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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이의 아재라이프 Feb 07. 2019

빈익빈 부익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선순환에 진입할 기회를 얻는다.

첫 회사와 두 번째 회사는 정말 극과 극이었다. 두 번째 회사로 이직하고 나서 사회 선배들에게 이 직장의 힘든 점을 푸념했더니 "이전 직장을 다시 한번 떠올려봐"라고 했다. 떠올려보니 갑자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면서 내 몸 가득히 퍼지는 그 행복감을 절대 잊지 못한다. 정말 천국과 지옥이라 해도 될 정도이다. 


첫 번째 회사는 지방 신도시에 위치해 있었고, 항상 업무시간이 끝난 저녁에 회식을 했다.  간통제가 폐지된 날 사내부부였던 차장이 간통제가 폐지됐다며 환호를 하고 박수를 쳤다. 주위 팀원들의 동의를 바라면서, 회식하는 날은 귀가가 늦었고 싱글이던 사원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직원은 팀 내에 얼마 전 결혼해서 아기가 있는 젊은 과장님 한 분뿐이었다고 장담한다. 결국 팀원 내 행복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이 말이다. 회의는 항상 1시간 이상이었고, 결론이 없는 회의가 99.9%였다. 사장님께 올릴 ppt한개 때문에 한층의 전직원 200명 정도가 야근을 10시까지 했다. 물론 연장 근무속에 일하는 사람은 없다. 집에 가봤자 마누라랑 애들밖에없다며 회식에서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기 일 수였다. 회식 다음날은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날은 아무도 회의를 안하고 일을 안한다. 다들 체력이 바닥이니까. 점심시간에 해장 메뉴가 뭔지 정할 뿐이다. 당연히 팀성과는 바닥을 친다. 이 팀이 왜 있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더라. 다들 연말에 인사이동 신청을 했으나, 그 마저도 잘 이루어 지지않고, 윗사람들에게 인사이동신청을 했다는 사실을 들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우는 소리가 하루하루 가득했다. 


두 번째 회사는 수도권 변두리에 위치해 있었고, 지하철로 출퇴근이 가능했다. 당시 집이 너무 멀었던 나에게 기숙사를 제공해주실 정도로 사원급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사수는 해외근무를 다녀와 초고속 승진을 하셨던 분이시다. 팀 리더는 대학생 두 딸의 아버지로 외근이 잦으셨지만 회사에 출근하시는 날이면 아침에 항상 미소가 가득했다. 퇴근하고 두 딸과 항상 포옹을 한다고 하셨다. 여자 상사 분도 점심시간이면 아들과 통화를 했다. 회식은 주로 점심시간에 했고 저녁시간에 회식을 해야 되면 미리 통보를 해주고 가족들에게 알렸다. 젊은 여자 상사분이 외동아들이 요즘 혼자 놀 때 혼잣말로 노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하자, 위에 남자 상사분들이 그러게 자기들이 둘째 낳으라고 하지 않았냐고 독려를 했다. (그러게 둘 낳으라니까 하는 한국식 독려가 아닌 실제 가정내에서 겪어보고 임신해서 회사 다닐때부터 그리 계속 조언을 하셨더라) 내 슈퍼바이저는 아이들 시험기간엔 집에 일찍 가시려고 일찍 출근하셔서 일찍 퇴근하시고.. 그야말로 팀 모든 사람이 매우 가정적이었다. 


가정에서 행복해야 나와서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동기부여도 생기고 팀 내에 가정적인 사람이 많아져 서로를 이해하고 회사문화가 똑바르게 돌아가고, 팀원끼리 갈등이 크게 없으니 심지어 팀웤 시너지도 엄청났다. 화를 내는 팀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충격이었다. 업무 후 테니스를 같이 치는 사내 문화가 가장 좋았는데, 직급 상관없이 같이 치고 여직원으로서의 배려를 받은 것이 아닌 자기가 겪었던 말단사원 시절을 추억하며 공감해주시며 배려해주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첫 직장과는 급이 다른 것이다.


