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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K pop Mixt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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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래 Dec 31. 2022

너와 함께한 시간들을 모두 다 ZIP

BoA, <ZIP(짓)>


2020년 발매되었던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이후, 약 2년 만에 보아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보아의 이번 활동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인 <Forgive Me> 속 강한 어투를 이용한 틱톡 챌린지.


SM엔터의 이수만 대표와 유영진 이사, JYP 박진영 대표까지, 케이팝계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보아이기에 성사가 가능한 이들의 챌린지는 케이팝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보아는 이 곡에서 [조잡하게 굴지 마] 라며 상대에 엄포를 놓기도, 날 싫어할 수 없다면 차가리 널 싫어해보라며 화자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한 화자 특유의 여유로움마저 보인다.


이러한 화자의 태도는 뒤이어지는 2번 트랙 <ZIP(짓)>에서 극대화된다.


zip
1. 지퍼
2. 활기, 속도
3. 지퍼를 잠그다 [채우다]


[다 그만해 moving on]으로 시작되는 가사는, 노래 내내 'ZIP'할 것을 요구하며 상대에게 본인의 의사를 확실히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목인 ZIP와 함께 붙은 부제 ‘짓’은, 발음적 유사성과 동시에 (상대가 그동안 화자에게 행하던) ‘짓’ 들을 이야기하며 노래가 가지는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하지만 가사의 말미 속


[넌 찰나일 뿐이야]

[It's time to zip it up]

[스쳐간 얕은 감정도]

[난 가치 없으니]

[Yeah 그만]


라고 말하는 부분은 해당 곡이 속해있는 앨범 <Forgive Me>의 ‘Forgive me' 문장을 다시 소환하게끔 만든다.


1, 2 내내 상대가 화자에게 보인 오만과 알량한 걱정들을 모두 ‘아쉬운 ’, ‘불쌍한 이라 일컬으며 이제 그만 zip 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읽혔던  곡은 그녀 스스로가 본인의 마음을 다잡는 내용의 처럼 들리게 된다.


결국 그녀가 ZIP 하려 했던 건 너의 그 알량한 걱정이나 변명 따위가 아닌, 너와 함께 했던 ‘내 모습'일지도. Forgive 'ME'. 나는 노래를 듣는 내내 너와 함께한 추억들을 애써 잠그려는 화자의 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EP]

Forgive Me - The 3rd Mini Album

보아 (BoA)


02 ZIP (짓)

Korean Lyrics by 김보은(Jam Factory)

Composed by Ryan “Rykeyz” Williamson / DEEZ / SAAY

Arranged by Ryke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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