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스타트업 주저리
밀고 있는 상품 및 서비스가 아직 대중의 사랑을 못받은 스타트업.. 생각보다 투자금과 지원금에대한 의존이 클 수 있습니다. 사랑을 받을 때까지(상품 서비스로 수익이 충분히 나고 구조가 만들어지기까지) 버티고, 또 시대의 변화에 발 맞춰 성장해가려면(뭐 최근 예시를 들자면 대표적으로 AI가 있죠) 돈이 필요해요.
그렇게 돈을 지원받는 순간부터 하나 둘 제약이 걸리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해주신다는데... 돈 들어올 때는 행복합니다. 그런데 뭐 하나 하는게 쉽지 않아지기 시작해요. 허락을 받아야한다네요? 나중에는 허락받을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기도하고, 그들의 의견이 나뉘면 설득도 해야합니다. 가끔 이런 일도 생겨요. 서비스에대해서 1도 모르는 대주주께서 당장 구독모델을 넣어서 유저에게 돈을 청구하라고 하면 그냥 하는 겁니다. 돈주는 사람이 왕(?)이니까요.
그렇다면 지원사업을 통한 지원금은 조금 나을까요? 나랏돈 쓰는 건 선발되는 것도 일인데, 사용도 증빙도 상당히 일입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지원금은 현금이 아니예요. 쓸 수 있는 항목이 정해져있고, 그 항목이 마치 FM처럼 적혀있어 그냥 따르면 되는 것도 같으나, 모호한 부분의 경우 막상 써야할 때 쓰지 못하기도 해요. 사용 기한은 정해져있으니 그럼 울며겨자먹기로 다른 곳을 찾아 급히 사용해야합니다. 내부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스타트업 특성상 모든 업무 방면에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편인데, 지원금의 사용과 증빙은 스타트업과 정반대로 흘러 갑니다.
어려운 용어와 각종 형식을 갖춰 작성해야하는 보고서(여전히 한글 파일 사용하면... 말 다했죠...), 금액이나 날짜 등 특히 숫자에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꼼꼼히 체크해야하고요. 모든 서류는 한국어일 때만 효력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외국회사인 경우 국내 지원금 받고 증빙하는거 정~말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몇 년간 본사를 어디에 위치시키고 고용은 몇 명을 해야하는 등 이것 저것 조건이 붙거든요. 파산하고 싶어도 파산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얼마전 뉴스에서 지원사업을 통해 여행사를 차렸다가 코로나로 여행 불황기를 맞았는데, 지원금 사용 조건 때문에 마음대로 폐업도 못한다는 인터뷰 영상을 봤습니다. 허허허. 저는 서비스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만드는데 이바지하겠다는 당찬 각오로 입사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흠... 그랬어요.. (씁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