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잡담! 디자이너, 앱 개발의 세계에 뛰어들다!
개발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디자인을 구현해보고자 했던 호기심은 나를 앱 개발을 맛 보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디자인과 개발의 경계를 허물며 '개자이너가' 된, 그 짧은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 당시 제가 몸담았던 회사는 위젯과, 아이폰 초창기에 앱 개발을 주로 제작하는 스타트업이었어요. 정직원보다는 프리랜서분들이 많았고, 저 또한 다른 회사에 소속되어 프리랜서 형태로 디자인을 하다가 이직 제안을 받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합류 후, 디자인을 완료하고 나면 외주 개발자분들께 디자인을 넘겨놓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었는데 성격이 급한 저로서는 부분적인 수정을 하고 싶어도 개발자분을 기다리는 게 무척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아보지도 못하는 영어로 된 코드들을 보게 되었고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대충 "이게 이거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어서, 부분적인 수정은 그냥 제가 하게 되더라고요. 점점 더 나아가서는 코드를 조금씩 건드리며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외주 개발자분 : "디자이너님이 이걸 하셨어요?"
(사실 코드를 몰라도, 그분이 워낙 코드 정리를 깔끔하게 해 주셔서 응용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ㅎ)
저는 해당 회사에서 퇴사 후, 간단한 디자인 알바와 이직 준비를 하던 중, 퇴직할 때 받은 맥미니를 보며 생각했어요.
"나도 개발을 한번 해볼까?"
당시 출시되는 앱들을 보니 기능은 비슷한데, 시각적으로 예쁘지 않았거든요. 비주얼은 나름 자신 있었기 때문에, 오픈 소스만 잘 활용하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마도 앞에 언급한 것처럼 개발자분들이 만들어 놓은 소스를 종종 봐왔기 때문에 직접 개발까지도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ㅎㅎㅎ)
개발에 대한 제 생각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저는 코드를 몰랐지만, 제가 만든 이미지를 호출하는 명령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명령어를 따라가다 보면 연결된 코드를 활용 하여 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쌩 코딩 보다는 오픈소스를 활용한 재창조에 방향을 잡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픈소스 중에 ‘버튼소스’ 의 눌러지는 걸 이용해서 버튼에 소리를 넣어서 악기를 만들고. 버튼에 타이머를 넣어서 순발력 게임 등등등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ㅎㅎ (단순 무식 응용)
(그 시절에 착한 개발자분들이 오픈소스를 많이 공유했었던 거 같아요~)
저는 여전히 소스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어요. 아니 정확하게는 이해하려고 생각조차 안 했습니다.ㅎㅎ 대신, 코드에 연결된 영어 글자들을 보고 "이게 이거구나" 정도로 짐작해서 기억하거나 복사해서 붙여 넣기로 앱을 계속 만들었습니다.(기억력의 활용 정도랄까요?ㅎㅎ)
에러가 나면 해외 사이트를 뒤져보고, 도저히 해결이 안 되면 개발자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개발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얻은 별명이 바로 ‘개자이너(개발+디자이너)’였습니다. 개발자분들이 신기해했던 것 같아요.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심미적인 부분에서요.
(디자이너니까 아무래도 그런 쪽이 더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ㅎㅎ)
그 후로도 소소하게 몇 가지 앱을 만들었는데, 운 좋게도 국내외에서 순위권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운도 있었고, 초기 앱 시장이 조금 허술했던 덕이기도 했어요. ㅎㅎ)
앱이 순위권에 오르니 광고를 올려 달라는 연락이 오고, 신문사에서 인터뷰 요청도 들어왔습니다.
‘잘 나가는 앱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기회였죠. 성과가 보이니 점점 재미가 붙어서 평일, 주말, 새벽 가리지 않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기획을하고 개발을 해봤어요. 그러다가1등을 차지한 적도 있었어요.
(물론, 대소문자 하나 틀려서 밤샘 작업을 날린 적도 있지만요. 개발은 저와 정말 맞지 않다는 걸 느꼈지만요 ㅎㅎ)
그리고 특이한 경험을 했는데, 몇 가지 앱이 순위권에 오르다 보니 사용자들의 답글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처음 들어보는 욕부터 칭찬까지 정말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죠.
사실, 무료 앱에 왜 욕을 쓰는지 이해가 안 가서 저는 참지 않고 답글을 달기도 했었습니다.
진짜 ‘개자이너’가 된 걸까요…ㅎㅎㅎ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광고 수익이 생기고 여러 연락이 오다 보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더 좋은 앱을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저 혼자 모든 걸 해내려다 보니 개발 능력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생각은 많았지만, 구현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버렸습니다.
결국, 시장이 커지면서 진짜 잘 만든 앱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혼자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파트너나 외주 개발자를 구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사업적 마인드의 부족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ㅎ
그래서 제 포트폴리오 앱을 마지막으로 개발은 접게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포트폴리오를 앱을 앱스토어 등록해서 면접을 본 적도 있네요 ㅎㅎㅎ )
숫자로 남은 건…
가볍게 적으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옛날 경험 이야기로 글이 길어졌네요.
저는 '개자이너'로 아주 짧게 활동을 해봤지만, 몰랐던 영역인 개발자분들에 대한 존중이 조금 생기기 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소문자 하나로 실행이 안 되는 인간미 없는 코드는 정말 나와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ㅎㅎ
무엇이든 실행하다 보면 경험과 금전적 수익도 생기기도 하는 것 같아요.
개발영역을 아주 눈곱만큼 해보면서 약간의 생각의 크기를 얻었어요 화면단위의 연결에 있어서 여러 가지 예외 케이스들을 머릿속에 그려내는 능력이 조금 더 발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약간은 수익! 내가 일을 해놓은 거로 자고 있었도 통장에 돈이 쌓이는 건 처음 경험해 봤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별거 없는 개자이너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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