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월플라워>
스물 세 번째 영화: <월플라워>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선정자: L
L:다들 어땠어용
J:1시간 40분이잖아요!! 전 좋았어요!!
(웃음)
K:제 청춘이 미화되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보내고 왔거든요. 당장 트럭 타고 드라이브 가고 싶어요. 너무 멋진 성장영화였어요
P:좋았어요~! 음악도 좋고 히히
K:10대가 영원할 거 같고 마음이 막 벅차고
J:전 <록키 호러 픽쳐 쇼>라는 뮤지컬 영화를 현대로 각색한 거 같았어요. 그래서 더 좋았어요.(영화 내용 중략)B급 고전영화인데 되게 트랜스젠더나 양성애자 및 양성애에 대해 유쾌하게 다뤘어요. 그래서 에즈라 밀러가 주인공 닥터 맡는 거 보고 와 진짜 딱이다 했거든요.
L:애들이 연극할 때 뒤에 나오는 영상이 그건가요?
J:네네
K:과거가 어땠든 현재가 중요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찰리의 성장도 너무 잘 보여줘서 최고였어요.
L:이거 딱 제가 고1때 봤다가 이번에 다시 본 건데 역시 좋네요.
K:저는 언덕 위에서 패트릭이 찰리한테 해준 키스 좋았어요.
J:찰리가 이모한테 성추행 당했다는 얘기가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K:막판에 밝혀져서 놀랐어요. 아마 가장 마지막에 밝히고 싶어 했던 내용 같아요.
J:샘이 허벅지 만질 때 왜 놀랐지 했는데......
L:앞에서는 계속 이모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얘기하잖아요.
K:다 자기 탓으로 돌리고
J:초반에 편지도 썼잖아요
K:편지는 우리에게 쓰고 있는 거 아니었나요? 저는 엔딩 보고 그 편지가 스크린 밖을 향해 쓰는 편지라고 생각했어요.
L:저는 죽은 친한 친구한테 얘기하는 건 줄 알았어요. 뉘앙스가 친구에게 얘기하는 거 같지 않아요? 권총자살했다던 친구.
J:뭐 다 맞겠죠?
K:그럼요 본대로 믿는 거죠.
J:마약하고 되게 가벼운 투로 내 절친이 권총자살했어 하는데 거기서 1차 멘붕
K:초반에 찰리와 함께해준 남매 스윗하다고 생각했어요.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은근히 섬세하고 배려해주고
L:무리에 끼워주고
J:그런데 그 남매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딱지가 붙어서.....부서진 장난감 파티에 온걸 환영해 이런 말들이 되게 씁쓸했어요.
K:샘이 자신을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았는데 ‘자기도 이제 평범하게 잘 살 수 있을까’ 물으면서 찰리한테 키스해준 장면 좋았어요
L:그래서 선생님한테 물어본 게 넘 좋았어요
K:첫 키스가 11살때 아버지의 직장 상사라고 했잖아요. 그걸 듣고 찰리가 너는 나와 같은 아픔을 공유한다고 했는데 그땐 그 말이 이해가 안 됐거든요. 마지막에 찰리와 이모의 사이를 알고 나니 이해할 수 있었어요.
L:찰리가 왜 좋은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과 사귈까요 라고 하니까 우리는 자신이 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사랑을 받아들인다고. 영화 내내 이 말이 계속 맴돌았던 것 같아요.
K:아동성추행 피해자들이 자기 탓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니까요.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내용이 나와서 너무 좋았어요. 샘이 여전히 샘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남자들을 만나는 건 좀 안타까웠지만요.
J:아웃사이더로 맴돌던 찰리를 받아들여준 샘과 패트릭조차 더 큰 교실안에선 아웃사이더인게 슬프면서도 마음에 들었어요.
L:그 대사도 좋았어요. 어디서 오는지는 정하지 못하지만 어디로 갈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찰리가 트라우마 극복하고 나서 한 이야기라 더 좋았어요.
K:아쉬운 건 포스터(웃음)정말 이게 최선이었나.....저는 시트콤인가? 하면서 틀었다구요
L:포스터 하니까 생각난 건데 월플라워가 미국 프롬파티에서 초대받지 못한? 그런 사람들을 뜻한대요. 아웃사이더 느낌?
K:초반에 친구 사귀기 직전의 초조한 불안감 뭔지 알 것 같아서 공감됐어요. 새학기는 늘 떨려
J:무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찰리에게서 어릴 때 제 모습도 많이 보이고 그랬네요. 이입하기 좋은 거 같았어요. 혼자 밥을 먹거나 누구랑도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그냥 혼자 겉돌고 마는 거.....
