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시선] 권한은 책임이 있는 곳에

by 일야 OneGolf

권한은 책임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이번 업무를 추진하려면 A 직원이 꼭 필요합니다.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A는 우리 부서에서 운용해야 하니 B를 지원하겠소.”


“이 업무에 경험이 없는 B가 관할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현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팀 전체 업무에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건 귀 부서 일이고, 우리는 A가 필요합니다.
B라도 데려가든지, 아니면 알아서 하시든지요.”


겉으로는 인력 지원에 대한 협의였다.
그러나 대화의 결은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협의가 아니라,
권한이 책임과 분리된 상태에서 행사되는 순간이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책임님.”


낮지만 분명한 목소리였다.


“귀 부서는 타 부서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지원할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돌아가거나, B를 지원받아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은 결국 회사 전체로 번지게 됩니다.”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저는 예상되는 문제를 사전에 말씀드렸고,
그에 맞는 인력을 요청드린 겁니다. 만약 저희가 요청한 A가 투입되어 발생한 문제라면
그 책임은 저희가 지겠습니다.”


조직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사람은 권한으로 묶여 있고
결과는 책임 없는 곳에서 결정된다.


이 구조에서는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보내진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현장에서 감당하게 된다.


인력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역할이다.
그리고 그 역할의 본질은
업무에 맞는 사람을 보내는 것이다.


이는 외부 거래에서의 납품과 다르지 않다.
요구된 사양에 맞지 않는 납품은
곧바로 문제로 이어진다.


사내도 마찬가지다.
적절하지 않은 인력 투입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업무 실패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직에서
인력은 ‘권한’으로 관리된다.


누가 데리고 있느냐
누가 결정하느냐


이 기준이 앞선다.


하지만 그렇게 운영되는 순간
권한은 조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방패가 된다.


권한은 지키고
책임은 나누지 않으려는 구조.


그 구조에서는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에
조직은 가장 약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기준은 단 하나여야 한다.


어디에 필요한가.


그 기준 위에서
사람이 배치되고
권한이 행사되어야 한다.


권한은 책임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그 순서가 바로 서지 않으면
조직은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반대로 그 순서가 바로 서는 순간
조직은 훨씬 단순해지고
훨씬 강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경영시선] 가장 잘하는 것을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