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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취업의 변화

KFN '프리즘' 최준형의 취업길라잡이

by 최준형

1. 오늘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취업의 변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는 업무 경험을 갖춘 경력직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주목할 점은 20대와 30대의 상용직 고용률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30대는 꾸준히 상용직 고용률이 증가하는 반면, 20대는 그 비중이 크게 늘지 않고 있어서 2010년 8.8%포인트였던 격차가 2023년에는 19.1%포인트로 2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경력직 채용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어났나요?

수치로 보면 정말 놀라운 변화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입직 채용 비중이 2009년 82.7%에서 2021년 62.4%까지 무려 20%포인트나 줄어들었습니다. 반대로 경력직 채용 비중은 같은 기간 17.3%에서 37.6%로 2배 이상 증가했죠.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기업들이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평가 요소의 변화입니다. '직무관련 업무경험'을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여기는 기업이 2023년 58.4%에서 2024년 74.6%로 단 1년 만에 16%포인트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더욱 절실하게 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채용 방식도 어떻게 바뀌고 있나요?

채용 방식 자체도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정기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이 주류가 되고 있는데요. 한국노동연구원이 100대기업을 조사한 결과, 수시 채용 비중이 2019년 45.6%에서 2023년 48.3%로 증가한 반면, 정기 공채는 39.9%에서 35.8%로 감소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서 신입직원 채용은 62.7%의 기업이 정기 공채를 선택한 반면, 경력직원 채용은 무려 80.3%의 기업이 수시 채용을 선택했습니다. 현재 5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만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채용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최근 조사에서도 향후 채용 방향을 묻는 질문에 경력직 위주로 뽑겠다는 응답이 70.8%에 달한 반면, 신입직 위주는 25.7%에 불과했습니다. 채용 방식도 수시 채용이 81.6%, 정기 공채는 14.0%로 나타나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임을 보여줍니다.

4. 왜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게 됐을까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서'입니다. 사람인에서 진행한 기업 조사에서 73.9%의 기업이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서'라는 이유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전문인력이 필요해서'(26.1%), '이직·퇴사 인원을 뽑기 때문에'(25%) 순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근본적으로 세 가지 구조적 요인 때문입니다.

첫째, 근로자들의 평생직장 개념이 약화되면서 이직이 일반화되었고, 기업들은 신입직원 교육 투자 대비 근속 기간이 줄어드는 부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둘째,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업무 능력이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셋째, 우리나라의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 경직성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OECD 자료를 보면, 다른 선진국들이 정규직 개인의 해고 관련 고용보호지수를 낮춘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기업들이 채용에서 더욱 신중하게 검증된 경력자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5. 이런 변화가 청년 취업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안타깝게도 청년층에게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상용직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월별 상용직 취업 확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경력자의 취업 확률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재 20대와 30대의 상용직 고용률 격차 17%포인트 중 무려 7%포인트가 경력직 채용 확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즉, 현재 청년 취업난의 상당 부분이 이런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뜻입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더 충격적입니다.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사회초년생의 생애 총 취업 기간이 평균적으로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단축되고, 그로 인해 생애 총소득의 현재가치가 3.9억원에서 3.4억원으로 13%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 청년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청년들의 체감도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2024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서 취업 준비 과정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27.5%가 '경력직 선호 등 신입채용 기회 감소'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또한 15.9%가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을 언급했는데, 이 두 응답을 합치면 43.4%의 대학생이 경력 관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청년들이 경력직 채용에 요구되는 경험을 쌓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줍니다. 경험이 있어야 취업이 되는데, 취업이 되어야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닭과 달걀' 같은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이죠.


더 우려스러운 것은 통계청 조사에서 졸업 후 미취업 청년 중 24.7%가 특별한 활동 없이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는 점입니다. 20대 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이 팬데믹 기간 중 6%를 넘어선 이후 최근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7.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과 현실의 괴리는 어떤가요?

이 부분에서 상당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2023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13~34세 청년 중 무려 61.8%가 대기업, 공기업, 국가기관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기업 27.4%, 공기업 18.9%, 국가기관 16.2% 순이었고, 중소기업을 선택한 비중은 3.6%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자료를 분석해보면, 1차 노동시장으로 분류되는 대기업 정규직의 비중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11%에 불과합니다. 대기업 비정규직까지 포함해도 13.3%에 그칩니다. 반면 중소기업이 전체 임금근로자의 86.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봐도 임시직 비중은 가장 높은 반면 정규직 전환율은 가장 낮은 편입니다. 한국노동패널 분석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 중 1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한 비중은 10.1%에 불과하고 76.3%가 비정규직에 머무르는 반면, 정규직 근로자의 87.3%는 1년 후에도 정규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 그렇다면 청년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첫째, 재학 중부터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활용해야 합니다. 인턴십, 산학협력 프로그램, 체험형 교육, 현장실습 등을 통해 업무 경험을 미리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향후 희망 직무와 연관된 실질적인 업무 경험을 쌓는 것이 핵심입니다.


둘째, 처음부터 대기업·정규직만 고집하기보다는 중소기업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중소기업에서 업무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입니다.


셋째,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합니다. 2025년부터 확대되는 국민내일배움카드 제도를 보면, 취업 취약계층의 계좌 추가지원 한도가 기존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되어 총 5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정부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해 직무 관련 기술을 미리 익혀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9. 마지막으로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경력직 채용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이 변화를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청년 여러분께는 세 가지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첫 직장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지속적인 경력 개발과 성장의 관점에서 취업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둘째, 재학 중부터 적극적으로 실무 경험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셋째, 2025년부터 시행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국민내일배움카드 확대, 빈일자리 재직청년 기술연수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기업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도 부탁드립니다. 청년들이 이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를 줄여서 청년들이 다양한 경로로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경력직 채용 시대에도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취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취업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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