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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재 May 27. 2019

말 한마디

김윤나의 «말 그릇»을 읽다 말고 쓰기

사람의 '말 한마디' 속에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감정과 공식, 습관이 녹아 있는 법이다.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이상한 말을 자주 해서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었고, 뜬금 없는 상황에 뜬금 없는 소리를 했다.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호기심이 앞선 나머지 상처가 될만한 말을 하기도 했다. 한 번은 눈병이 나서 양호실에 갔다. 눈병이 전염되는 원리가 궁금했다. 양호선생님에게 계속 물었다. 묻다가 묻다가 그럼 양호실에 눈병이 가득할 수도 있는 거냐고 물었다. 배려 없는 말이었다. 그때도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 조금은 배려하며 말 할 줄 알게 됐지만, 여전히 '말 한마디'에 천냥 손해보며 산다. 말 한마디 잘 하는 거보다 천냥 버는 게 더 쉽다. 그만큼 말 한마디 잘 하는 게 어렵다. 이 책은 말 한마디가 어려운 이유를 알려준다. 말 한마디는 순간 순간 겉으로 드러나는 거다. 말을 고치기 위해 말에 신경을 쓴다. 그래도 안 고쳐진다. 왜냐하면 말이 나오기 전에, 말 그릇이나 말 습관 같은 게 있고, 그게 고쳐져야 말 한마디도 제대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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