 국제적인 영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다음 미션은 양적 성장(Growth)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질적 성숙(Maturity)의 시대로 전환하여, 다른 국가들이 선망하고 따를 수 있는 '진정한 선진국'의 모범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길은 경제력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제도 전반의 혁신을 요구하며, 우리 시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