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쑥부쟁이의 사랑

어쩜 이리 예쁠까

by 이엔에프제이

To. 청하쑥부쟁이


안녕 청하쑥부쟁이.

지난 주말에 다섯 명의 지인이 정원에 방문했었어.

언제부턴가 꽃밭을 둘러보던 지인들의 표정을 살피게 되더라.

한결같은 목소리로 감탄하는 순간 그들의 내면에 있던 불안과 짜증이 줄행랑치듯 도망간 거 같았어.

얼굴빛이 밝아지는 걸 코앞에서 보았거든.

씰룩거린 입가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듯했어.

나는 야외테이블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지.

준비한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너도나도 마음을 열기로 작정한 것처럼 수다삼매경이었어.

앞사람의 이야기에 빠르게 공감하며 대화의 주도권을 자연스럽게 뺏어온 느낌들이 좋더라.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그냥 이유 없이 뿌듯해진 기분이었어.

요즈음 웃을 일이 그다지 없었는데 덕분에 실컷 웃었어.

행복바이러스가 전념이 되었던지 한동안 우울했던 나의 마음도 편안해지더라.

삶이 익어갈수록 마음이 맞는 사람과 터놓고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축복인 거 같아.

그건 서로를 위한 배려와 존중 없이는 불가능하지 싶어.

아무리 허물이 없다 하여도 상대방이 불편해한 것들은 먼저 묻지 않고 기다려주려고 해.

세상엔 내 맘 같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걸 인정하기 때문이지.

가까운 관계 속에서 상처받을 가능성이 많더라고.

나는 가을사랑 듬뿍 받고 있던 너를 보면서 가까운 지인들의 상처가 아물기를 기도하곤 해.

청하쑥부쟁이 너의 꽃말처럼 내가 먼저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어.

나의 평안이 만나는 모든 이에게 잠잠히 흘러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 같아.

그냥 그렇게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

청하쑥부쟁이 올가을에도 변함없이 한아름 예쁜 꽃을 피워줘서 감사해.

오래오래 나의 친구가 되어주렴.


From. 이엔에프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