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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너마저 Jan 22. 2021

브랜드 사운드, 경험의 힘

사운드로 서비스의 경험을 채운다

# 감성을 살려내는 기술


영화관에서 20세기폭스의 로고 영상이 흘러나오고 우렁찬 빵빠레 사운드와 '빰빠밤~빠바바바빰빠밤~ 바바바밤~' 소리가 들리면, 먹던 팝콘을 잠시 내려놓고 집중을 시작하죠. 혹은 어릴 적 TV에서 주말의 명화를 봤던 기억이 잠시 떠오르기도 하구요. 이 20세기폭스의 사운드는 1930년대 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유니버셜스튜디오의 로고 영상과 사운드도 자주 보이는 것 같고, 넷플릭스의 짧고 강렬한 사운드도 참 좋습니다. 이처럼 브랜드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에 시각적 요소와 더불어 우리에게 기억되는 가장 강력한 것이 '사운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QqvlMHRpFI

뭔가 드라마틱하고 인트로, 처음을 알려주는 느낌이 강렬한 넷플릭스!  MGM의 사자 울음보다 훨씬 세련된 맛도 있고 넷플릭스 특유의 세련됨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iCN5L5NAPo

2015년부터 두둥

넷플릭스의 극장 개봉 영화를 위한 인트로 사운드도 따로 있습니다. 게다가 작곡가는 무려 Hans Zimmer(좀 이따 한 번 더 등장 예정) 아무래도 극장에서 상영될 영화의 인트로로 지금의 두둥~ 인트로는 너무 짧은 감이 있죠. 조용하게 시작해서 점점 웅장해지면서 넷플릭스의 두둥~으로 방점을 찍는. 멋지네요. 아직 영화관에서 직접 보고 들은 적은 없지만... 빨리 보고 싶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SqSiUVUvVCE



# Apple, 그리고 iPAD


광고를 잘하는 기업은 참 많죠. 현대카드, 배달의민족, 슥닷컴 등. 그래도 여전히 저에게 있어 최고는 Apple입니다. '눈 감고 광고 음악만 들어도 애플 광고인줄 안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광고음악을 잘 뽑고, 2010년의 iPad 광고가, 그중에서도 음악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있습니다. 원곡은 이름부터 매콤한 Chilly Gonzales의 Never Stop이라는 곡입니다. 잘 모르시겠다구요? 한 번 들어보시죠. 칠리 형님의 매콤한 라이브 버전으로 준비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6IBDpYr8aw

육수를 쏟으며 연주 중인 칠리 곤잘레스

지금은 레전드로 남은 이 곡이 사실은 mp3파일 조차 없었던 곡이었는데요. 미완성곡으로 LP로만 존재했던 이 곡을 애플에서 신제품 광고에 쓰겠다고 빨리 곡을 완성시켜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애플이 얼마나 집요한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없는 것도 있게 만드는! 광고 영상도 함께 보고 가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l5zy93IyWCA&feature=youtu.be

2010년 Apple iPad 광고 시리즈 중 Electric Ver.

Apple의 광고음악 고르는 입맛은 익히 유명하지만 몇 해 전 출시됐던 iPhoneX에서 제대로 임팩트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iPhoneX는 제품의 디자인부터 기존의 아이폰과 차별화됐었기 때문에, 광고에서도 기술적인 측면을 돋보이게 함과 동시에 디자인의 맛을 제대로 살렸어야 했는데요. 이전과 비슷한 듯 새로운 영상과 찰떡인 이 음악은 빠른 템포로 주르륵 iPhoneX의 새로운 기능들을 소개하는데요. 영상과 함께 음악이 귀에 남네요. 물론 맥북을 켤 때의 '우웅~'하는 소리도 애플의 브랜드 사운드로써 일품이죠. 일관된 경험의 중요성이란...

