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과거를 살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살았던 로마 황제들
로마 황제는 어떻게 살았는가, 메리 비어드
로마황제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세워지고 모셔진 존재이다.
로마황제는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내가 로마 황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유는
로마 황제가 우리 인류의
미래 모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류는 AI와 로봇에 의해
받들어져 모셔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로마 황제는
과거에 살았지만
유일하게 인류의 미래를 살아본
사람들이지 않을까?
로마 황제의 삶의 단면을 살펴보았다.
로마 황제들의 삶은 현대의 일반인의
시선에서 괴상하게 짝이 없다.
'엘라가발루스'의 식탁은
그날의 콘셉트에 따라
온통 파란색, 녹색 등으로 꾸며졌다.
식단은 낙타의 발뒤꿈치,
홍학의 뇌수 등이고,
식사에 초대된 손님은 8명의 외눈박이,
8명의 탈장한 남자,
8명의 매우 뚱뚱한 사람들을 초대했다.
엄청난 권력과 재산, 말 한 마디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황제의 취향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들의 괴랄한 행동 속에는
언제 이 모든 권력을 잃을지 모르는
불안함이 깔려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도 AI와 로봇이 언제 인류를
공격할지 막연히 걱정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이 있다.
로마 황제의 논의 주제는
전쟁, 평화, 법, 정치 같은
고상한 주제도 있었다.
하지만 아드리아해에서 잡혀
산을 넘어 수송해 온 큰 넙치를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지를
긴 시간 토의하기도 했다.
우리 인류도 '실무'와 '작업'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면
더 진진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지겠지만
우리의 토의의 상당 부분은
지극히 사사로운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다.
다시 말해 AI시대 인간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가
인생에 있어 가장 복잡한
주제가 될 것이다.
로마 황제는 일반적으로
괴팍하거나 난봉꾼의 이미지로
포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황제들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펜을 들고 있는 황제'였다.
당시 문자 해독률은 20%대로 낮았다.
글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권력이었고
황제는 그 중심에 있었다.
각 지역에 파견된 총독들이 보내온
편지에 일일이 답을 해야 했다.
- 공공목욕탕을 짓게 허가할지?
- 소방대를 창설해야 할지?
- 바람난 여인을 어떻게 처리할지?
어디서, 어떻게 이 많은 편지를
처리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서기장, 1급 서기, 2급 서기들을
둔 것으로 본다면
황제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지는 않았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황제의 스타일에 따라 달랐지만
황제의 편지는 누가 썼던
황제가 쓴 것으로 여겨졌다.
로마 통치의 기본은 모든 책임은
황제에게 있다는 것이다.
AI시대에도 인간을 대신해
AI와 로봇이 모든 일을 처리한다.
다만 그 책임은 인간에게 있으니,
앞으로의 인류도 안락의자에 앉아있는
편안한 처지는 되지 못한다.
개인마다 방식은 다르겠지만
일에 대해 지침을 주고
처리 결과를 확인하고
AI와 로봇을 감시한다.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라
역할이 달라진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마지막으로 로마 황제의 죽음은
어땠을까?
죽은 이후 신으로 받들어진
황제와 황제들의 가족들이 있었다.
'베스파시아누스'가 죽으며 남겼던 말
"이런, 나는 신(데우스)가 되어가는
것 같아"는 영원히 살고 싶은
또는 영원히 신으로 추앙받기
바라는 모습이 담겨 있다.
AI시대 인간은 스스로를 인간을 넘어선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리고 AI시대 인간이 생을 마감할 무렵
로마 황제와 같이 죽어서도 '영원한 삶' 그리고 '영원히 잊히지 않고 싶은'
이룰 수 없는 마지막 꿈을
인류 모두가 품게 될 것이다.
664페이지에 달하는
로마 황제의 삶의 단면을 통해
앞으로의 인류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생각할지 엿보았다.
우리보다 과거를 살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살았던 로마 황제들과
귀중한 책을 집필한 '메리 비어드'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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