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단계를 위한, 브런치 쉬어가기
안녕하세요. 「30대에 떠난 스페인 어학연수」글을 올리고 있는 BSJ(방방)입니다. 오늘은 어학연수 기록 글이 아닌 근황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해요.
글을 오래 혹은 몇 편 봐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제가 올리는 「스페인 어학연수」이야기는 글을 쓰고 올리는 시점으로부터 1년 전의 일을 기록한 글입니다. 2020년이 이렇게 복잡하게 될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시절의 이야기라 글 속의 저는 맘 편히 식당에 가서 밥도 먹고, 종종 여행도 떠나죠.
2020년 봄, 코로나로 인해 스페인에는 국가 비상령이 선포, 3개월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었어요.(빈말이 아니라 저는 슈퍼도 거의 안 가서, 거의 한 달 가까이 집 안에만 있기도 했어요) 지금도 매일 몇 천명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외출은 자유롭습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을 뿐이죠.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너무 많이 바뀌어버렸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제 올해 계획도 무너졌습니다.
비록 그 봄에도 지금도 스페인에 있지만('존버'라는 말보다 저의 상황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네요) 앞으로의 일이 더욱 불투명해졌어요. 원래도 실업률이 심해 외국인 취업이 보통 어렵지 않은 스페인이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더 어려워져 버렸죠. 올해는 회사 인턴을 해보려고 했는데,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죠. 그래도 시도는 해 볼 거예요. 단지 매일 몇 명씩, 종종 만 명 넘게 확진자가 발생하는 지금은 아닌 것 같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냥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는 2020년은 아니었어요. 코로나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문제가 생겨서 상반기는 거의 통째로 날렸지만(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하는 편인데, 가능하다면 올해 1월 돌아가고 싶습니다. 흑흑) 늘 부족함을 느끼는 스페인어는 꾸준히 공부했고, 산세바스티안 일상과 스페인 북부 여행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채널을 열었고, 가끔 여행 가이드 원고도 기고하고 있어요. 그리고 조금 전에는 델레(DELE) 스페인어 시험을 등록했습니다. 시험일은 11월 14일, 앞으로 6주간은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해요.
이때까지는 아마 브런치에 새로운 글을 업데이트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후에는 새로운 시리즈, 새로운 테마의 글로 다시 인사드릴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스페인과 관련된 글일 거예요. 지금까지 제 브런치 글이 '1년 전 이맘쯤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글'이었다면, 이후의 글은 2년 넘게 스페인에 살면서 본 '한국 사람이 본 스페인'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스페인과 한국이 닮은 점 시리즈', '내가 사랑한 스페인 시리즈'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지 않다면 많지 않은 수일 수 있지만, 150여 명의 구독자 분들께 제 근황과 이후 브런치 운영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한 분씩 구독자가 늘을 때마다, 누군가가 댓글을 달 때마다, 글을 읽을 때마다 너무 감사했거든요. 저에게는 소중한 독자 분들이기에 이렇게 따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답니다.
한국은 이제 많이 쌀쌀해졌다는데, 스페인 산세바스티안도 요 며칠 전부터 부쩍 쌀쌀해졌어요. 호빵, 호떡, 붕어빵, 어묵꼬치.... 쌀쌀한 계절을 따뜻하게 채워주던 한국의 길거리 음식들이 더 많이 생각나는 계절이 왔습니다. 모쪼록 다들 건강 잘 챙기시고, 겨울, 새로운 스페인 이야기로 인사드릴 그 날을 기다려 주세요. :)
Hasta luego!