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ifornia Dreamin’ in Hong Kong!
California Dreamin’? � 아마도 많은 분이 199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 영화 **’중경삼림’**의 경쾌한 배경음악을 떠올리실 겁니다. 맞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그 꿈결 같던 홍콩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번 **’피플 & 컬처’**가 전달하려는 핵심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더함의 ‘위스테이’와 같은 사회주택 모델이 홍콩 혹은 아시아 곳곳의 도시에 뿌리내리는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시아 전역의 사회혁신가와 임팩트 투자자들이 모이는 AVPN 글로벌 컨퍼런스에 처음으로 참가한 더함의 생생한 후기.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아파트형 사회주택’을 알리고, 그 꿈을 함께 꾸자 제안했던 다채로운 여정을 함께합니다.
글. 더함 부대표 김종빈
AVPN(Asian Venture Philanthropy Network)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회혁신 및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입니다. 이들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AVPN은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전략적 접근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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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구성: 비영리 단체, 재단, 기업, 투자자, 정부 등 700개 이상의 회원 조직이 43개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역할: 기부금, 투자, 정부 보조금, 시장 자본 등을 연계하여 교육, 보건, 주거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파트너십과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컨퍼런스 개최: 아시아 기반의 사회혁신가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2013년부터 매년 글로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5년 홍콩에서 포용적인 세계를 위한 아시아 리더십을 메인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2026년은 인도 뉴델리의 바라트 만다팜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AVPN 2025 글로벌 컨퍼런스는 9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홍콩의 로즈우드 호텔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홍콩 자키 클럽 자선 재단이 호스트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 **‘포용적인 세계를 위한 아시아 리더십(Asian Leadership for an Inclusive World)’**을 메인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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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규모: 50여 개국에서 1,800명 이상의 사회혁신 리더들이 모여 , 아시아의 자본과 지혜를 활용해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행사 구성: 250여 명의 연사가 100개 이상의 세션에 참여했으며 , 기조연설, 패널 토론, 워크숍 등 다채로운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핵심 포럼: 컨퍼런스 이틀째인 9월 10일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임팩트 투자 포럼이 열려 기후 변화, 의료 접근성, 성 평등 등 다양한 분야의 심층적인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한국대표단으로는 더함을 비롯하여 약 15개 기관과 단체에서 총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참여 기관: MYSC, 경북시민재단,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정몽구재단, 아산나눔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등이 함께했습니다.
더함은 올해 AVPN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여하며 한국의 사회주택 분야에서는 이번이 첫 공식 방문이었습니다. 약 8년 전 다른 프로젝트를 발표한 적은 있었으나, AVPN에 공식 초청된 사회주택 회사로는 더함이 최초의 무대를 밟았습니다.
이번 참가는 AVPN 한국 대표부 주관사인 MYSC의 권유로 이루어졌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한국 사회주택을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알릴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을 파악했고, 주최 측과의 협의를 통해 공식 세션에서 발제를 맡게 되었습니다. 발제자는 참가 비용을 면제(Complimentary Pass)받았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사회주택, 특히 아파트형 사회주택을 알리고 관련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정은 통역 없이 영어로만 진행된다는 언어적 어려움이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연사로 참여할 경우, NEA Real Estate & Impact Gathering, AVPN 동북아 그룹 리더 미팅 등 여러 공식 행사에 참여해야 했기에 5일 내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첫날 사전 행사에서는 서툰 영어 실력 때문에 좌절감만 가득 안고 숙소로 돌아와야 했을 정도입니다.
공식 일정이 시작된 9월 9일 화요일 아침, 행사장인 침사추이 지역 내 로즈우드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인파에 압도되었습니다. 로비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각국의 참가자들을 보며 현장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3개 층에 마련된 행사장 곳곳에서 사람들은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며 활발하게 네트워킹했습니다.
AVPN 컨퍼런스는 3일 동안 100개가 넘는 다양한 주제의 공식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세션 참여도 의미 있었지만, 컨퍼런스 전용 앱을 통해 미리 약속한 사람들과의 일대일 미팅이 훨씬 더 깊이 있는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3일 동안 10개 이상의 기관과 일대일 미팅을 진행하며 서로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교류했습니다. 서툰 영어를 보완하기 위해 손짓, 발짓을 동원하며 소통을 이어갔는데, 비록 언어의 한계가 있었음에도 사회주택을 하는 기관과의 미팅은 남다른 의미와 공감대를 형성하였습니다.
일대일 미팅 중 특히 일본의 ‘LivEQuality Group’ 오카모토 타쿠야 대표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나고야에 본사를 둔 LivEQuality Group은 미혼모 가정을 위한 사회주택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사회혁신 기업입니다.
