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버크, 영국 역사학자, 2015-2017 발행
'편집디자이너의 생산도구'를 이용해 이 책을 이해하고 터득한 지식을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 '정의'를 끝으로 보낸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지식은 다 읽고 학습해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과정추정; 목차와 1차 독서를 통해 인지한 내용 구성을 구체적으로 분류해 학습 순서를 계획.
3. 계획실행; 계획한 순서에 따라 학습하되, 검색을 통해 더해진 지식까지 암기.
4. 결과확인; 문제 작성 및 답하기; 시험으로 암기한 것을 확인.
1. 핵심정의; "생산할 수 있는 지식을 습득하는데 '질문'만 한 것이 없다."
'나는 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고, 그 지식을 가치로 환원할 수 있는 생산이 가능할까'로 격한 고민에 빠져있던 시기에 발견한, 제목 때문에 읽을 수밖에 없었던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는 1.지식의 역사 기술記述의 중요성으로 시작해서, 지식을 표현하는 주요 개념 소개를 통해 2.지식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보여주고, 3.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형되는지 설명하며, 결론에서 인간으로서는 전부 습득하기 어려운 정보시대에 개인적인 지식을 자본화할 수 있을지와 지식 사용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지금'의 4.지식을 대하는 태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지식을 주체로 한 역사'라고 하지만 지역 간, 민족 간 교류 형태를 종류별, 시대순으로 인식해 읽어나가면 이해와 습득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이 등장하는 인명이나 고유명사와 관련된 자료를 검색하다 보면 뿌리에 주렁주렁 달려 나오는 고구마처럼 끝이 없어서 한번 읽는 것으로는 알게 된 것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20세기 초 사회학자 '칼 만하임'처럼 저자가 시대별 언급하는 인물을 허브로 주변과 연결하면서 학습하는 방식으로 읽어나가는 것이 좀 더 오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나는 왜 지식을 원하는 거지?'라고 떠올리면, 오로지 지적 호기심 때문이라고 답할 수 없다. 더하여 지식을 이상하게 사용하는 '지금'의 여러 경우들을 보면서 지식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만을 가졌던 순진한 나의 인식 수준은 오히려 '나는 무식하다'는 증거였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지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떤 지식을 습득해야 생산을 허락받을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지식은 평등하지 않다. 그럴만한 기회가 주어진 개인과 집단, 교회나 국가, 대학 등과 같은 기관은 특정 지식을 인정하거나 거부할 '권위'를 가진다. 특정 지식은 이런 과정을 거쳐 정통이거나 이단이라고, 유용하거나 무익하다고, 혹은 믿을 만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권위'에 의해 공표된다. 그렇게 특정 시대와 장소에서 무엇이 지식과 학문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유용한 지식이라고 해도 누구에게 무엇이 유용하다는 것인지 질문해봐야 한다. 지식은 분명히 다른 여러 목적으로 이용된다. 근대 초기 고전 수사학; 웅변 연구는 법률과 정치 영역에 기술적으로 활용됐고, 제국은 식민지의 토양과 자원에 관한 지식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이렇게 지식은 통제를 위해 동원된다. 푸코가 말한 대로 '지식은 항상 권력의 효과를 낸다.'" - 제2장, 지식의 개념 '권위와 독점'에서 -
지식을 사용하고 싶은 목적이 단순했던 '나의 처음'에 지식은 곧 학교명으로 치환된다. 모종의 지식을 가졌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졸업장과 지식의 영향력 및 전문성을 동일시했고, 이것은 아주 오래된 우리 사회의 규칙이기도 하다. 그래도 가지고 있는 만큼은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산을 지속하기 어려운 스펙'은 생산 가치 수준을 따질 수 있기는커녕 생산 자체를 못하게 된다는 의미임을 확인한다. 이런 불편한 사회 혹은 시대에 있음을 너무 늦게 인지한 후이기 때문에 더욱 '나에게 필요한 정확한 지식'이 간절하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지금 나에게 권력을 줄 수 있는 지식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필요하다. 어떤 지식을 습득해야 하며, 어떻게 사용해야 생산이 가능할까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말이다. 그래서 지금의 내 시간들이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나의 뇌에 들어차 있던, 참을 수 없이 천박한 허영의 대가로 잠깐 동안만 병치레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려 애쓰고 있다.
