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을 잡고
회사에서는 별도의 여름휴가를 주지 않으므로 8월을 자체 쉬는 달로 정해 흥청망청 놀부심을 부렸다고 합니다.
⚡ 해쉬 보러 작년에 이어 재방문. 오랜만에 영접한 해쉬는 빵모자가 귀여웠지만 한층 더 빈약해져 있었다.
⚡ 작년에 비해 규모가 축소됐는지 보조경기장에서 진행. 공연 외에 즐길거리 0. 입장할 때 사원증 같은 목걸이형 카드를 주는데 이름 쓰기 외에 무쓸모. 푸드트럭에서 핫도그라도 살라치면 어마 무시한 대기줄의 압박. 종이 빨대는 신기했으나 어느 누가 맥주를 빨대로 마십니까? 감질나게... 여러모로 읭?한 부분이 많아서 아쉬웠던 행사. 카스나 마시는 게 제일 쉬웠음.
⚡ 하나 좋았던 것: blue 콘셉트에 맞는 헤어와 메이크업 분장 이벤트. 페스티벌 온 기분을 팡팡 낼 수 있었다.
⚡ 라인업은 쏘쏘. 키썸, 앰비션, 나플라(못 봄ㅠㅠ), 하이라이트, 제시, 드렁큰타이거&윤미래(주노플로는 덤), AOMG 등등. AOMG는 다른 곳에서도 몇 번 봐서 살짝 시들했는데 쌈디가 살렸다. 나의 쌈촌 이르믄 정진춸을 라이브로 듣게 될 줄이야. CEO는 꿈도 꾸지 말고 평생 래퍼나 하세요. 이 날 의상 콘셉트는 파자마.
⚡ 체력 고갈돼서 운동장 구석에 앉아있는데 촬영 나온 소이현 인교진 부부를 우연히 봄. 방송용 미소 목격.
⚡ 얼리버드 티켓으로 만원에 즐긴 거면 확실히 남는 장사. 꼭 얼리버드 티켓으로 가세여.
⚡ 작년에 못 간 게 한이 되어 아기다리고기다렸던 다이아 페스티벌에 19일 날 방문! 표 끊으면서 다이아 시티로 입국하는 패스포트까지 받았으나 여행 콘셉트는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온데간데 사라졌다고 한다. 사실 패스포트인 것도 사진 정리하면서 발견함. 콘셉트 잡을 거면 디테일 좀 잘 살리자ㅠㅠ
⚡ 게임, 키즈/푸드, 뷰티, 엔터 테마의 4개 무대에 장르별 유튜버들이 연달아 행사를 진행하는 게 메인 1, 유튜버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는 하이터치가 메인 2. 하이파이브도 하고 싶었는데 애긔들 사이에 줄 서있기 민망해서 무대만 관람. 나이가 들수록 엉덩이와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흑흑. 확실히 초중고 학생들이 많았고 딱히 성인이 즐길만한 뭔가는 없었음.
⚡ 게임의 열기가 가히 대단했다. 사람도 제일 많고 함성도 제일 크고 행사 내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스팟. 보겸... 열일하더라.
⚡ 밴쯔도 보고 싶고 씬님도 보고 싶고 막례 할머니도 보고 싶고 대도서관도 보고 싶은데 동시다발적으로 행사가 진행돼서 타임라인이 겹치니 아쉬웠다. 메뚜기처럼 여기저기 기웃기웃.
⚡ 행사 자체는 유튜버를 실제로 본다는 재미 외에 큰 임팩트가 없었다. 대도서관은 데이브레이크와 토크쇼를, 회사원은 남자 친구 유튜버가 나와서 대신 메이크업을, 밴쯔는 달다구리 앞에서 연애상담을, 씬님은 팬들과의 격정적인 소통을 나눔. 당연한 얘기겠지만 콘텐츠로만 놓고 보면 그냥 집에서 유튜브 보는 게 이백 배 재밌을 정도. 그렇다고 오프라인 팬미팅처럼 팬들이 메리트를 느낄만한 엄청난 소통을 하는 것도 아니고. 라인업 자체는 빵빵한데 행사 기획이 좀 더 치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유튜버들의 초통령급 인기는 완전 체감. 보겸 나올 때 초등학교 친구들 완전 자지러지고 한 아이는 씬님 앞에서 엉엉 울더라. 을마나 좋으면 그래- 팬카페에 편지 쓰던 내 어릴 적 생각이 났다.
⚡ 목요일 밤 수도권을 강타한다는 솔릭은 정말 솔릭하게 지나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캐리비안 베이를 향했고 인생의 진리(존버는 승리한다)를 체감했다. 사람이 1도 없어 3시간 기다려야 1번 탈까 말까 한 메가 스톰을 연속 3번 타버렸다.
⚡ 인생을 살다 보면 내 무덤은 내가 판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곤 한다. 아쿠아루프에 막 탑승했을 때도 나의 어리석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하지만 후회할 시간도 없이 이미 발판은 사라지고 내 몸은 수직 하강하고 있었다. 막상 타보면 외관이 주는 어마 무시한 공포는 느낄 새도 없이 끝나버리기 때문에 정상까지 올라가서 원형 통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심리적 압박만 이겨낼 수 있는 멘탈을 가졌다면 한 번쯤 타 볼 만한 놀이기구다. 가벼운 사람은 가끔 원통 안에서 멈추기도 한다고 하니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타자.
⚡ 에버랜드까지 완벽하게 정복하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역시 노는 건 빡세야해.
⚡ 가족 휴가도 빼놓을 수 없다. 양평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뒤늦게 유명산 계곡에 갔다. 성수기는 이미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인지 사람 1도 없음. 심지어 이날 소나기 옴. 너무 추워서 물엔 들어가지도 못했다. 그래도 가족, 고기, 바람 이 세 가지가 공존하니 더없이 행복했다.
요즘 이런저런 일들로 마음이 불안 불안한데,
잘 먹고 잘 놀던 8월의 한량 정신을 되새겨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