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회사에서 UI UX 디자인을 합니다.
최근 계약서를 다시 쓰면서 연봉협상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협상의 과정은 없었지만 가만히 통보받지는 않았으니 나름의 협상이라 생각해요(?) 사실 티키타카가 잘 맞는 팀원들을 만난 것도 행운이고, 더 함께 해보자는 쪽으로 이미 마음을 굳혔었기 때문에 이 소리는 '회사를 향한 나의 애정과 노고 정도는 알아줘!' 정도의 표현이었달까요? 대표가 바로 전화가 왔더라고요.
영어로, 그것도 전화로, 이런 이야기(돈)를 한다는 것이 불편하고 꺼려졌어요. 하지만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합니다. 전화를 붙잡고 그동안 회사에 기여한 것들과 앞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했습니다. 보통 회사에서 연봉을 올려주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팀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아직은 올려줄 수 없다고 했어요. Basic Salary(기본급여)는 동결이지만 다른 복지로 +@ 받아냈어요.
이번 과정을 통해, 연봉이든 복지든 회사에 당당하게 나의 가치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려면 그 근거를 꾸준히 쌓고 항시 말할 수 있는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말로만 하는 근거 말고요! 저희 회사는 영어로 소통하는 외국회사이고, 재택근무 베이스라 본인이 티를 내야 티가 나거든요. 그렇다면 어떻게 티를 내야 할까요?
첫째, 제대로 전달해야 끝이다!
업무에 쏟을 수 있는 총에너지를 100이라고 했을 때, 처음에는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패기로 100을 전부 디자인에 쏟았어요. 그런데 디자인이라는 Creative영역은 상당히 주관적이잖아요? 어쩌면 디자인 자체보다 어떻게 전달하는지가 더 중요한데, 더 이상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없으니 이 과정이 흐지부지 되어버리더라고요. 예를 들면 다른 팀원의 입으로 제 디자인을 전달하거나, 의견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입을 닫아버린 거죠. 안건을 파악(영어 듣기)하고, 생각하고, 그리고 의견을 내는 것(영어말하기)도 모두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 잖아요. 제한된 에너지를 현명하게 분배해야겠죠?
둘째. 틀려도 괜찮아!
아는 디자이너 헤드헌터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한국 디자이너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해요. 저희가 자라온 환경에서는 맞든 틀리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렵잖아요. 이것이 디자이너가 가진 역량을 100% 다 보여줄 수 없게 하는 요인이라고 하시는데 많이 공감했어요. 실제로 다국적 팀원들과 일해보면 이렇게까지 앞 뒤 정황 없이 의견을 낸다고? 싶을 때가 많아요. 제가 의견을 낸다고 해서 회사의 사활이 달려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틀리면 좀 어때요 가벼운 마음으로 의견을 내고 이를 통해 회사 일이라면 난 이만큼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태도를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