K:신학기 시작할 때 기분 있잖아요. 내가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까
J:그래서 처음 자기 말에 웃어준 패트릭이 저 어릴 때 친구 느낌이었어요.
L:엄청 위로받았어요. 특히 어디로 나아가는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대사가 엄청 위로가 됐어요.
K:무리에 들어갈 수 있을까 긴장하면서 들어가는 첫 시작이 엄청 생각나고 그랬어요. 그래서 패트릭이 대화 잘 받아줘서 좋았어요.
L:첫마디가 제일 어렵잖아요. 찰리가 용기 내서 패트릭한테 말 걸었을 때 알아봐 준 거 좋았어요.
K:친구가 없다는 거 알아봐 주고 배려있게 딱 일원으로 받아들여 준 것도요.
L:샘도 아무렇지 않게 얘 누구야? 이러고 과자 먹고 찰리를 위해서 건배할 때 너무 따뜻....
J:패트릭도 깊이 들어가면 게이 정체성에 이리저리 본인도 힘들었을 텐데. 에즈라 밀러는 자기 팬을 팼지만 패트릭은 따뜻했다
(웃음)
L:패트릭....자기 남친이 키스만 하고 사겨주지도 않고 정체성 인정하는 데만 3달이 걸렸는데 결국 아빠한테 걸려서 학교에서 완전 물매맞고
K:근데 패트릭 남자친구도 이해는 가요. 할 수 있는 게 나가라는 말밖엔 없고. 나중엔 찰리한테 말려줘서 고맙다고 하잖아요. 그럴 생각 없는데 옆엔 친구들이 있고 사실 본인을 부정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냥 그 상황이 너무 폭력적이었어요
L:당시에는 얼마나 더 그랬겠어요. 더군다나 고등학생이니까. 그 친구도 맘 아프고 패트릭도 마음 아팠어요
K:어쨌든 둘은 사랑하는 사이였고 못 받아들였다고는 해도 주마다 만나서 데이트도 하는 사이였는데 어쩌다 치고받고 주먹질하고 찰리가 말려주고. 근데 그 사건이 없었으면 찰리가 화해 못했을 거 같아서
L:자기도 호모면서 호모새끼라고 욕하고. 그 친구도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겠죠
J:그래도 패트릭이 나중엔 졸업식때 학사모에 'NOTHING' 쓰고 자랑스럽게 웃고 다닌 것도 나름 좋았어요.
K:친구들 너무 대단한 게 우리나라면 성립 안 되는 거거든요. 고학년과 1학년의 만남과 찐 우정. 중간에 얘네 졸업하면 우리 찰리는 학교에서 또 누구랑 놀지 하는 생각 들었어요.
L:애들 대학붙고 자기는 이제 1000일만 더 다니면 된다고. 까마득하다.....
J:유일무이한 친구가ㅠㅠ그 장면도 좋았어요. 패트릭이 게이란 얘기에 주먹 날리고 싸울 때 찰리가 내 친구들 건드리지 말라고 한 거요.
K:맞아요. 내 친구들 너무 멋진 단어야
J:그때 패트릭이랑 샘이 찰리보고 우리 좀 떨어져 지내자 했는데
L:근데 메리랑 사귀는 앞에서 샘한테 키스한 건 너무
J:그건 쉴드 안됨
P:자기 말대로 최악의 행동이었죠
L:근데 싫다고 거절하기가 그랬겠죠.....찰리 입장에서는 대화도 어려운데. 그래도 쉴드 안 됨
J:진짜 엠마가 너무 아름답게 나왔어요. 엠마 왓슨 팔 들고 드라이브하는 장면 종종 봤는데 그게 이 영화였다니.
K:찰리가 되어 샘을 바라보게 되는 영화
J:게다가 샘이 팔 들고 드라이브 하는 장면이 마지막에 찰리가 팔 들고 드라이브 하는 걸로 수미상관 딱딱 이루고 아주 막 그냥
L:완벽하죠. 우리는 무한하다 크으으
J:샘 첫 등장에 후광 기억하시나요. 그거 일부러 넣었다 백퍼
K:그 밑에 따라 하지 마시오 적어놔야해요. 왜냐면 성인인 나도 따라 하고 싶으니까
J:영화 <비트>에서 정우성이 오토바이 타고 팔 들고 자유의 바람 느끼는 거 생각나고
L:우리나라는 불법이라구요 2002월드컵때나 탈 수 있었던
K:쟤네 나라라고 합법이진 않을 것 같아요
(웃음)
L:뒤쪽 차들이 빵빵거리더라고요
K:트럭 빌려오고 싶어요. 머리라도 내놓고 싶은 기분
J:그것도 안타까웠어요. 찰리 누나. 남자친구놈 왜 애먼 여친을 때려. 잘 헤어졌다!
