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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러 버는 디자이너 Jan 02. 2024

미국 또는 해외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 되는 3가지 방법

비전공자가 대학원, 부트캠프, 독학으로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 장단점



요약


1.

나는 내 상황을 잘 고려한 뒤, 부트캠프를 통해 UX/프로덕트 디자인을 배웠다.


2.

돈 주고 산 부트캠프의 커리큘럼, 멘토쉽, 온라인 커뮤니티는 초기 방향을 잡고 스킬을 익히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으나, 포트폴리오에 올릴 프로젝트는 내가 알아서 꾸려야 했다. 이 부분에서 학부/대학원생들과 퀄리티가 차이가 많이 나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다.


3. 

프로덕트 디자인은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분야라서, 어떤 방법을 선택하던지 간에 배움의 과정 동안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4. 

돈과 시간이 많으면 대학원을 가겠다.

 







UX 디자인 / 프로덕트 디자인 분야는 나름 전문적인 분야이지만, 디자인이나 컴퓨터 공학 전공을 하지 않은 비전공자들도 진로를 변경해 넘어와 다양한 배경과 스킬을 인정받는 흔치 않은 분야이다.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하게 커진 분야라 이 직군에 대해 급격하게 증가한 수요 덕에 다른 직군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다. 미국에서는 UX 디자이너가 기획, 리서치, 프레젠테이션 등 디자인 외 하는 일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고.


다만, 모두가 알다시피 2023년 초반부터 미국 외 전 세계 테크 분야는 현재까지도 칼바람이 무섭게 불고 있고 (정리해고는 꾸준히 진행 중이다), 매니징을 줄이고, 꼭 필요한 IC (Individual Contributor, 혼자 알아서 일할 수 있는 경력자)만 뽑는 추세라, 신입으로 취업하기가 정말 많이 어려워졌다. 요즘은 구인 공고 한 자리가 링크드인에 올라오면 3일 만에 500명 넘게 지원자가 몰린다. 그래서 예전에 "공부 적당히 하고 커리어 전향해 고소득직 되세요"라고 했던 게 요즘은 안 먹힌다.


이 글도 UX /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라고 추천하는 글도 아니다.

다만 찐 토종 한국인이 미국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취업한 사례가 온라인에 흔치 않기도 하고, 이 모든 것을 다 감안하고도 타국에서 UX /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꼭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도움을 주고자 한다.





미국이나 해외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


프로덕트 디자인 이론, 지식

기초 없이 디자인 못한다. 공부 많이 해야 한다.


디자인 스킬

Figma와 같은 툴 활용 스킬, 쓸모 있으면서 예쁘게 디자인하는 스킬 등


구직시 제출해야 할 물건들

포트폴리오 (웹페이지 형식), 이력서, 링크드인 프로필


돈과 시간

백만 원 이하로 가능할 수도 있고, 학교를 다시 가면 억대로 돈이 깨질 수도 있다. 누구는 6개월 이내로 구직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1-2년이 걸리기도 한다. 당연하지만 돈과 시간은 많을수록 좋다.


기타: 영어, 신분, 관련 경력, 인맥...

설득과 설명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라 영어는 어느 정도 돼야 하며, 어느 나라를 가든 합법적으로 돈을 벌라면 신분(예: 비자)이 있어야 한다. 관련 경력과 인맥은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훨씬 좋다. (미국은 상시 모집과 낙하산이 기본인 나라다.)


※ 한국에서 프로덕트 디자인 경력자, 그래픽 디자이너나 테크업계 종사자(PM, 엔지니어 등)와 같이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결이 비슷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방법도 있지만, 여기서는 나 같은 찐 비전공자에 맞춰 소개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는 루트 종류


이미 학부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좀 하신 분들 기준


1. 대학원

2. 부트캠프

3. 독학





루트 1 | 대학원


미국의 UX / HCI 프로그램 석사과정이 있는 대학원 랭킹 (출처: Top UX School)


비전공자가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준다고 해놓고, 디자인 전공을 하라는 게 첫 번째 추천이다.


사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게, 학부를 전혀 다른 전공을 했어도 대학원에서 받아주기도 하고,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에서 취직할 수 있는 신분이 없는 외국인에게 학교를 다니면 받을 수 있는 OPT는 취업 비자 없이 일정 기간 동안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아주 매력적이다. 학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외에서 인맥을 쌓고 적응하기도 좋다.


미국 학교들은 돈을 좋아하기 때문에, 돈이 되는 분야인 UX/HCI 프로그램을 많이 증설하고 있고, 취업 시장에 각 잡고 석사 수료한 사람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몇 년 뒤엔 대학원이 필수가 될지도 모른다.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 ⭐️⭐️⭐️⭐️⭐️

미국의 경우, 제대로 된 회사에서 오픈하는 인턴쉽은 99%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만 열린다. (인턴쉽이라는 명목으로 공짜로 일 부려먹으려는 회사들도 있는데, 이런 회사들은 굳이 재학생을 고집하진 않긴 함)

많은 회사에서 관련 전공 출신자를 선호하기도 한다.


