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아까웠던 시간
소설가의 영화에서는 김민희가 잠시 일을 쉬고 동료들을 만난다.
사람들은 '당신을 정말 아까워 하고 있어요'라고 얘기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w-9URgw2830
그 대사를 들었을때 "왜 아깝다는거지?" 싶었다. 이어서 이혜영은 말한다.
"뭐가 아까워요? 이 분이 무슨 어린 애예요? 아니 자기 인생을 가지고 자기가 판단하면서 사는거죠. 자기가 하고싶은 일이 있고, 그거 잘 하고 살면 존중해주면 되는거죠."
"아깝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뭔가를 잘못 살거나 할 때 하는 거예요. 이 분보다 이 분 인생에 대해서 더 잘 안다는 거예요? 분수를 몰라 정말. 누구나 자기가 실현하고 싶은게 있는 거라고. 그걸 인정하셔야죠. 그걸 아깝다니?"
내가 제일 아까웠던 건 뭐였을까를 돌이켜보면, 성장하지 않고, 목적없이 보냈던 시절이 아깝다. 해야 하니까 KPI를 달성하려고 안달났던 세월이 길지는 않지만 아깝다. 제일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순간이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 내가 뭘 원하는지 잊고 살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내가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걸 잊으려고 육체적으로 경주마처럼 달렸고,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하냐"라는 얘기를 듣고 살았다.
뒤돌아서 보니, 그때 사람들은 내가 평가를 매우 신경쓰고 평판에 목말라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나는 그때 정말 아무런 목적이 없이 달렸다.
이제는 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알고 있고, 무엇을 리스크로 생각하는지 알고 있어서 행복하다. 이걸 감내하면서 내가 얻는 것은 오로지 성장으로 명확해서 좋다. 육체적으로는 안좋은데, 정신적으로는 좋아서 '얼굴이 좋아보인다'는 소리를 듣는 요즘이다.
최고의 팀과 최고의 성장을 경험한 사람은 계속 그걸 갈구하게 된다. 그게 보상과 거리가 멀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