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마주한다는 건,
악취 고약한 과거의 상처들을
헤집어가면서 정리할 수 있다는 것,
새 살이 돋을 때까지 타는듯한 고통을
참아내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것,
위선된 세계의 망령에 사로잡힌 자들에게는
결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벽 속에 내손으로 묻어 버린 시신과 검은 고양이를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결국은
고뇌와 사색의 깊이로 눈부시게 된 심연 속으로
환호의 함성을 지르며 너와 같이 달려갈 수 있게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