L:포니테일 어쩌고 하는 놈
K:그러고도 꽤 오래 만나지 않았냐구요. 진작에 좀 헤어지지. 사랑에 눈먼 사람들
J:그렇게 맞고도 부모님께 비밀로 해달라 하고.....어쩔 수 없죠.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도 사랑하니까 그럴 수도 있고 가스라이팅 당한 걸 수도 있고.
K:누나가 맞고 나서도 자기 탓을 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여기 나온 친구들 다 나쁜 일을 당하고도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J:전 그래도 샘이랑 찰리가 이래저래 잘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안 되더라고요.
K:그래도 마지막엔 좀 잘되어 가는 분위기 아니었나요?
J:잘 되어가는 거였나요? 사귀어도 장거리 연애 아닌가?!
L:근데 키스는 해놓고
K:편지에 사랑하는 찰리....그치만 샘은 대학 갔으니까 새 연애 잘 할 거예요
J:마지막에 그 연출도 좋았어요. 찰리가 트라우마 스위치 눌려서 누나한테 전화해서 이모 나 때문에 죽은 거지 자책하니까 누나가 바로 경찰 부르는 거요. 그때 연출이 너무 미친 거 같았어요....장면과 씬들 샥 교차되면서. 얼마나 자주 그랬겠어요. 누나 반응 보면 일상이었을 거 아니에요.
L:찰리가 샘이랑 패트릭 보낸 이후에 다 밝혀지고 이어지는 그 장면들 다 좋았어요.
K:모든 실마리가 딱 풀리는 기분.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냥 이모도 돌아가시고 그래서 애 정신이 불안하겠거니 싶었겠지만 다 밝혀져서 다행이었어요. 찰리 혼자 안고 가기엔 너무 큰 마음의 짐이었어요
J:이모가 죽길 바랐던 거 아닐까? 하는데 맞는 거 같고
K:죽길 바랐는데 죽었으니까
J:그 어린애가 뭘.....그때 찰리 나이가 10살도 안 돼 보였는데
K:정말 그게 죽을만한 죄였나?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가 싶고 복잡한 마음이었을 거 같아요.
L:심지어 크리스마스이브가 생일인데
J:선물 사 오다 죽었댔나
K:요즘도 피해자들한테 전가하곤 하잖아요. 가해자가 죽으면 죽을만한 죄는 아니었다면서요. 그래서 찰리도 이모가 잘못했지만 그 정돈 아니었을 거야 죽길 바란 건 내 잘못이야 하고 자책했을 거 같아요.
J:그래도 요즘엔 왜 죽었냐 죽음으로 도피하지 마라 하니까요.
K:믹스테잎 만들고 하는 거 보면 시대상은 아주 더 과거겠죠? 전 그 전화기 크기 보고 여기 한 90년대쯤 되나 생각했다고요. 2000년대 어디쯤
L:찰리네 가족이 다 좋은 사람들이라 다행이었어요.
J:그러면서 암시는 엄청 던져주고 아이고 연출 잘했다 싶었죠
K:아동성추행을 다루면서도 직접적인 장면을 넣지 않아서 안전한 연출이라고 생각했어요. 배려가 있는 작품
(.....)
K:저는 그 부분 좀 슬펐어요. 한참 즐겁게 미래의 일들을 유쾌하게 떠들고 나서는 할말이 떨어지면 가만히 있잖아요. 그때의 표정이 너무 슬퍼보여서 위로해 주고 싶었어요.
J:다들 아프죠. 주인공 셋 조합이 아픈 구석이 다 하나씩 있어서.....
K:내면의 슬픔을 유쾌함으로 포장하려는 느낌? 더 과장되게?
L:맞아 너무 힘들어서 오히려 다른 애기를 엄청하다가 그마저도 안되면 가만히 있기밖에 못하고.
K:그래서 이 아픈 친구들의 조합이 더 좋았나봐요. 찰리의 섬세함을 알아봐준 것도 두 친구였고요.
J:그래서 드라이브 장면이 일탈 같은 일상 같아서 좋았고요.
K: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도 좋았어요. 작가라면 정장이라고 찰리에게 선물해준 정장도 정말 패트릭이 찰리를 아낀다는 생각이 들게 해줬고요.
L:서로 위로해주는 관계라 더 좋았어요. 샘과 패트릭이 찰리를 도와줬지만 찰리 역시 그들한테 위로가 되었구요. 그래서 이게 영제는 서로 얽힌 월플라워? 이런 느낌이었어요. 서로 기대고 지지해서 자라나는 월플라워라.
K:서로 얽힌 월플라워 너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