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철문이 열리자 세상을 다시 만난 기분이다
소년원에서 만난 아이가 곧 꿈꾸는 자유를 만난 다기에 기뻐했다.
나는 일 년 조금 넘게 만나왔던 덩치 큰 아이가 남은 과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나름의 약속도 했다.
오늘 마지막 만남인데, 커트머리에 파마를 하고 나타난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
약간 우스꽝스럽기도 했으나 볼수록 귀여워 계속 쓰다듬었다.
굳게 닫힌 철문을 그토록 나가고 싶다더니 얼굴엔 미소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왜냐고 물었다.
딱히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어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는 그 한 마디가 가슴에 송곳처럼 박혔다.
돌아갈 가정과 주변 환경은 일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데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런데 믿기로 했다.
구속된 자유에서 해방된 자유를 꿈꾸어 온 아이였으니 누구보다 잘할 수 있으리란 걸.
사람 대 사람으로서
다신 이곳에서 만나지 말자며 새끼손가락 걸고 눈을 마주 보며 다짐하고, 또 약속했다.
그러곤 식당 아주머니께 부탁했다.
퇴원하는 아이니 치킨 몇 조각을 더 주시면 안 되느냐고.
흔쾌히 더 담아 주셨다.
참으로 고마웠다.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란 걸 아이도 인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이와 마주 앉아 내일 그리고 미래를 얘기했다.
오늘 밤, 긴장된 몸과 마음이 평안을 누리는 밤이었으면 좋으련만.
눈웃음이 매력적인 아이야, 널 진심으로 응원하는 거 알지?
시간이 채워지면 어쩔 수 없이 이별할 수밖에 없는 인연이라는 것도.
주어진 하루, 그 시간을 유혹하는 부정의 메시지에 더 이상 흔들리지 말고 버텨보았으면 해.
믿을게, 믿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