이들은 단순 주거 공간 제공을 넘어, 지역사회 기관, 기업, 정부와 협력하여 미혼모 가정의 빈곤과 고립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 [LivEQuality Group 핵심 현황 더하기]
핵심 모델: 주택과 일자리 제공은 물론, 사회적 관계망과 정서적 유대감까지 제공하는 하이브리드형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통합 지원: 조직 내에 부동산 개발 회사, 시공사, 비영리기관을 두어 이러한 통합적 지원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운영 규모: 2025년 현재 나고야와 도쿄에서 121세대 이상의 미혼모 가정 사회주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금 조달: 10억 엔(약 100억 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오카모토 대표와의 대화를 통해 사회주택이라는 공통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료애를 깊이 느꼈습니다. 컨퍼런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로 약속했으며, 오카모토 대표가 연말 한국을 방문하면 더함의 위스테이를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반대로 더함 직원들이 나고야를 방문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받으며, 아시아 사회주택 분야의 국가 간 협력 가능성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식 일정의 마지막 날인 9월 11일 이른 아침, ‘Northeast Asia: Market Energiser’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았습니다. 세션은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홍콩 순으로 연사별 7~8분 강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참석 연사 더보기]
Kim Jong-bin _ DEOHAM / Deputy CEO
- 국내 선도적 소셜 디벨로퍼, 공공지원을 통한 민간임대주택 외 다수 프로젝트 진행
Masataka Uo _ Japan Fundraising Association / President & CEO
- 일본 내 비영리 펀드레이징 생태계 확산 및 역량 강화 지원
Andy Chang _ Impact Hub Taipei (Taiwan) / CEO
- 지역 기반 코워킹·인큐베이션·액셀러레이션·자문을 통해 사회혁신 생태계 구축
Weihua Ma _ China Alliance of Social Value Investment / Director General
- 중국/홍콩 사회가치 투자 연합체, 임팩트 투자 확산 및 정책 제안 주도
Dr. Wu _ Foundation fo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CEO
- 중국 본토 대표 CSR/ESG 지원, 사회책임경영 확산 주도
이 자리에서 더함은 대한민국의 특유한 아파트 주거문화를 배경으로, 더함의 프로젝트인 ‘위스테이’가 지향하는 바와 가치, 그리고 성과를 소개했습니다. 참석자 다수는 ‘아파트형 사회주택’이라는 새로운 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더함은 아시아 도시의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권을 넘어,
위스테이는 균형 있는 지역 발전의 모델-그리고 주거 불안과 도시 확산 등 유사한 과제를 안은 아시아의 많은 도시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합니다. 다른 도시 개발 프로젝트들이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것과 달리, 위스테이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력으로 삼습니다.”
“I have a dream. A dream where apartments like WESTAY take root in cities across Asia. A dream where we set new standards for what housing—and community—can achieve. So I would like to invite you on this journey—Will you join me in bringing this dream to life together?"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위스테이와 같은 아파트가 아시아 곳곳의 도시에 뿌리내리는 꿈. 주거—그리고 공동체—가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꿈입니다. 그래서 이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이 꿈을 함께 현실로 만들어 주시겠습니까?”
이번 홍콩 일정은 바쁘고 분주했지만, 컨퍼런스 외에도 조금은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홍콩의 9월은 덥고 습했지만, 숙소가 부두와 가까운 침사추이에 있어 이른 아침에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아침마다 홍콩 러너들과 함께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를 왕복 5km 정도 달렸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종일 쌓였던 영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고, 저녁에는 친한 사람들과 맥주 한잔을 나누며 컨퍼런스를 더욱 풍성하게 즐겼습니다.
스타의 거리는 1980년대 찬란했던 홍콩 영화 산업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임청하, 양조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의 핸드 프린팅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곳에서는 홍콩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바닷가 야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홍콩의 대표적 영화 ‘중경삼림’.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의 흥겨운 OST와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홍콩에서의 일정 동안 ‘중경삼림’을 아이가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녹여 먹듯이 조금씩 천천히 보며, 영화와 현실의 경계에서 저만의 홍콩을 즐겼습니다.
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 또 다른 즐거움은 오래된 노포에서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입니다. 홍콩의 대표 음식으로는 딤섬, 완탕면, 그리고 조금은 낯선 비둘기 구이 등이 있습니다.
몽콕에 위치한 **미슐랭 선정 맛집 ‘Good Hope Noodle’**을 찾아갔습니다.
이곳은 완탕에 들어가는 국수를 직접 만드는 **’수타면’**으로 유명합니다.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홍콩이 더욱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홍콩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이곳을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홍콩에서의 AVPN 컨퍼런스 참가는 한국의 아파트형 사회주택을 글로벌 무대에 알리고, 아시아 사회혁신 리더들과 심도 있는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던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일본 LivEQuality Group과의 교류는 사회주택이라는 공통의 주제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언어적 장벽이라는 어려움도 있었으나, 발제 세션을 통해 ‘위스테이’를 아시아 곳곳의 도시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꿈을 외치며 더함이 아시아 사회적 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여정에 동참할 것을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더함이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사회혁신 네트워크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