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공방 아카데미에서 '가구제작 산업기사 자격증 실기시험' 진행으로 인해 현장 견학 차 마이스터와 동료들과 함께 짜맞춤가구의 대가 백만기 선생님이 운영하는 <나들목 가구 만들기 짜맞춤 전수관>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짜맞춤, 그 견고함의 시작>의 공동 저자이기도 한 백만기 선생님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 짜맞춤 결구를 활용한 가구 제작의 기술과 수공구 사용법 등을 널리 전파하려고 노력하는 분이신데요. 그분이 운영하는 공방은 인천 부평구의 어느 아파트 상가 지하의 목욕탕을 개조한 곳으로 꼬불꼬불 미로 같았지만 공간이 군데군데 널찍하기도 해서 숨바꼭질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백만기 선생님께서 환한 미소로 저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셨고 자유롭게 투어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셨습니다. 여기선 이제 단체 교육은 하지 않고 개인 맞춤 교육만 진행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평일 낮이어서 그런지 작업대들이 대부분 비어있었지만 열심히 작업하고 계신 분들도 계셔서 멀찍이 이 분들의 작업을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곳곳에 작업대들이 설치되어 열쇠 공방처럼 오롯이 자기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보였습니다. CNC를 비롯해 다양한 목공 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기계실도 있었고 심지어 낙동(오동나무 겉을 인두로 지지는 작업)이 가능한 장소도 있었으며 샌딩, 도장하는 공간 등 기존의 교육 공방을 넘어선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조성된 공방의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백만기 선생님께서는 스피커 제작에도 진심이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마침 어느 그룹 회장님에게 주문을 받은 대형 스피커를 제작하고 계시더라고요. 2층 사무실에는 손으로 제작한 다양한 목제 의자들이 구비되어 그 편안함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조만간 일본 철물 축제를 방문 예정인 마이스터가 어떤 대패가 좋은 대패냐는 질문에 몇 백만 원짜리 일본 대패를 사는 것은 몇십만 원짜리 동양 대패와 실질적으로 크게 품질이 다르지 않다고 백만기 선생님께서 망설임 없이 답변하시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대패날을 잘 갈아서 제대로 사용하느냐라고 하시면서요. 사실 동양 대패날을 갈고 날을 잡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몇 천방, 몇 백방짜리 숯돌과 다이아몬드돌에다가 하루 종일 대패날을 갈아대면서 대패날과 씨름하는 분들이 제 주변에 계셨는데요. 이 분들은 호닝가이드가 있어 쉽게 각도를 잡을 수가 있지만 아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수작업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그 경지까지는 아니어서 그저 지켜보며 눈동냥, 귀동냥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목공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이번 현장 견학을 통해 특정 스킬을 갖고 계신 전문가 선생님들에게 두루 배울 수 있다면 가구 제작을 하는데 시야가 넓어지고 경험의 폭이 더 늘어나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서울 동쪽 끝이라 여기 나들목 가구 만들기 공방과는 너무 멀어서 아쉽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백만기 선생님이 공동 저술하신 <짜맞춤 그 견고함의 시작>을 꼼꼼하게 읽고 연습해 본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이해도도 높아지고 실력이 향상되지 않을까 싶네요. 많이 보고 경험하는 것이 소중한 자산이 되겠죠. 결국 목공은 투자한 시간, 노력, 땀 그리고 인내의 길고 긴 여정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듭니다. 이런 작지만 큰 깨달음을 느끼게 해 주신 백만기 선생님과 마이스터, 동료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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