비용: ⭐️⭐️⭐️⭐️⭐️

총학비만 최소 5천만 원에서 억만 원. 미국의 비싼 생활비는 덤.


소요 기간: ⭐️⭐️⭐️⭐️⭐️

학과 프로그램 기간만 1-2년, 입학 준비 과정과 취업 과정은 별도.


지식 다지기: ⭐️⭐️⭐️⭐️⭐️

각 학교 프로그램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체계적으로 짜인 커리큘럼에서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


스킬 익히기: ⭐️⭐️⭐️⭐️

(학교를 직접 다녀보진 않았지만, 같이 일해본 졸업생들을 관찰한 뒤 추측하면) 학교에서 딱히 실무를 가르쳐주진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추가적으로 배워야 한다. 다만, 개발자나 디자이너와 팀을 꾸려 퀄리티 있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동기들과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같이 연습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여담인데 같이 팀프로젝트한 졸업생들이 (심지어 HCI와 컴퓨터 공학으로 순위 안에 꼽는 유명한 학교 출신들) 피그마 오토 레이아웃, 컴포넌트 제작, UI 디자인에 대한 기초가 아주 많이 부족해서 내가 멱살 잡고 끌고 간 경험이 있다.


포트폴리오 꾸리기: ⭐️⭐️⭐️⭐️

앞서 언급한 것처럼 퀄리티 있는 프로젝트를 할 기회와 인턴쉽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다. 다만, 이걸 누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해야 함.


기타: ⭐️⭐️⭐️⭐️⭐️

입학과 함께 따라오는 졸업생 네트워크, 졸업 후 일정 기간 동안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신분





루트 2 | 부트캠프 (내가 한 방법)


UX/UI 디자인 부트캠프 순위 (출처: switchup)


부트캠프는 워낙에 가격과 프로그램 편차가 크기 때문에 순위는 의미가 없으니 참고만 하자.


부트캠프 프로그램은 천차만별이긴 한데, 대체로 빠른 시간 내에 실무를 습득하고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게 짜여 있다. 실시간 온라인 강의, 1:1 멘토, 파트타임 여부, 그룹 디자인 비평(Design crits), 커리어 코칭, 팀 프로젝트 기회나 인턴쉽, 잡 개런티 등 각 프로그램별로 제공하는 게 다르니, 본인에게 필요한 게 뭔지 잘 생각해서 결정하면 된다.


대학원보다 싸고 빠르게 필요한 걸 만들고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모든 사람들에게 오픈되어 있으나, 학부를 졸업하고 어느 정도 사무직으로서 일은 해 본 사람들이나 디자인 관련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하기 좋다.


가격은 대학원보단 훨씬 싸지만, 부담은 되는 가격이다. 비싸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참고로 잡 개런티(졸업 이후 일정 기간 내 취직이 안되면 수강료를 전액 환불해 주는 개런티)의 경우, 정책이 무진장 엄격한 편이니 말만 좋은 허울이라 생각하자. 2023년대 특히 신입으로 취직이 많이 어려워지면서 반년 넘게 구직만 하는 부트캠프 졸업생들이 넘쳐나는데, 수강료 환급이 안돼서 문제 삼는 사람들을 몇 번 본 적 있다.


부트캠프 또한 떠먹여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알아서 채워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론의 경우 대학원보다는 당연히 깊이가 낮은 편이지만, 부트캠프를 시작으로 본인이 알아서 심화 자료를 수시로 접하고 실력을 꾸준히 기른 수강생들도 많다. 다만 그렇지도 않은 수강생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트캠프 수강생에 대한 퀄리티에 편견을 갖고 보는 시선도 종종 있으니,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도 덤.


마지막으로, 부트캠프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비자가 안 나온다.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 ⭐️ ~ ⭐️⭐️

인턴쉽이 포함된 부트캠프가 있기도 한데, 없으면 본인이 알아서 무급 인턴쉽이든 봉사활동이든 찾아봐야 함. 부트캠프 온라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졸업생들이 부트캠프 수강생 중에서 인턴을 할 사람을 찾기도 한다.


비용: ⭐️⭐️⭐️

천차만별이지만 적게는 2-3백만 원에서 많게는 2천만 원까지. 온라인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 통근 안 해도 돼서 학교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든다.


소요 기간: ⭐️⭐️ ~ ⭐️⭐️⭐️⭐️

빡새게 짜인 커리큘럼을 정확하게 지킨다면 4-6개월. 하지만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디자인 스킬을 이 기간 안에 배운다는 게 현실적이지도 않고, 포트폴리오 꾸리기까지 1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식 다지기: ⭐️⭐️⭐️

짧은 시간에 뽑아낼려니 급하게 필수적인 거는 그래도 어찌어찌 배우게 된다. 어쨌든 부트캠프에서 멍석은 깔아주는 거니, 여기서 더 깊게 배우는 건 본인 몫.


