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사회학_04
우리는 일상생활의 사회적 실천에서도 일정한 사회적 규칙을 따라 행동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모든 말과 몸짓, 표정은 일정한 규칙과 틀에서 이루어진다. 다른 사람의 표정과 몸짓을 보고 그 사람이 어떤 감정과 태도를 갖고 있는지 짐작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지 허버트 미드(George Herbert Mead, 1863- 1931)는, 인간이 복잡한 상징을 사용할 줄 아는 독특한 동물이라고 보았으며, 사회적 현상인 상호성(reciprocity)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 상호성은 개인의 정체성, 그리고 개인이 속한 집단의 인상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으며 디자인은 한 개인의 정체성이나 인간의 '상호성'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영국의 사회학자 마이크 페더스톤(Mike Featherstone)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요한 경향 중 하나를 ‘일상생활의 미학화’라고 규정하고, 대중의 미학적 취향은 새로운 사회집단으로 정체성을 형성하며, 계급을 대체한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의 취향은 더욱 확장성을 가지고 분화하고 있다. 한 때 사회적 계층이나 젠더의 속성을 상징하는 제품이나 용품, 도구 등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젠더에게 귀속되지 않고, 오히려 개인의 취향을 표출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도구로서 역할로서 급격히 다변화되고 있으며 세분하를 촉진한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은 가장 적극적으로 개인과 개인, 사회 그리고 세계를 이어주는 도구이자 새로운 정체성으로서 적극적인 도구, 즉 촉진자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개인이 가진 욕망과 개인-사회와 세계로 이어지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사회적 변화와 함께 변화하는 개인의 욕구와 갈등, 집단이나 사회문제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사회적 이슈와 갈등, 매일 송출되는 세계적인 난제가 제공하는 우려와 불안 등은 개인의 취향이나 기존과 같은 사회적 상호성 이상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디자인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개입'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발현하게 되었다. 영국 디자인카운슬에서 2005년경 진행한 'RED' 프로젝트는 바로 이와 같이 '개인과 사회가 직면한 일상의 문제-만성질환, 에너지소비, 시민의식강화'등의 문제해결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디자인적 접근방식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원칙과 방법론을 활용하였으며, 성공적인 성과를 통해 결과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디자인의 영역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위의 사례를 통해 디자인은 개인을 위한-인간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취향과 정체성을 구축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도구이자 인간-사회의 상호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개입 활동으로서 실증적인 방법론으로서 역할을 부여받게 되었다. 물론 이 두 가지 역할은 상호 교차 혹은 구분하여 활용될 수도 있으며 각각의 층위에서 동시에 전개될 수 있다는 점 또한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관점에서든 결과적으로 '개인-인간'의 관점에서 디자인의 사회학적 역할과 가치는 이미 정착되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디자인은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는 디자인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고 행동하는지에 반응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만드는 제품들에 의해 형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