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음
서울옥션에 안중근의사의 미공개 유묵이 출품되었다.
옥션일은 2/27(화)이다.
내가 낙찰받을 가능성은 적으니,
내 눈에 담고 또 담기 위해
이번주 평일에도 시간을 내서 업무 중간에 다녀오려 한다.
예술은 가리는 것이 아니라 배웠다.
그중에도 나에게 정신적 안정을 주는 것은 항상 미술이다.
진정한 사치는 정신적 사치.
감가상각 말고 정신적 사치를 좀 해보려 한다.
누가 아는가, 끝이 어찌 될지.
人心朝夕變
山色古今同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항시 같다.
본인의 욕망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조차도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기 힘든데,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어,
손에 적절히 쥐어주기란 더 힘든 것이다.
27살 적인가, 우리나라 1세대 헤드헌터와 계약하러 갔다가
계약서 사이에 백지가 끼워져 있는 일이 있어서,
조용히 일어나서 나왔다.
한국정서상 계약당일에 하나하나 계약서를 읽어보고 계약하는 '을'은 없으셨나 보다
며칠 전 계약서 사이에 백지가 끼워져 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북북 찢었다.
(막장드라마처럼 패대기칠걸 그랬나?)
목 끝까지 차오르는 화를 한 번 더 찍어 누르고,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다.
20대엔 내 힘이 약해 조용히 일어섰고,
30대엔 조금은 알게 되어 화를 낼 수 있었으니,
40대부터는 웃으면서 일어날 것이다.
아니
내일부터는 같은 일이 일어나면 크게 웃으며 일어날 것이다.
내 그릇의 크기가 더 커져,
많은 사람이 내 회사에서 머물고 싶어 하고,
손에 쥔 것이 많아 '갑'의 위치에서 휘두르는 상황이 오더라도,
나는 계약서 사이에 백지를 끼워 넣는 양아치새끼 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
나 자신과 약속한다.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킨다.
이 일 때문에..
안중근의사의 지장(절지)이 더 크게 와닿았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 했던가,
사회생활하며 교활하게 혀를 반잘라 뱀처럼 사용하는 남자는 많이 보아도
간쓸개영혼까지 보여주며 진심 얻어내는 남자는 몇 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것 아는가?
나이 어린 사람들이 훨씬 잘하는 것인데,
결국,
사람마음을 붙잡아두는 힘은 진심이다.
사람들은 진짜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안중근의 절지가 사람을 붙잡는다.
나를 내 인생 중심에 바로 세우는 것은
애초에 어린 나이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라..
평생 하는 것이라는 걸 오늘에서야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