지식은 특별하게 정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잘 알고 있다고 쉽게 확신하게 되는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아래 은유를 통해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식 > 정보 > 데이터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정보는 날 것인 상태, 지식은 익힌 상태로 볼 수 있다. 물론 이 비유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덜 정제되었다는 의미일 뿐이다. 소위 말하는 ‘데이터’는 객관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전혀 아니다. 온갖 가정과 편견으로 가득한 인간의 머리로 인식되고 처리되기 때문이다." - 제1장 지식의 역사 '지식이란 무엇인가?'에서 -
그렇다면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거나 사용하고 있는 인류 작게는 개인의 모든 '인식認識'들을 지식이라고 할 수 있고, 그중에 돈이 될 수 있는 지식이 있다는 말 아닐까? 저자는 '지식에의 접근권'을 언급하는데, 자본으로써의 지식을 선취한 누구라도 그것을 공유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식 통제가 가능한 위치를 선점한 자들이 욕심을 부리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인간의 목적에 따라 지식이 얼마나 쉽게 감정으로 변질되는지, 얼마나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과거의 사건 하나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말인 1894년부터 1906년까지 프랑스에서 발생한 유대인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 사회적 차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요약하면 프랑스 육군 부사관이며 유대인이었던 알프레드 드레퓌스에게 국방비밀을 유출한 간첩혐의가 국가권력에 의해 조작된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이다. 실제로는 부당한 혐의임이 밝혀지면서 프랑스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후에 프랑스의 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드레퓌스 사건'은 양심의 가치, 정의, 반유대주의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논쟁을 촉발한 역사적인 사건 중 하나다.
'지식의 영향력'을 규정할 때마다 등장하는 한 사회나 시대의 사고방식, 즉 시대관觀의 흐름을 아는 것이 본질을 볼 수 있는 시작, 다시 말해 내가 원하는 지식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식은 인간 본성에 의해 버무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최고의 지휘봉으로 보이는 방식조차 반드시 한계가 있고, 이 때는 지식이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첫 단계는 '변칙성 anomaly'의 인식이다. 일부 정보가 기존에 받아들여지던 자연 세계의 해석과 맞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기간이다. 두 번째는 변칙 정보가 축적되면서 패러다임에 '위기'가 닥치는 기간이다. 세 번째가 바로 '혁명'단계인데,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상과학의 새로운 한 형태로 받아들여지는 기간이다."
지식 자체가 통제권자가 되어 유기적인 활동을 하며, 은밀하게 주도하는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에 대한 해설로 보이는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 전환'이 그것이다. 패러다임; 시대관이 바뀌는 일련의 과정이, 지식이 직접 개입했을 때 사회가 반응하는 생리작용 같은 것이라는 느낌이다. 새로운 시대관이 만들어지는 원인 혹은 패턴이 생산력에 필요한 지식을 직접 제공하거나 구축한 지식을 검증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사용해 당연했던 사고방식이 다른 것으로 바뀌는 과정은 주체; 사회(現시대관; 來시대관)에 따라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現시대관의 치명적 단점(한계; 전조출현)을 경험(증세; 문제발견)하고 → 인식(발병; 개선욕구)하면 → 위기(부정; 악화현상)를 느끼고 두려워 하지만 → 혁명(반항; 적응작용)적으로 → 흡수(소멸; 안착완료)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 휩쓸린 지금의 나에게 '나 자신을 넛지하고 프레임 씌우려는 계획'이 내게 필요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편집디자이너의 생산도구'로 단계별 계획을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이 방법, 혹은 당장 시작해야 하는 실행 목표라는 확신이 들고 있다.
물론 이 확신은 또 한계에 이르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해질 테지만, 바로 이 부분이 나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필요한 '궁극의 지식'일지 모른다. '피터 버크'는 지식을 연구하는 목적을 언급하는 마지막 장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목표는 복잡한 문제들에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분야; 지식연구에서 진행된 서로 다른 연구; 주장; 가설들의 기저에 깔려있거나 혹은 내포되어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인식하게끔 독려하려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세상을 알고자 책을 읽고 연구하는 태도,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는 끝낼 수 없는 과정으로 보는 사고방식을 갖도록 '독려'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가치 있는 생산'을 하기 위해 편집디자이너는 어떤 구체적 지식에 우선해, 지식을 대하는 태도를 다듬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태도로 지식을 탐색하는 과정이 생산력을 갖추는 방법이 될 것이다.
