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라는 말에

by 현덕






하지만, 우리는 둘 다 진심이었어요.



언젠가 이별을 겪으며 평생 후회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모진 말을 던지고 떠나는 상대가 너무도 태연한 듯 보여서 죽도록 원망도 했었다. 나만큼이나 아팠으면 혹은 후회는 내가 아닌 당신의 몫이었으면 좋겠다고 저주 비슷한 것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악한 마음에는 대가를 치르는 법. 신은 내게 식음을 전폐할 것과 상실에 따른 무기력의 벌을 내렸다. 전능한 그 힘에 결국 무너졌다 처절하게.



만일 그때, 우연히 닿은 어떠한 글에 매료되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내 자신이 미울까, 당신이 미울까 생각한다. 무의식 속 방어기제로 택한 독서치료(Bibliotherapy)를 통해 시간이 약이라는 말에 오류를 느꼈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가 중요한 것,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한 것. 읽음으로 위로받고 씀으로 덜어놓는 과정 속에 감정에 솔직해지는 방법을 찾았다. 나만의 아픔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당신을 잊어간다. 후회하랬는데 후회가 없어, 이기적인 나랬는데 이기적이기 짝이 없다. 아, 이게 후회인가, 모르겠다. 아쉬움은 있는 것 같은데.



가끔은 내 아픔만을 고집하는 사이, 당신에게 상처 준 것이 미안해 돌아보곤 한다. 그럼 그때의 당신은 어떻게 나를 비웠는가, 어떻게 아픔을 표출하였는가.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고 자부하던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눈치도 없이 서로가 알아주기만을 바랬던 마음만 컸다. 당신을 몰랐다. 당신도 몰랐다. 어쩌면 당신이 먼저 나만큼의 고통으로 아파했을까. 이제와 아무짝에 쓸모도 없다지만, 이제야 조금은 이해하겠다지만, 사실은 여전히 모른다.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