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취업을 디자인하다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됐죠.”
영화 〈헤어질 결심〉 속 서래의 이 대사는, 사랑이 항상 동시에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해준의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고백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너짐의 순간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감정의 형태죠. 둘의 관계는 끝내 같은 지점에 닿지 못한 채 어긋나고, 서래는 '나는 당신의 미결사건이 되고 싶어요'라는 말과 함께 스스로를 바다에 던집니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오래 남고, 미결이기에 잊히지 않는 감정의 방식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일과 삶에서 ‘미완’은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개인주의 심리학의 개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은 일부러 미완의 상태를 자처한다'고 말했습니다.
평가받는 순간이 두려울 때, 사람은 일을 끝내지 않습니다. 완성하면 결과가 드러나지만, 미완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완성했더라면 더 잘했을 거야.”
이 말은 위로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기기만입니다. 아들러는 이를 ‘자기 보호 경향성’이라 했습니다. 미완이라는 안개 뒤로 숨어 책임도, 성장도 함께 미루는 심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헤어질 결심〉에서 미결은 사랑의 방식이었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디자이너에게 ‘미결’은 경력의 공백이 됩니다. 포트폴리오를 끝내지 못한 채 계속 레이아웃만 바꾸고, 지원서를 미루며 ‘아직 준비가 안 됐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미완의 상태에 머물게 합니다.
완벽을 목표로 할수록 시작은 늦어지고, 마침표는 멀어집니다. 이상적인 결과를 꿈꾸는 대신, 작은 완성들을 꾸준히 쌓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포트폴리오 한 페이지를 마무리하고, 자기소개서 한 문장을 다듬고, 면접 한 번의 경험을 온전히 끝내는 일.
이 작은 완성들이 모일 때 비로소 다음 단계가 열리고, 그 과정 속에서 성장과 자신감이 만들어집니다.
서래가 해준의 미결사건으로 남았던 것처럼, 여러분의 취업 준비가 스스로에게 ‘미결’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디자인도 취업도, 미완의 상태는 결코 우리를 지켜주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미완을 붙잡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