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cares?
회사를 다닐 때는 비싼 가방이 좋았다.
같은 층에 200명이 앉아 있다 치면,
내가 제일 비싼 가방을 들었다.
그게 중요했다.
업계 특성상 처세가 중요했고,
실력과 상관없이 일을 열심히 하든말든 같은 모습을 유지하기만 하면 가는 인생이었으니까.
그러니 나를 비교우위에 올려줄 가방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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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회사로 이직하자,
가방이 안 중요해졌다.
퇴근 후 직장상사분들과 치는 테니스가 더 중요했고,
회사 내 기숙사에 머무르며 시간 세이브를 할 수 있게 되자
금요일 새벽 4시까지 혼자 업무를 하던 공부를 하던 경계가 없어졌다.
일운동공부일운동공부.
돈걱정 없이 원 없이 공부하는 것이 일하는 것이 좋았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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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라는 것을 처음 해보아야 할 상황에 놓였을 때는
신발은 깨끗하게,
가방은 31cm 이상.
시계도 깔끔한 애플워치 아니면 클래식.(약속시간 15-30분 전 미리도착)
유지했다.
핸드폰은 최신상.
그때 만나던 남자친구의 배려이자 노하우는 평생 지키고 있다.
경제적인 위치로 갑질당하고 유혹에 넘어갈까 걱정되어 쥐어준 것일 텐데..
앞으로도 폰은 최신상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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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가방을 한 달에 한 개씩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
아무것도 사고 싶지 않아 졌다.
공작새처럼 나를 억지로 펼쳐 내놓지 않아도 된다.
나를 증명할 필요도 내세울 필요도 없어졌다.
내가 나를 신뢰하는데 남들의 시선이 무엇 중요하겠는가?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것보다 더 많은 매출과 소비가 아니라,
내가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영향력을 발산하고 또 발산하는거.
(물론 책임질게 더 많아진다면 내가 얼마짜리 사장인지. 이거 하나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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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내 삶의 주도권을 다른 이에게 뺏기지 않는다.
부모님도 남자친구도 남편도 아니다ㅎㅎ
내 삶의 주도권은 온전히 오로지 나의 것이다.
비싼 가방이 아니라,
비싼 가방을 언제든지 살 수 있는 능력을 갈망했고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진정 내 능력으로 이룰 수 있다 확신하고 싶었고
여유로운 척 아니라,
진정으로 여유로워 사람마음이 내 곁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싶었고
남자친구가 사장이라서 좋은 것이 아니라,
아침미팅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그 권한이 부러웠다.
컨버터블 아우디가 좋은 것이 아니고,
휴가승인받을 필요 없이 바로 공항으로 차 타고 떠나는 자유가 좋았다.
Plus,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게 좋은 것이고,
내 아가 하굣길에 비가 오면 우산과 장화를 들고 마중 나갈 수 있는 시간적 자유로움,
몸이 힘들면 내 스케줄에 맞추어 마사지를 가고
사람이 북적이지 않는 평일에 미술관 전체를 독점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게 좋다.
내가 원하는 만큼 내 사무실에 앉아 일하고 공부하고 음악 듣는 것이 좋은 것이다.
내 욕망을 이루기 위한 일련의 경험을 거치면서,
Self control 능력이 훨씬 높아졌고,
욕망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마음을 선명하게 스스로 쳐다볼 수 있다.
다만,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내 팀을 꾸려 함께 일하고 싶다는 욕망,
올리브영에가면 이렇게 많은 상품중에 왜 내가 만든 상품은 없을까.. 하는 어릴 적의 꿈과
정말 사랑을 하여,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뛰어난 남자와 좋은 가정을 꾸리겠다는 욕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정말 이 모든 것을 이루었을 때,
나는 무엇을 원할지 궁금하다.
더 빨리 알고 싶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Maybe not. 다른 이가 중요히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으며.
So what?
Who cares?
https://youtu.be/G2w7h0Ye-b8?si=nmqlsPIoYQlkd9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