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를 읽고 정리한 독창성에 관한 5가지 오해
이제 누구나 독창성이 필요하다. 초등학생들은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한다. 크리에이터에게는 독창성이 필수다. 취업문은 남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해서는 뚫을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 직장인은 이미 진부해진 혁신이라는 단어를 귀에 피가 나도록 듣는다.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는 독창성에 관한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독창성에 관한 다양한 실험과 조사는 이야기의 신뢰도를 높인다.
이 책은 독창성에 관한 이야기를 독창적으로 전개한다. 책을 읽으며 독창성에 관한 세간의 이야기는 얼마나 독창적인지 의심스러워졌다. 독창성에 대한 편견이 우리의 독창성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을까?
독창성은 한국 문화의 핵심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작은 나라가 어떻게 삼성, LG, 현대, 기아 같은 혁신적인 기업들을 배출해냈겠습니까?
책을 펴고 만난 첫 단락이다. 저자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다. 한국이 독창적이라는 게 책의 주된 내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위 내용은 한국판 서문에 잠깐 언급하고 끝난다.
자료를 좀 찾아보니,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창의성은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2017년에는 세계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평균은 아주 높은데, 창의성 최상위 등급만 모아서 보면 순위가 확 내려간다.
선두 주자가 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나중에 행동하는 것보다 먼저 행동하는 것이 더 위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창의적인 업적이나 변화를 가져온 행위들 가운데는 시간을 끌었기에 가능했던 사례들이 있다. 시간을 끌고 행동을 미루는 성향을 지닌 기업가들은 오래도록 견고하게 유지되는 회사를 만들고, 그런 성향을 지닌 지도자들은 변화의 주역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선두 주자가 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강력한 분야이거나 특허가 중요한 분야라면 선두 주자가 되는 게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꼭 선두 주자여야지만 독창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창적인 성과는 수많은 실패에서 나온다. 후발 주자는 선두 주자의 실수를 관찰하고 그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페이스북, GM, MS워드 등 후발 주자가 더 독창적인 성과를 낸 사례가 많다.
젊은 천재에게는 단거리 경주가 좋은 전략이지만, 노련한 거장이 되기 위해서는 참을성 있게 실험에 매진하는 마라톤 주자의 끈기가 필요하다. 둘 다 모두 창의력을 발휘하는 길이다.
나이를 먹으면 경험이 많아지고 경험은 종종 독창성을 방해한다. 하지만 이를 막는 방법이 있다. 실험을 자주 하는 것이다. 레이먼드 데이비스는 88세, 아서 애슈킨은 96세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실험을 자주 하면 나이가 들어도 독창적일 수 있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엄청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나 같은 사람은 이런 방법을 쓰는 게 좋겠다. 오랜 시간 인내를 가지고 시도하고 실험하자.
매키넌은 미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축가들과, 기술은 뛰어나지만 창의성은 없는 건축가들을 비교 연구했다. 그랬더니 창의적인 건축가들을 차별화하는 요인은 부모가 자녀들을 훈육할 때 설명하는 방법을 쓴 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들의 부모들은 행동 기준을 제시하고, 그런 기준의 근거를 옳고 그름의 원칙에 의거해서 도덕성, 고결함, 존중, 호기심, 끈질긴 노력 등과 같은 가치를 거론해가며 설명했다.
도덕성과 독창성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오히려 역비례 관계가 있어 보인다. 도덕적이면 너무 사회에서 정한 규칙만 따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도덕이란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게 아니라, 규칙을 따를지 말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도덕 규칙만 강요받은 사람보다는 도덕적 원칙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들으며 자란 사람들이 더 도덕적이다. 윤리 규범에 대한 큰 원칙을 가지게 되고, 큰 원칙을 기반으로 도덕 규칙들을 스스로 판단하게 된다. 자율적 판단 능력은 도덕성에서 그치지 않고, 독창성에도 도움을 준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큰 원칙과 사회적 기대가 일치하지 않으면, 사회적 기대가 잘못됐다고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그들은 전통에 의문을 제기하고, 기존 질서에 도전장을 내밀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대담하고 자신만만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겉모습을 한 꺼풀 벗겨내면, 그들 또한 두려움과 우유부단함과 회의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을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라고 여기지만, 그들도 다른 사람들이 부추겨서 행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따금 다른 사람들이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경우도 있다.
독창적인 사람들도 생각보다 우리와 비슷하다. 독창적인 성과를 낸 사람들도 위험회피적 성향이 있다. 아니 오히려 우리보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하다. 다만, 다른 점은 위험을 포트폴리오로 관리한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를 할 때도 성과를 내는 사람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 함부로 위험도를 높이지 않고 위험을 분산시킨다. 항상 실패를 고려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많이 실패해야 독창성이 나온다. 한두 번 실패로 다시 도전할 수 없을 만큼 타격을 입으면 안 된다. 실패를 하더라도 끝나지는 않도록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다음 플랜, 그다음 플랜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실패 횟수는 독창성과 비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