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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객 S Jul 05. 2023

원더우먼의 시작

영화 <원더우먼 스토리>

열여덟 번째 영화: <원더우먼 스토리>
감독: 안젤라 로빈슨
선정자: J

*본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입니다.

J:영화 어땠어요? 전 정말 좋았답니다 사심도 포함해서ㅎㅎㅎㅎ

L:전 원더우먼을 안봐서 진짜 정보 하나없이 봤는데 조금 충격이었어요. 또 실화 바탕이잖아요.

J:원더우먼도 같이 보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L:당시에 넘 파격적......원더우먼도 보려구요.

S:저도 원더우먼 안보고 봐서 충격22 사실 보기전에 키워드 듣고 좀 장벽이 있었어요. 제가 성인물도 잘 못보고 해서. 근데 이건 잘봤네요

L:포르노그래피가 모티브일 줄이야

J:처음엔 원더우먼 보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너 내 남편 좋아하지 아뇨 저 교수님 좋아하는데요 그거 생각나서 바로 (원더우먼 스토리)켰거든요. 근데 너무 좋은거야      

L:너무 좋았어요 친구랑 둘이 텐션 쩐다고

(웃음)

J:영화가 처음부터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를 돌려까는 걸로 시작하길래 엄청 충격이었거든요. 엘리자베스가 올리브 응시하면서 한 말들 있잖아요. 거기서 더 나아간 영화라 신기했어요.

L:그 아기파티? 그거 뭐예요?

J:그냥 대학 취미생활 동호회 그런 걸거예요.

S:정체를 알수없는 동호회.....

J:거기서 올리브가 자기 성적 취향을 약간 느낀 거 같았어요

L:맞아맞아

J:올리브는 맞는 거 좋아하고 엘리자베스는 때리는 모습에서 쾌감 느끼고 마스턴은.....뭐하냐

S:걔는 그냥 양념이잖아요

J:개념자체는 신선했어요. 폴리아모리라고 세 사람이 동시에 사랑하는 게.

L:오 용어가 따로있군요 전 다자연애 이랬는데....같이 본 친구는 셋이 행복하면 그만 아닌가 했는데 저는 엘리자벳 입장이 이해가 간다고 해야하나. 뭐 제가 동의하고 말고의 문제는 아닌데! 셋의 관계 때문에 아이가 맞았잖아요.      

J:저는 그전까진 이 폴리아모리가 되게 행복하고 이상적인 모습처럼 그려져서 오히려 애가 맞고 돌아오니까 아 이게 현실이지 싶더라고요. 마스턴의 아이를 임신한 엘리자베스에게 애가 태어나면 네 이름을 따서 올리브라 지을거야라니 완전 로맨틱해.....이거 뭐야 완전 이상적인 가정같은데

L:엘리자벳은 계속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어 했잖아요. 권력을 쥐고 남을 지배하고 싶은 욕망이 강한 캐릭터라고 느꼈거든요. 근데 폴리아모리 하고 대학 짤리고 타자기나 치는 생활이 된게.

S:엘리자베스가 자존심 강하다는게 계속 보이는데 타자 치는 면접 볼 때 이런 일 하기에는 너무 능력이 많은것 같지 않냐고 하니까 잠깐 굳었다가 웃으면서 전혀요^^ 하잖아요. 진짜 내 자존심이 다 꺾이는것 같아서.....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봉급이 다를거 아니에요.

L:근데 마스턴은 계속 대학쪽으로 알아보잖아요. 면접관도 과거 청산하라 그러고.

J:그거 은근 암시하는게 있죠. 여자 남자 대우 차이.

L:프로이트 남근선망ㅋㅋㅋ

J:그럼 나 남근선망하나봐요 하는 올리브도 좋았어요

L:남근을 원하는게 아니라 권력과 자유를 원한다고 했나

S:"남자들의 지위를 부러워하거든요"

(.....)

L:계속 그 후광이 나오잖아요.

