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사회학_젠더와 취향

디자인 사회학_05

by jeana


1913년에 출판된 [좋은 취향의 집(The House in Good Taste)]에서 엘지 드 울프(Elsie de Wolfe)는 “모든 여성이 집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 또한 이 미국 땅의 집들이 여성의 집이라는 것도 당연하다. 집이 표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안주인의 개성이다. 그 속에서 행복하든 불행하든 남자는 영원한 손님일 뿐이다”라고 하며 젠더와 디자인-인테리어의 주체로서 여성-젠더를 구분하였다. 이에 대해 에이드리언 포티(Adrian Forty, 런던대학 건축사학 교수)는 ‘여성은 집으로 규정지어졌고 집 꾸미는 일을 담당해야 했으며, 집 꾸미는 일은 곧 여성의 개성 표현이 되었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1920년대는 여성의 편안한 가사를 소구 하면서 토스터, 와플기계, 그릴 등 가전제품을 방문판매하는 세일즈맨이 가장 활성화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가장 남성성을 대표하는 오토바이 브랜드는 자전거나 오토바이 광고 모든 곳에 남성을 등장시키고 있다. 즉, 제품의 상징을 남성으로 한정시킴으로써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수사를 제공했으며 '할리'가 다른 오토바이와 다르다는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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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나 지나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현상을 발견할 수 있을까. 다음의 두 사람을 통해서 젠더와 취향을 한번 다시 생각해 보자.


한 사람은 국내 최고의 아티스트 중 한 사람인 지드래곤이다.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상징하는 '데이지 꽃 브로치'를 착용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전달하고 있고, 어깨엔 샤넬백, 머리엔 '할머니 스카프'를 쓰는 등 파격적 아이템들을 적극적으로 활용 하면서 누구보다 독보적인 패셔니스타의 자신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은 가장 마초성을 상징하는 배우 최민수의 아내이자 유부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주은이다. 그녀의 매력은 2가지 상반된 취향을 모두 즐기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집과 스튜디오를 전혀 상반된 인테리어를 하기도 하고, 주부로서 요리를 매우 즐기고 잘하면서도 남편에게조차 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바이크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사례 이외에도 젠더에 대한 이분법은 많이 사라지고 있기는 하다. 젠더 구분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의 진화. 더 나아가 성적 정체성에 대한 높아진 수용성 등 사회적인 변화도 있다. 그보다는 젠더의 속성이 아닌 소비주체가 누구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젠더적 공정성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로서의 여성'을 위한 상품이나 마케팅이 목표로서 더욱 부각되기도 한다. 과거의 이분법은 조금씩 옅어졌지만 실제 시장의 상품이나 미디어에서 소구 대상에 따라 분화가 된 것이다.


즉, 이제는 젠더보다 개인의 니즈와 취향이 중요한 시장이 되었다. 여성이 소비자라고 해서 모두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남성만이 소비하는 제품이라고 해서 젠더의 편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사회적인 구분이 아니라, 현대의 개인이 원하는 것은 이미 자신이 내재화된 가치와 감각을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하는가에 있는 것이다.


젠더를 포함해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기 위해 디자인적으로 어떤 접근법이 있을까.


1. 우선 성에 대한 중립적 혹은 포용적 태도 : Future of London과 퀸 메리 런던 대학은 '여성과 소녀들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포용적 공간을 만들기 위한' 지침을 만들었으며(출처 1), 웹 포용성 관점에서 '성별 편향적인 디자인 선택이 해당 웹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여성 사용자에게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성 중립적인 디자인은 모든 성별의 사용자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된다는 것'(출처 2)을 밝혀내기도 했다.


참조 1 : How gender-inclusive design can work for everyone

참조 2: Gender-Inclusive Design: Sense of Belonging and Bias in Web Interfaces | Social Media Lab


2. 보다 더 많은 참여와 기회 확대 : 혁신과 기술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여성의 참여확대와 기회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산업기술 혁신 및 연구과정에서 여성의 소외에 대한 이슈는 다수 언급되고 있다. 혁신과 디자인에 대한 젠더 관점은 단순히 혁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혁신과 디자인을 성별(및 기타 사회적 지배 축)에 기반한 사회적 불평등, 배제, 소외를 의문시하고 줄이기 위한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출처 3) 이를 위해 여성은 물론 다양성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이자 연구자로서의 참여해야 하고 사용자로서 니즈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남성의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혹은 다른 성일지라도


참조 3 : Feminist and Gender Perspectives on Innovation and Design | Springer Nature Link


3. 진심으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기 : 한편으로 국내 정상급의 연예인이 여성적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독보적인 패셔니스트로서 인정받고 있기도 하고, 핑크색은 남성의 색채라는 농담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니라 무덤덤한 문이 되었다. 감각이나 취향은 한 사람의 성장과정에서 내재화된 것인 경우가 많이 있다. 그리고 성숙한 사회에서 성장한 세대일수록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한 분화를 통해 디자인 역시 다양한 형태로 시장을 풍성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취향 중심 사회'로서 '가치관이 취향'이 되는 시대라고 한다. 즉, 디자인 전 과정에서 개인과 취향, 가치관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참조 4 : '취향'은 어떻게 브랜드와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되었을까? - 금융이 알고 싶을 때, 토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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