"체계화한 실천법들은 너무 간단해서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천법은 시간에 얽매여 있고, 서로 다른 시대와 사회 환경에서 서로 다른 규칙을 따르며 서로 다른 형태의 지지를 얻는다." 지식의 역사를 정립하고자 하는 학자는 정보가 지식이 되는 다음의 정보 활용의 4단계; 수집 → 분석 → 확산 → 사용을 통해 어떤 것이 지식이 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편집디자이너로 보는 '태도로 만들어야 하는 주요 개념'은 다음과 같다.
관찰; 어느 정도 생각을 지니고 가까이 들여다보는 행위, 17세기 네덜란드의 '관찰의 시대'는 망원경과 현미경 발명과 연결됨, 법의학자 에드몽 로카르의 '교환법칙; 접촉하는 두 물체는 서로 흔적을 주고받는다고 밝힘. 1920년대 시작된 참여관찰; 감시사회의 가시적 상징 CCTV까지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습득할 때 갖춰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음.
15세기 스페인에서 시작된 탐사대 파견은 지식 수집에 핵심적 역할을 함, 1790년 파견된 탐사대 '말라스피나'는 박물적으로 탐사원 구성; 천문학자, 생물학자, 화가 등으로 조직됨, 화가를 동행시켜 발견한 것을 자료로 보관할 수 있게 준비시킴, 이때 해군성 지령서에는 '그곳의 토양과 생산물, 상주하거나 자주 출몰하는 야생동물 및 조류, 강과 해안에서 발견되는 어종과 개체 수를 주의 깊게 관찰할 것, 유용한 광맥이나 광물, 가치 있는 암석 등을 발견하면 각 종마다 표본을 가져올 것, 나무와 과일, 곡물의 씨앗도 가능한 모두 모아 오도록' 지시. 표본채집은 물론 현지어 습득도 실천.
검색; "온라인 검색에서도 도서관 검색처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검색엔진 문해력'은 생산적인 질문을 구성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광고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엔진 자체의 결함을 인식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직업, 시간과 노동으로 수집한 정보와 폰을 열어 정리된 자료를 검색하는 것을 합쳐서 얻는 것이 '지식', 18세기 영국 시인이자 평론가 새뮤얼 존슨은 지식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어디서 관련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아는 것'의 두 종류가 있음.
분석; 지식을 뇌에 입력시키는 하나의 방법으로 "화학에서는 한 물질을 별개의 구성 성분으로 쪼개는 분류, 퍼즐조각 같은 정보의 단편들을 모아서 사건과 경향성에 관한 설명을 구성하는 통계, 정신분석에서 배우들이 직접 제공하는 행동 설명을 거부하고 더욱 심오한 새로운 설명을 제공하는 묘사는 정보를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눔.
사용(공유); 말로 하는 구두전달(소문)을 시작으로 효과적 측면에서 극적으로 설명(연기)하기에 이르고 몰리는 인기(명성)를 경험하고 순위를 매기기(시험)의 단계를 거침. 이로써 가상의 지식 공동체로 볼 수 있는 '편지공화국'은 자료가 지식이 되어 사용되고 대중화된 과정. 이 지식 공유에 가장 큰 역할을 한 3가지 도구는 강연, 박물관, 인쇄가 있고, 데이터 전송 방법의 변화에 따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음.
1기; 대략 1500~1800년까지, 말이 끄는 공화국
2기; 1800~1950년, 증기 공화국
3기; 1950~1990년, 비행기
4가; 지금, 디지털 공화국, 보이지 않는 대학
태도는 이미 각자의 뇌에 각인된 기존의 사고방식이다. 이것을 생산적인 것으로 바꾼다? 개인에 따라 필요성을 느낄 수 없는 혹은 생각해 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저 물리적 조건에 얽매인 상태로 흐르기만 하는 상황을 멈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어렵지만 해야만 하는 조건이 이 '생산적 태도 형성'밖에는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지금'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지식이 보편화된 시대라는 반몽半夢에서 깨어나, 지식은 여전히 접근할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지 않을뿐더러 모두 습득하기 불가능할 만큼 '빅'하다는 것을 실감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의한 기존의 사회적 태도와 생산적 시대관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전제하에, 주어지는 지식을 의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수집해 나가면서 지금의 자리에서 감당할 준비를 하는 것이 '지식'을 선점하지 못한 80%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