J:수녀원에서 자라서 꽉 막힌 욕망을 비로소 터뜨릴 때 진짜....거기 너무 좋지 않나요 왕관 쓰고 후광 짠하고

L:신이 오는 것 같은 그런효과도 좋았어요.

J:척 봐도 원더우먼 코스튬인데 그렇게 탄생했다 생각하니까

L:마스턴 병실 얘기는 뭐예요?

J:올리브가 찾아와서는 자기 새 인생 새출발했다고 하잖아요. 제 생각엔 거짓말이었을 거 같아요. 그 시대에 미혼모에 폴리아모리 소문도 있었을 거고 엘리자베스가 제발 돌아와달라고 했을 때 곧장 스토브부터 새거 고쳐달라고 한 거보면.

L:그리고 저는 그 애들이 과연 셋의 관계를 이해할까? 너무 신경쓰였어요

J:엄마는 다른데 아빠는 한명이야

L:이웃에게처럼 이모 엄마아빠 이렇게 했을지 아니 이모도 아니지 남인데

J:거기서 자랐으면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을거 같아요. 워낙 부모들부터 성에 개방된 인간들이라

S:그래도 다른 친구들 가정은 다 다를거잖아요

J:그 가족은 그 가족이고 우린 우리다? 그렇게 설명하지 않았을까요?

L:근데 올리브 떠날 때 가기 싫다고 한 거 보면 잘 모르는 거 같기도 해요

J:같은 식탁에서 웃는 구성원들 보고 있으면 저게 정말 행복할텐데 싶더라고요. 근데 교차적으로 원더우먼의 고수위 힐난하는 아동협의회 의장      

L:이해는 가요. 수영복 입고 세상을 구하냐고

S:고수위인건 맞죠

J:마스턴이 좀 이래저래 생각이 앞서나갔던 페미니스트였던 거죠

L:수업때 계속 '남자는 싸우고 갈등만 일으킨다며 세상은 사실 여자가 지배해야하는 거 아닐까요?'

J:1950년대 당시엔 파격적이었던 것도 맞고 그 원더우먼을 보고 자란 여자 어린이들이 틀에 박힌 순종적 여성상이 아니라 강하고 힘찬 원더우먼에 선망을 가진 것도 사실이죠. 원더우먼 영화 2017년에 개봉할 당시에도 쏟아지는 비난이 시대가 시대인데 아직도 저 코스튬이냐 뷔스티에 입고 세상을 구하냐 이제 이걸 여성서사냐 아니냐 따지고 드는 얘기가 많았죠. 근데 뭐 마스턴 개인의 성적 취향이 잔뜩 반영된 캐릭터다 보니 디자인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영화 본편을 보면 원더우먼 의상 어쩌고 소리가 쏙 들어가죠

S:본편은 다른가요?

J:갤 가돗.....진짜 의상에 눈이 안가요. 프랜차이즈 영화에 최초로 여성 감독을 써서 여성 감독의 눈으로 보는 여성 원더우먼은 대상화가 되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최초의 원더우먼을 연기한 린다 카터가 흥한 이유는 린다 카터의 몸매 때문인게 많았는데 원더우먼 2017년 영화판은 그냥 멋져요 대단하고.

S:제가 꼰대인가 전 솔직히 그 의상 계속 쓰는거 별로라고 생각하거든요....애초에 그 옷이 성적 취향에서 나온건데 그걸 히어로한테 입히고 게다가 아이들 보는 만화에는 더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 사람이 사랑을 했건 어쨌건 그거는 남들이 관여할 바가 아니지만.

J:음 그렇게도 볼 수 있죠.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원더우먼 전체를 부정하면 좀 안되고 이건 아무래도 원더우먼 영화를 보셔야 생각이 좀 달라지실 거 같아요. 보고 나서도 코스튬 불만은 있을 수 있지만요.

L:마냥 포르노적이라기보단 아마존 여전사 느낌이에요. 실제 그리스 갑옷 복장으로 보이기도 하구.