이러한 경험속에서 내가 얻은 교훈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절대 선순환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선순환에 속해있는 사람은 또 다른 선순환을 불러오고 그 주위가 계속 선순환에 속하게 되고 그렇게 특별히 나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악순환의 환경에 제 발로 찾아들어가는 어리석은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가정이 중요함을 알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있으니 무슨 일을 해도 결국에는 풀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가화만사성이라는 단어를 써야 더 적절하겠으나, 오늘 말하고 싶은 부분은 감정도 빈익빈 부익부라 좋은 감정, 긍정적 감정이 다음 긍정적 감정을 부르게 되고.. 그 커진 긍정적 감정이 환경에 영향을 끼치고 결국엔 인생에 큰 영향력을 지배한다. 긍정이 긍정을 부른다는 것이다. 긍정익 긍정 부정익부정 으로 표현되는거 같다. 


그리고 가화만사성이란 단어에 확신을 얻게 된 것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많은 알파메일들을 만나게 되면 서다. 얼마 전에도 VP로 뼈가 굵은 나의 키다리 오빠(아저씨라 평하기엔 라이프스타일이 너무 젊다.)를 만나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가정이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일할 때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는 cold blood일 텐데.. 항상 집에서 어떤 아빠 역할을 하실지 궁금하던 차에 '일 년에 120일을 출장 다니니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털어놓는 순간에 '아, 알파메일은 가정적이구나. 일 스트레스를 가족한테 풀지 않기 때문에 알파메일이구나. 알파메일은 사회에서도 끊임없는 도전 속에 성공을 통해 만족감을 얻기 때문에 가족한테 스트레스를 풀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결국 여기서도 확신한 것은 긍정은 긍정을 부르고, 성공은 성공을 부른다는 것이다.


가정적인 알파메일치고 주말에 일부러 가정으로부터 도피하기위해 골프를 친다거나 회식을 늘어지게 가자고 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아이들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절대적으로 자신의 와이프를 존중한다. 와이프가 하우스와이프이던 워킹맘이던 가정에 대한 책임감은 와이프보다 컸으면 컸지 절대 더 작지 않았다. 보너스 받아 가족끼리 여행갈 생각만 한다. 퇴근해서 와이프랑 저녁먹으며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한다. 자기 고1큰딸아이가 성적이 떨어져 고민이라며 가장 젊은 직원인 나에게 어떻게 해야 딸이랑 친해질 수 있냐고 물으신다. 


이런 생각이 이 단편적인 몇 가지 예로부터 얻은 결론이 아니다. 물론 사회적 성공을 얻었지만 집에서는 분명 개망나니인 사람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사회적 성공은 퇴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지위 명예가 지속될 줄 알지만, 노년은 그렇지 않다. 다시 아기로 돌아가는 과정 속에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고, 지나온 시간 속에 자신의 가정을 잘 돌봐온 사람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성공은 사회적 성공도 있지만 가정 내에서 한 사람의 인생이 평소 어느 정도 수준의 행복감을 느꼈는지에 달려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아빠뿐 아닌 아내, 그리고 아이들한테도 해당된다. 엄마 아빠를 힘들게 하면서 자기 자신이 행복한 자녀는 없으며, 자신이 성인이 되기 이전 부모로부터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할지라도 성인이 된 이후로는 자기 자신의 가정을 계획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특히 보통의 화목한 가정에서 보고 배운 그 노력의 정도를 넘어서야만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회생활만큼의 노력을 가정에도 해야 한다는 그 말에 나는 동의한다. 

개리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 등 행복한 가정을 이룬 유명한 저자들의 글 속에서 또 한번 확신을 한다.


'저녁식사 중 핸드폰을 사용하는 가족이 없을 것' 이 선순환의 환경에 진입했다면 이제 당신은 선순환과 긍정의 연결고리를 계속 경험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손자손녀 3대 4대에 거쳐 행복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곧 삶이기에.


나 자신을 위해 다시한번 되새김한다.

가화만사성, 빈익빈부익부, 긍정의 선순환 부정의 악순환.

가정을 위해 노력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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