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나와 많이 비슷하면서 많이 달랐다.
같은 스타일의 부모, 비슷하게 받은 멸시와 학대, 부모님의 불화... ...
하지만 우린 성격이 정반대였고, 바라는 것이 전혀 달랐다.
나는 부모님께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친구는 인정받고 싶어 했다.
나는 부모님을 대신해 무조건 사랑을 줄 누군가를 찾았지만,
친구는 그것을 포기했다.
둘 다 사람을 잘 믿지 못했지만
나는 무조건적으로 믿으며 호의를 베풀었고,
친구는 선택적으로 믿으며 호의를 베풀었다.
나에게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지만,
친구에게 행복은 남들이 우러러보는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친구는 결혼을 두려워한다.
이렇게 다르지만 우리 둘에겐 공통점이 부모님 외에도 또 있다.
바로 아이를 갖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점.
그리고 그 이유도 똑같이
내 아이에게 내 부모가 나를 대했던 것처럼 똑같이 대할까 봐.
그것 때문에 결혼이라는 걸 두려워한다는 점.
그리고 혹시 결혼이 아니라도
아이 생겨 내가 그렇게 대할까 봐
자궁을 아예 드러내버리는 것까지 생각해봤다는 것.
남들에겐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들이 우리에겐 너무 큰 일이다. 항상 이런 고민들을 하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고민들을 부모님 때문에 한다는 걸 부모님을 알까?'
안다고 해도 듣지 않은 척 할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