스킬 익히기: ⭐️⭐️⭐️⭐️

피그마를 잘한다고 디자인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부트캠프는 그래도 피그마랑 기타 툴을 어떻게 쓰는지 가르쳐 주는 편


포트폴리오 꾸리기: ⭐️⭐️⭐️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면 된다고 알려주긴 함. 다만 이게 요즘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 같다며 척 보면 알아보는 안티들이 많아서, 부트캠프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퀄리티는 좋게 나올 수가 없다. 포폴에 올라가는 프로젝트 주제도 학사/석사생들 프로젝트 주제보단 매력적이진 않은 편. 물론 발품 팔면 극복 가능.


기타: ⭐️⭐️

학교만큼은 아니지만 부트캠프도 졸업생 네트워크가 있는 경우가 있음, 내 수준에 맞춰 속도 조절 가능함, 토플 안 봐도 됨



부트캠프는 내가 선택한 방법인데, 이 부분에 대해선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볼 계획.





루트 3 | 독학


유튜브 검색 결과 - How to become UX designer self taught


의외로 부트캠프에 비관적인 많은 이들이 독학에는 관대하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독학으로 UX 디자이너로 넘어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독학이 가능하긴 하다. 이 분야가 어쨌든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사실 독학 습관은 들이긴 해야 한다. 다만 이 분야가 워낙 넓게 배워야 해서 처음부터 혼자 하기엔 좀 막막할 수도 있다.


유튜브에 독학으로 UX 디자이너가 되는 법을 검색하면 좌르르 나오니 여러 영상을 참고하여 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몇 개월 내 독학으로 디자이너가 된다는 좀 말이 안 되니 걸러 듣자.


무료 소스는 인터넷에 넘쳐난다. NN/g가 가장 공신력 있으면서 무료로 UX/UI 디자인 관련 읽을거리를 제공해 주는 곳이고 (인증 프로그램도 있는데 어지간한 부트캠프보다 더 비싸다. 근데 탐나서 언젠가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 완전 무료라고 하긴 어렵지만 미디엄에도 좋은 자료가 넘쳐나며, 심지어 무료로 멘토와 커피챗을 할 수 있는 ADPList도 있다.


비용을 조금 들여서 온라인 강좌랑 인증서를 같이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가장 대표적으론 Google UX Design Professional Certificate이 있고 (강의는 무료이고, 인증서를 받으려면 돈을 내야 하는데, 크게 비싸지 않다.), Udemy에서도 할인 기간에 코스당 $20 이내로 수강 가능하고, Interaction Design Foundation에서도 월 $22 멤버십으로 무제한 코스 수강 가능하다. 책을 읽어도 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 ⭐️

본인이 알아서 찾아야 함, 그리고 부트캠프 수료 내역 한 줄이 그래도 독학보단 인정은 받는 편이다.


비용: ⭐️

마음만 먹으면 돈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다.


소요 기간: ⭐️⭐️⭐️⭐️ ~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솔직히 독학으로 순조롭게 착착 호로록 몇 달 만에 끝낼 수 있을까 이걸?


지식 다지기: ⭐️ ~ ⭐️⭐️⭐️⭐️⭐️

본인에 달린 듯


스킬 익히기: ⭐️⭐️⭐️

이건 어차피 대부분 독학으로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꾸리기: ⭐️⭐️

뭐 이것도 어차피 혼자 끌고 가야 하는 거긴 한데, 포트폴리오와 사이드 프로젝트를 봐줄 수 있는 어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꽤 크다. 이걸 봐줄 수 있는 경력 디자이너를 찾을람 찾을 순 있긴 한데, 이것도 꾸준히 봐주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도 차이가 엄청 큼.


기타: ⭐️

당연하지만, 독학으론 신분 해결이 안 된다. 네트워킹도 알아서.




그 외


추천하진 않지만 한국에서 국비지원 코스나 포트폴리오 준비반을 들을 수도 있다. 다만, 미국의 UX 디자인과 한국의 UX 디자인은 좀 결이 다르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준비하는 방식도 많이 다르고, 디자인 용어에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하니, 해외 취업을 고려한다면 영어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요즘은 워낙 경력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라... 차라리 한국에서 공부해서 한국에서 경력을 좀 쌓고 미국으로 넘어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의 경우, 이미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신분도 있고, 공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부트캠프 졸업 후 몇 개월 이내에 취직하는 사례가 많았던지라 딱히 대학원에 갈 필요를 못 느껴서 부트캠프를 선택했다.


부트캠프 수료하고 나니... 뭐 독학으로 하려면 할 수 있긴 한데, 부트캠프에 들어간 돈이 크게 아깝지는 않았다. 왜냐면 1) 무료로 멘토를 찾을람 찾을 순 있지만, 적당히 멘토에게 보상이 주어지는 멘토쉽이 조금 더 마음이 편하고, 2) 공부할 게 너무 많으니, 어느 정도 갈피를 잡아주는 부트캠프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었고 (뭐 근데 나중엔 거의 독학이었다), 3)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부트캠프 덕에 같이 스터디할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다. (사실 이게 제일 크다.)


각자의 사정이 다르니,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 꼼꼼하게 비교해서, 열심히 잘 준비하면 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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