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말야…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해외 생활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인종 차별에 대한 것들이다.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해봤는지 아니면 그런 걸 목격한 적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많은데 사실 그런 적은 많이 없는 것 같다. 내가 가장 심하게 느끼는 차별은 사실 다른 데에 있다.
이제 한국이 전보다 많이 알려지면서 한국에 대해 알거나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꽤 많아서 그런진 몰라도 대화 중에 한국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이나 어떤 고정관념 같은 걸 느낄 때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부정적인 것들이 느껴져서 불편해질 때가 꽤 있다. 아시아 출신 친구들이 많이 그런다.
한국인의 생김새에 대한 얘기를 굳이 꺼내는 친구들이 있다. ‘한국인은 이렇게 생겼어’ 혹은 ‘한국인들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어’라는 말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또는 내가 예쁘거나 잘 생긴 한국인 사진을 보고 있으면 와서 성형 수술에 대한 얘기를 의도적으로 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 친구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고, 한국인은 어떤 사람들일까.
아시아 지역에 부는 한류의 바람이 대단하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국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 역시 한국 주변국 출신들이 많은 것 같다. 거리가 멀수록 그 관심도 줄어드는 법이다. 그저 어떤 사람은 긍정적인 면을 또 어떤 사람은 부정적인 면을 더 자극적이라고 느끼고 소비하는 듯하다.
굳이 한국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꺼낸 후 그게 진짜냐고 묻는 친구들을 보면 얘가 정말 한국 혐오를 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멍청한 건가 하는 생각도 한다. 가끔은 그 속내가 너무 뻔하게 보여서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참는 편이다. 어차피 그런 건 내가 바꿀 수 없는 열등감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쉽게 사귀는 친구도, 쉽게 잃는 친구도 있다. 물론,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다. 이유 없는 혐오에 이유를 달아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나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한다. 내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타국에 대한 이미지에 물음표를 붙여본다. 어쩌면 내가 그 혐오를 만든 사람들 중 하나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