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삶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배유정 님! 배유정 씨? 배유정 대리!
모든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이름이 붙여진다. 이름은 개명을 하지 않는 이상 평생 따라다닐 고유명사이자 정체성이기에 부모는 아기 이름 선택에 신중을 가한다. 내 이름 또한 심사숙고한 끝에 정해졌고 그 과정 속에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존재했다. 할아버지께서 ‘미인’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다 부모님의 극구 반대로 인해 어느 고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미인이가 아닌 유정이가 되었다. 부드러울 유 (柔)와 곧을 정(貞). 부드러우면서 곧은 사람.
이름 풀이를 되새긴 후부터 사람들이 나를 부를 때마다, 유정이라 들리지 않고 한문을 직역한 ‘부드럽고 곧은 사람 님~’ ‘부드럽고 곧은 사람 씨!’로 들리는 착각이 일었다. 그리고 순간 생각했다. 나는 어른들이 지어주신 이름대로 곧게 성장 해왔는가? 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나를 대표하는 색상이 무엇인지. 물어본 사람들 모두가 미리 짠 듯이 입을 모아 말했다. '주황색’. 노랑, 초록, 무지개 등 쨍한 원색 등의 답변도 나왔지만 주황색만큼은 만장일치였다. 흥미로운 결과에 ‘주황색’의 의미를 검색했다.
주황색 : 주황색은 노란색과 빨간색의 중간에 위치해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난색이다. 생기 있는, 활발함, 적극성을 상징하며 명랑하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급격히 격앙되어있는 감정을 완화해주는데, 석양을 바라볼 때 답답한 마음을 해소시키는 것과 같다.
즉 지인들은 나를 명랑하고 활발한 성격에 친근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라 느낀다. MBTI도 ENFJ로 정의로운 사회운동가인 것을 보면 곧은 면도 있어 나름 이름 따라 자라왔나 보다. 그렇다면 갓난아기, 유치원생 때부터 지금의 사회초년생에 이르기까지 이름 뜻대로 성장해왔으니, 앞으로 디자이너 배유정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목표를 세우자
사실 디자이너로서 항상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 소프트파워를 통해 공공이익의 실현을 이루는 것. 무조건적인 혁신보다는 그저 사용자가 어제보다 편리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싶다. 이런 가치관을 세우게 된 배경에는 학교가 있다. 교수님은 그저 미대 나왔으니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아닌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디자이너가 될지 고민하게 했다.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은 학교의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은 내 이름, 디자인 철학과 비슷해 써 본다. 나는 세상을 부드러운 힘으로 긍정적이게 바꾸고 싶다.
말로만 다짐할 수 없어 직접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다. 먼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리면 허황된 계획을 세울 것만 같아 우선 가까운 미래인 올해 하반기 계획을 짰다. 처음에 어떤 식으로 짜야할지 막막했지만 한달어스의 목표지도 프로그램을 했던 팀원들의 글을 참고해 실천계획 10가지를 우선순위대로 추렸다.
1.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
- 내 가치관 또는 유니크함이 드러나는 웹 포폴 컨셉 설정
- html & css 사용해서 웹 인터랙션 보충
- 영문/다크모드 버전 추가
2. 영어공부
-클래스 101 인강
-해외 아티클 읽고 요약해서 스피킹 영상으로 남기기
3. 브런치 글 연재
- 일주일 1회 글 연재
- 독서 습관 들이기
4. 휴식
-하루 반나절 동안 멍 때리고 아무것도 안 하기
5. 힙서비스 분석하기
-월&수 : 노션에 서비스 1개 픽해서 CTA 부분 분석하기
6. 힙UI 베끼기
-화&목 : 전날 분석했던 서비스 똑같은 UI로 베껴보기
7. 운동 : 골프와 홈트
- 되도록 무리하지 않고 골프 주 2~3회 또는 홈트 1~2회.
8. 유튜브 업로드
- 3주에 1회 업로드
9. GA 인강 공부
- 월, 수, 금 아침에 GA 공부. 회사 또는 유튜브에 적용해보기
10. 3년간 유학자금 모으기
- 투자 포트폴리오 만들기
주말에 사진도 첨부해 목표지도를 완성하고 프린트한 종이를 방에 붙일 계획이다. 사실 10가지 안에 사이드 프로젝트 활동도 있었는데 요즘 약해진 건강 탓에 시작도 전에 포기했다. 가장 기대했던 활동이었던 터라 취소까지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장기 달리기를 위해선 좋은 선택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제일 중요한 항목은 4번 '휴식'이다. 중간에 힘들면 무조건 멈추고 몸이 정신력을 따라올 수 있도록 기다려야겠다.
이렇게 확고한 목표와 성장 의지를 가지고 열 가지를 실천해가면 소프트 파워가 조금씩 형성될 거라 믿는다. 목표 진행 중 삽질로 인해 흰 캔버스에 검정 선이 구불구불 그려지더라도 최종 목적지가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파워와 곧은 의지를 가진 이상적인 디자이너가 되도록 지속적인 성장을 할 예정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도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함께 달려갔으면 한다. 오늘 쓴 글의 소제목과 같이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이름은 각자 가치관의 기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