S:원더우먼 자체에는 불만이 없죠. 아무래도 영화를 봐야겠지만

J:그것도 뭐 어쩔 수 없죠 그럼 더 나은 여성 히어로 만화를 만들면 돼요. 캡틴 마블도 처음엔 수영복 입었거든요 올블랙 촌스러운 수영복

L:성적대상화된다고 생각은 안해요 아쉬움은 있지만!

J:근데 개선되고 개선되어서 현재 코스튬까지 온 거보면. 처음엔 캡마도 남자였고요. 원더우먼이 한계는 있죠. 만약에 원더우먼 영화보고 괜찮으면 <우먼 인 할리우드>이 다큐도 추천해 볼게요

L:전 2차대전 당시에 여성히어로를 만들어서 세상에 내보낸 거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S:그 지점은 굉장히 의미가 있었죠. 여성 히어로의 시작이라는게.      

J:그것도 좋았어요. 마스턴 교수의 원더우먼이 비서일 때의 다이애나(원더우먼 본명)+슈퍼히어로일 때의 원더우먼 이 두 사람의 모습을 각각 엘리자베스랑 올리브에게서 따와서 두 사람이 함께여야 완벽한 여성이라 한 부분이요.

L:병실에서 겹쳐서 한사람처럼 보였다가 둘이 갈라지잖아요. 후광효과를 참 잘 쓴 부분이죠.

J:거짓말 탐지기 연출도 좋았어요. 아직 누구의 성적 취향도 까발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줄타기 하듯.....거짓말 탐지기 소리 날 때 진짜

L:죽고싶었어요 제가 다......

(웃음)

L:이래서 심리학교수들하고 얽히면 안된다니까요. 뭐만하면 분석하려들고

J:그러고보니 L님 전공

L:피험자 취급한다고요. 그래서 지금 네 감정이 어떻니?

J:분명 남편이랑 아내 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세기의 발견하고 얼싸안고

J:올리브가 그전까지는 나름 절제하고 입도 안 험했는데 엘리자베스랑 마스턴이 올리브 따로 남으라 하면서 자기가 심리학자로서 못할 짓을 했다나? 그때 올리브가 풕유 한 거 너무 좋았다네요

S:우리아이가 변했어요

J:워워 그럼 우리 친구부터 시작하자고 그러면서 술마시면서 프로이트의 남근선망 얘기하고

L:그렇게 이어지는 장면 좋았어요. 술집에서 얘기한 것도 좋았고

J:진짜 묘한게 페미니즘에선 여자가 남자가 되길 원한다든가 남근을 선망한다든가 얘기를 적폐 취급하거든요? 왜냐면 여자는 여자 그 자체로서 가치있는 거니까 근데 그 얘길 하는 세 사람이 페미니즘 가족(올리브 가족) 얘기 듣고 웃잖아요. 게다가 이모가 올리브 임신했다는 얘기 듣고 자기 운동(급진파 여성해방)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니까 못 도와주겠다한것도 참.

L:여성운동가 어머님이 여성인 자녀를 내버려두고 수녀원에서 자라게 한 것도 묘했어요.

J:게다가 본인은 맞는 거, 구속당하는 거 좋아하는 페티쉬까지 있잖아요. 이런 거 보면 그때 페미니즘이 아무리 여성 해방을 외쳐도 여성의 개인적인 욕망은 도외시 한 거 같네요.

S:욕망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건 얼마 안된것 같아요.

J:남들 눈엔 불륜? 진짜 기이한 가정 형태였을 거 같아요

S:뻘한데 그 이웃 왜 그렇게 남의 집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오는거죠 심지어 잠가놓지도 않아. 아니 자신의 이웃이 해피타임을 갖고있을지 어떻게 아냐고

J:초반엔 엘리자베스가 훨씬 성에 열려 있는 거 같아보여도 후반부에, 특히 올리브 원더우먼 각성씬 즈음에 엘리자베스는 동성애도 폴리아모리 경향도 못 받아들이고 페티쉬를 보여주는 마스턴한테 질색하잖아요. 반면에 올리브는 처음엔 되게 고지식하고 꽉 막힌 것처럼 보여도 뒤로 갈수록 성에 개방적인 인간이 되고요. 특히 스스로 왕관을 쓰는 장면이.