https://www.youtube.com/watch?v=0S6pHex-KCo

Sofi Tukker - Best Friend


# 광고가 전부는 아니지


브랜드 사운드를 대중에게 알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 광고겠지만, 제조업 브랜드 특히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요즘 사운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일례로 아반테, 소나타, 그랜저로 상징됐던 국민 브랜드 현대자동차에서도 요즘 디자인 혁신과 더불어 브랜드 사운드를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띠리링 띠리링' 이라고... 현대자동차 광고가 끝나기 3초 전에 나오는 이 사운드. 광고에서 2초는 꽤 긴 시간인데요. 보통 TV 광고가 15초, 30초이니까요. 얼핏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2초... 그것도 한 번 듣고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아하며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도 맞아야 하기에 어려운 작업이고, 또 잘못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죠.

https://www.youtube.com/watch?v=w1uuX-JDIH0&feature=emb_logo

띠리링 띠리링


광고가 아닌 제품에 브랜드의 사운드를 녹이기도 하더라고요. 특히 전기차 쪽에서 활발한데요. 미래 기술 전기차. 모터가 없다 보니 굉장히 조용한  전기차의 특징이었는데, 너무 조용한 탓에 보행자가 미처 자동차를 확인하지 못해서 생기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임의로 모터 소리를 입히기도 하더라고요.

BMW  M NEXT
'Hans Zimmer

BMW는 전기차 엔진음을 말 그대로 '작곡'하고 있는데요. 바로 영화 음악계의 탑티어 '한스 짐머'와 함께 말이죠. 전기차에 시동을 걸면 가상의 엔진음이 풀 오케스트라로 연주되어 주행 중에는 사운드가 4단계로 진화하는... 으억 한스 짐머의 설명에 따르면 추진-진화-고조-폭발의 흐름으로 4단계 구간을 작곡하여 추후 발표될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 엔진음만 들어도 BMW의 자동차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gkMxD9K_ffg

추진-진화-고조-폭발

포르쉐도 마찬가지입니다.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소리는 대체 어때야 할까요. 공랭 엔진 소리 감성이라는 포르셰의 설명... 저는 우주선 소리처럼 느껴지는데요. 아무리 조용한 게 좋다지만, 빠른 속도의 쾌감을 배가시키는 사운드 없이 스포츠카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요. 같은 전기차와 고급 스포츠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이렇게 브랜드마다 엔진음이 다르다니! 간지 나는 스포츠카의 겉모습만큼이나 소리를 듣는 재미도 있네요. 물론 이 기능은 운전자의 편의에 따라 On/Off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xSBMTwE858


# 멋이 전부는 아니지


브랜드 사운드라고 무조건 멋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에 정말 많이 들을 수 있는 '배달의민족 주문~!'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다 보면 어김없이 들을 수 있죠. 그만큼 배달시키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어딘가 경쾌하고 밝은 음성으로 주문이 들어왔다고 알려주는 사운드. 사장님들 귀에는 그 어떤 음성보다 기분 좋게 들릴 것 같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xH0JnBhW-Is

배달의민족 주문!

멋지진 않지만 브랜드 사운드로 소비자에게 강력크하게 인식되어있는 브랜드로 쿠쿠 밥솥도 있습니다. '쿠쿠 하세요~ 쿠쿠'

저에게 있어 가장 임팩트가 강한 브랜드 사운드는 UEFA Champions League 입장 연주곡입니다. 원래는 왕위 대관식에 사용됐던 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입니다. 축구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노래죠. 쓸데없이 축구하는데 장엄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저에게는 새벽 4시에 눈 비비며 일어나 축구 보던 그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는 그런 노래입니다.

https://youtu.be/QHwF5u3rTEk

이처럼 브랜드 사운드는 개인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듣고 나서 어떤 서비스 or제품인지 알 수 있도록 임팩트를 남길 수 있으면 더 좋겠네요.


글의 내용 때문에 유난히 영상 링크 첨부가 많았는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

www.BM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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