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꿈나무의 기억
‘우린 아직 다 미생이다‘
나는 승단심사까지 볼 정도로
바둑을 오래 배웠다.
때문에 드라마 미생의 대사에서
조금 더 높은 해상도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른 시야로 바라보게 된다.
바둑에서 미생은 끊임없는 가능성이다.
이 돌들이 죽으면 나는 다른 국면에서
그에 해당하는 득을 보면 될 것이고,
살아있는 돌로 만들기 위해서는
또 어떤 귀퉁이에서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변수가 많기 때문에 미생마가 많을수록
그 바둑은 형세판단이 어렵다.
그러나 미생이 가진 그 가능성 자체가
즐겁다는 기분이 동시에 든다.
나는 아직 미생이다.
그래서 그만큼의 가능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