S:그쵸 올리브가 엘리자베스한테 그러잖아요. 인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것 같다고. 엘리자베스는 자신은 개방적이어도 현실(인습)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마스턴이 좀 너무 현실을 생각하지 않는 것도 있었고요. 특허도 안내고. 아니 먹고 살아야 할 거 아냐

J:일단 질러! 같은 마스턴이 아니었으면 원더우먼이 탄생도 못했을 거 같지만 가족으로서는 진짜 형편 없죠.

L:진짜 적당히 해야지

ㅎ......

J:엘리자베스랑 올리브만 나오면 너무 달달해서. 특히 그 간호사복 입고 엘리자베스한테 키스하려 하고. 일 가지 말고 자기랑 놀아달라 하고. 첫 키스도 올리브가 엄청 하고 싶어했는데.

L:둘이 눈빛이 찐이었어요

J:올리브 떠나야한다고 하니까 울먹울먹할때 아이고....아이고....진짜 저는 이웃들이랑 문제가 생기거나 애가 맞아서 오기 전까지는 마당에서 남편 하나 아내 둘이 웃고 떠들거나 집안에서 셋이 행복하게 웃거나 하는게 너무 이상적인 대안가족으로 보였어요. 그치만 그런 이상 가족 안에서도 가사는 전부 올리브가 했던 거 같고. 주중 주말 나눠서 애 보자고 한 거나 자기도 주말엔 책 읽고 산책 가고 싶다 한 거 보면

L:맞아요. 주말에도 일시켰냐고 남자애들 4명이 얼마나 힘든데

J:엘리자베스랑 마스턴 둘다 직장이 있고 올리브는 그렇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가사가 올리브한테 쏠린 거 같더라고요.

S:그래도 주말엔 나눠서 해야지....양심....

J:엘리자베스 올리브 마스턴 관계라면 서로의 자식도 거리낌 없이 키울 거 같긴 했어요

L:셋이 정말 사랑하는구나 싶었구요. 그렇게까지 열정적인 사랑이 너무 신기해요.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저버릴 정도의 사랑.

J:그리고 마스턴이 자기 죽으면 엘리자베스 혼자 남아서 괴로울테니까 올리브를 불렀다는 것도요.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진짜 이상한 상황이거든요. 남편이 아내한테 여자를 소개시켜줘.....나 죽으면 외로울 거 아냐 하면서. 근데 이 셋 관계를 깊이 들여다보면 그게 다 타당성 있는 흐름이잖아요.

L:엘리자벳이 얼마나 올리브를 사랑하는지 아니까 부른거겠죠

J:그 장면도 좋았어요. 지배하고 싶어하는 엘리자베스가 무릎꿇고 올리브한테 제발 용서해줘 우리 곁에 있어줘 한 거랑 올리브가 죽을때까지 내 옆에 있어줘요 한 거

L:맞아요 그리고 실제로 죽을때까지 있어준게~

J:역시 실화기반이고 마스턴 죽고 엘리랑 올리가 함께 오래 살았다는 게 사실이니까요.

L:셋이 서로 사랑하지만 엘리올리가 더 서로를 사랑할거야 라는 확신

J:엘리자베스 혼자 남아서 오래 장수했다는 나래이션 보고 더 울컥했어요. 안 그래도 성소수자가 차별받던 시기에 폴리아모리는 얼마나 이상한 눈으로 봤을까 그런 생각도 들면서요.
아무튼 재밌고 잘 만들었는데 만듦새에 비해 입소문이 덜 난 거 같은 그런 영화라서 안타까운 마음에 추천해 봤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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